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건 다큐 제작 사무실에 괴한 침입.jpg

사무실에 침입한 괴한(©임유철)

세월호 침몰 참사 다큐멘터리를 제작 중인 사무실에 괴한이 침입해 컴퓨터를 파손시키고 달아난 사건이 발생해 파문이 일고 있다.

6명의 독립PD들로 구성된 416기록단은 세월호 참사 직후부터 사건을 취재해 5편의 다큐를 제작했고 이를 뉴스타파를 통해 방송했다. 2014년 10월에는 수중수색 종료를 정부에 건의하고 실종자 가족을 설득하라는 범정부사고대책본부의 내부문건을 공개해 관련자들의 똥줄을 타게 한 바 있다.

416기록단의 임유철 감독에 따르면 4월 25일 오후 11시 28분, 사무실에 한 덩치 큰 남자가 침입했다고 한다.

범인은 지문을 남기지 않기 위해 면장갑을 낀 것은 물론 야구모자에 마스크를 써 최대한 얼굴을 가리고 사무실 전등 대신 손전등을 이용한 걸 보면 사무실 안에 CCTV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여기까지는 사무실 전문털이범들도 하는 것이다. 하지만 범인은 편집용 컴퓨터를 분해해 CPU와 메모리를 망가뜨린 후 컴퓨터를 원래대로 조립해서 훼손시킨 사실을 숨겼다. 물건을 훔치지도, 다른 물건을 건드리지도 않고 오직 컴퓨터만 망가뜨리고 유유히 빠져나갔다. 컴퓨터는 현재 작동 불능 상태다.

침입 목적이 오로지 컴퓨터를 파손시키는 것이었기 때문에 이번 사건은 세월호 다큐 제작을 원치 않는 세력 공무원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 범인이 작업실에 CCTV가 설치된 것까지 알고 있었던 걸로 봐 내부 사정에 밝거나 그런 사람에게 도움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뿐만 아니라 이 모든 과정이 단 7분 만에 끝난 것으로 봐 범인은 전문가일 공산이 크다.

후레쉬를 비치는 괴한(©임유철)

하지만 범인이 모른 것이 한 가지 있었는데 CCTV가 적외선 카메라였다. 이명작 정권 때부터 미행과 감시를 당해 이 바닥에서 이력이 난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의 선견지명이라고 밖에 설명할 수 없다.

세월호 데이터 역시 다른 곳에 보관돼 있었기 때문에 정보 유출도 없었다. 결국 범인은 전국에 얼굴만 팔리고 헛짓거리 한 것이다(...). 지금 남산에서 조인트 까이고 있을 지도

이 사건이 벌어지기 일 주일 전에도 임유철 감독의 원룸에 누군가가 침입한 흔적이 발견됐다고 한다. 공무원 중에 사생팬이 있나? 근데 독립 영화 감독은 전부 가난한듯.

재미있는 건 이런 섹시한 사건을 국민일보를 제외한 어떤 메이저 언론사들도 보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미디어오늘, 노컷뉴스 정도가 보도했을 뿐 심지어 오마이뉴스도 보도하지 않았다(...).

현재 경찰이 수사 중이라지만 언론들도 영 관심이 없고 범인의 배후도 공무원의 일탈일 공산이 크기 때문에 사실상 영구 미제 사건으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