JTBC 뉴스룸, 강경화 기획부동산 오보 '로드뷰 노룩취재'

JTBC가 보도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의 기획부동산 구입 의혹이 가짜뉴스인 것으로 드러났다.

31일, JTBC 뉴스룸은 '기획 부동산 매입 의혹'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강경화 후보자가 경남 거제시 부동산을 기획부동산으로부터 매입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단독보도했다.

기획부동산이란 개발되지 않은 땅을 매입해 개인들에게 쪼개 파는 회사로 다수가 개발을 미끼로 쓸모 없는 땅을 비싼 값에 파는 사기꾼들이다.

강경화 후보자는 2014년 두 딸 명의로 경남 거제시 동부면 가배리에 주택을 구입했다가 후보자로 지명되자 뒤늦게 증여세를 낸 바 있다.

JTBC는 '주택이긴 하지만 산을 깎아 만든 땅 위에 컨테이너 두 동만 올라가 있는 구조'라면서 '애초 임야였지만 이 건물로 인해 2016년 대지로 변경됐다'고 보도했다.

출처: JTBC 뉴스룸

임 모 씨가 2012년 이 일대 임야를 매입해 개발한 뒤 4개로 쪼개 팔았는데 강경화 후보자가 이들 중 하나를 구입한 것이다.

JTBC는 '강 후보자가 땅을 산 뒤 3년 만에 땅 값이 크게 올랐다'면서 '임야에 건물을 짓고 대지로 바꿔 공시지가를 높였고 이를 분할 매매했다'는 점을 들어 임 씨가 기획부동산이라고 추정했다. 이어 '강경화 후보자의 남편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도 이 부근에 16000㎡의 땅을 소유했다'고 덧붙였다.

다음 로드뷰에 나온 강경화 후보자 주택(출처: JTBC 뉴스룸)

보도 내용만 보면 강경화 후보자 부부가 허허벌판에 빈 컨테이너만 달랑 있는 땅을 기획부동산으로부터 구입한 뒤 대지로 용도변경해 폭리를 취하는 수법으로 부동산 투기를 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남편 이일병 교수는 2015년부터 문제의 컨테이너를 자기 손으로 리모델링했으며 일기처럼 그 과정을 자신의 블로그 <일병씨의 행복여행>에 올려왔다. 금손이라 싱크대, 배수·정수 시설, 우체통도 직접 만들었다. 근데 겨울에 파이프가 터졌다(...).

명예교수라고 무슨 꼰대 할배인 줄 아는데 이 양반 조기퇴직해서 악기 배우고, 오토바이, 요트 타면서 인생 즐기며 산다.

아래는 리모델링 당시 사진.

출처: 이일병 교수 블로그

아래는 리모델링 후 정면 사진. 앞마당에 잔디를 심었다.

출처: 이일병 교수 블로그

주택 입구. 주위를 돌벽으로 막았다.

출처: 이일병 교수 블로그

마당으로 통하는 1층의 방.

출처: 이일병 교수 블로그

부엌. 2층에 있고 문을 열면 발코니로 연결된다. 에어컨, 레인지후드, 양문 냉장고가 설치돼 있다.

출처: 이일병 교수 블로그
출처: 이일병 교수 블로그

거실 풍경. 유리창 너머로 바다와 숲이 보인다. 이일병 교수 취미 중 하나가 요트라 바다 옆에 주택을 구입한 것 같다.

출처: 이일병 교수 블로그

아래는 거실 전망. 주위에는 별장으로 추정되는 단독 주택들이 있으며 잘 관리된 정원도 보인다.

출처: 이일병 교수 블로그

정문에서 보면 바다가 보인다.

출처: 이일병 교수 블로그

보다시피 컨테이너만 올라가 있는 것도, 임야에 건물을 짓고 대지로 바꿔 공시지가를 높인 것도 아닌 멀쩡한 전원주택이다. 컨테이너도 2동이 아니라 5동이다.

왜곡 보도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JTBC는 아래 자료화면의 색칠된 부분이 강경화 후보자 딸들이 소유한 토지라고 보도했다.

출처: JTBC 뉴스룸

하지만 문제의 토지는 임 씨가 개발했던 곳으로 실제로 강경화 후보자 딸들이 소유한 부동산은 빨간색 동그라미가 처진 부분이다.

전원주택이 위치한 가배리는 거제도 주민들조차 처음 들어보는 깡시골이다. 어느 미친놈이 개발 가능성 0%인 곳에 땅투기를 하냐.

현장 취재만 했어도 금방 알 수 있는 사실인데 왜 이런 어처구니없는 보도를 한 걸까.

JTBC 보도의 자료화면을 잘 보자. '사진출처: 다음 로드뷰 캡처'라고 써 있다. 그렇다. 현장 취재 없이 방구석에 앉아서 작성한 기사인 것이다.

정유라 사건 때에는 덴마크까지 날라간 JTBC가 서울 본사에서 직행 고속버스로 4시간 밖에 안 걸리는 거제도에 현장 답사를 하지 않은 건 납득하기 어렵다. 불과 며칠 전, 제주공항에서 김무성 의원의 '노룩패스'를 흉내내는 학생들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JTBC 기자가 제주도에 취재를 갔었다.

박병현 기자 사진(출처: JTBC 뉴스룸)

거제도까지 갈 필요도 없다. 이일병 교수 블로그만 봐도 땅투기가 아니란 사실을 금방 알 수 있는데 구글 검색조차 안 했다는 말이다. 이 때문에 해당 소식을 보도한 박병현 기자는 '노룩취재'란 별명이 붙었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 안철수 후보의 마크맨이었다.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이었더라도 이런 종편 수준의 부실 보도를 했을까? JTBC도 종편이잖아

팩트체크를 중시하는 JTBC가 현장 취재도, 구글 검색도, 당사자 확인도, 교차검증도, 게이트키핑도 안 한 것은 기획부동산이 아니라 기획기사였을 공산이 크다.

이번 왜곡 보도는 손석희 앵커의 책임도 크다. 보도부문 총괄 사장 자격으로 뉴스 전 편집회의에 참여하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이날 그가 진행하는 <앵커 브리핑>의 주제는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였다. 자아비판

필자는 강경화 임명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는데 기레기들이 발악하는 걸 보니 반드시 임명해야 쓰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