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슐리 매드슨 해킹 사건, 회원정보 유출, 자살

인터넷을 하다 '인생은 짧습니다 바람을 피우세요'라는 아침드라마 급 문구를 본 기억이 있을 지 모르겠다. 불륜 만남 사이트인 애슐리 매디슨의 광고인데 기혼자, 애인 있는 사람들을 주대상으로 하는 온라인 데이팅 사이트로 2001년부터 캐나다 회사가 서비스 중이다.

애슐리 매디슨이란 이름은 영어권에서 인기 있는 여성 이름인 애슐리와 매디슨을 합친 것이다. 결혼정보 사이트가 아닌 불륜 사이트인 이유는 결혼정보 사이트는 한 번 결혼하면 다시 찾을 일이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불륜을 조장한다는 비판에 CEO인 노엘 비더만은 '건강한 외도(...)는 결혼 생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일침했다.

애슐리 매드슨은 가입비나 연회비가 없는 대신 요금제다. 여성 회원이 남성 회원에게 쪽지를 보내는 것은 무료지만 남성 회원이 여성 회원으로부터 온 쪽지를 읽으려면 약 2600원의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성차별. 그 외의 경우는 쪽지를 보내는 쪽이 2600원의 요금을 지불한다. 한 번 요금을 지불하면 그 회원과는 무제한으로 쪽지를 주고받을 수 있다.

애슐리 메디슨은 2014년 순이익이 648억 원에 이를 정도로 대박이 났고 CEO의 연봉은 무려 59억 원이다. 김정은 사진을 내걸고 '이렇게 생겼어도 외도가 보장됩니다(...)'라는 옥외광고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애슐리 매드슨 홈페이지(출처: 애슐리 매디슨)

53개국을 대상으로 서비스 중인데 2014년 3월부터는 '한국 기혼자의 외도율이 70%에 달해 시장성이 있다(...)'며 한국어 서비스도 시작했다. 불륜, 간통을 조장한다는 비난 여론이 일어 다음달 방통위가 접속을 차단했으나 간통죄 위헌 판결로 2015년 3월 차단이 해제됐다.

이후 애슐리 메디슨 후기가 속속 올라왔는데 뭔가 쌔하다. 가입 후 여러 명의 한국 여성 회원으로부터 쪽지를 받았는데 프로필 사진들이 전부 동남아인이었다는 것이다(...). 쪽지를 확인하려면 요금을 지불해야 하므로 회사 측이 결제를 유도하기 위해 가짜 여성 회원 계정을 만들어 남성 회원들에게 쪽지를 보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실제로 2012년 애슐리 매드슨에서 일했던 한 브라질 여성은 회사의 지시로 1000개의 가짜 여성 회원 계정을 만들었다고 한다. 가입 약관에는 일부 회원들은 사이트를 오락 목적으로 이용하고 다른 회원들과의 소통을 재미로 생각합니다라는 괴랄한 조항이 있는데 가짜 계정에 대한 면피용이라는 추측이다.

김정은이 등장한 애슐리 매디슨 옥외광고(출처: 허핑턴포스트)

2014년, 일요신문 여기자가 취재를 위해 애슐리 매디슨에 가입했는데 참언론인 2시간 만에 14명의 남성으로부터 쪽지를 받았다고한다. 37세 유부남은 섹-스파트너가 되기를 원했고, 38세 유부남은 모텔에서 만날 것을 제의했으며 다른 유부남은 자신의 나체 사진(...)을 보냈다고 한다. 따라서 최소한 남성 회원들은 호구 진짜인 것으로 추정된다.

낚였다는 걸 깨달은 아저씨들이 울면서 탈퇴하려 했으나 애슐리 매드슨은 프로필을 삭제하려면 20000원의 수수료를 요구하는 천하의 개쌍놈 짓을 한다.

2015년 7월 15일, 이름에서부터 임팩트가 느껴지는 임팩트팀이라는 해킹 그룹이 애슐리 매디슨을 해킹하고 당장 서비스를 중지하지 않으면 회원들의 이름, 주소, 신용카드 번호를 공개하겠다고 협박한다.

애슐리 매디슨이 아몰랑하자 임팩트팀은 7월 22일 회원들의 이름을 맛보기로 깠고 그래도 반응이 없자 8월 18일 회원들의 신상을 까발렸다. 해킹된 자료를 분석한 결과, 남성 회원 수가 3100만 명인 반면 여성 회원 수는 550만 명으로 전체 15%에 그쳤다.

이것만으로도 심각한 성비 불균형인데다 남성 회원의 65%인 2000만 명이 쪽지를 확인한데 비해 여성 회원은 달랑 0.27%인 1492명 만이 쪽지를 확인했다 일요신문 여기자도 여기에 포함된다. 2000만 명의 아저씨들이 1492명의 아줌마를 놓고 경합한 꼴이니 경쟁률은 13404 : 1로 그 어떤 공무원 시험보다 높다.

애슐리 매디슨 CEO 노엘 비더만 자라나라 머리머리(출처: 캐네디언 비즈니스)

대화방을 이용한 남성 회원은 1100만 명, 여성 회원은 2409 명으로 경쟁률은 4566 : 1밖에 안 된다, 역시 처참한 수치다. 여성 회원들의 참여가 극히 저조했던 이유는 99% 이상이 계정을 만든 날 이후에는 로그인조차 하지 않은 유령 계정이기 때문이다. 이는 여성 회원의 절대 다수가 회사 측이 만든 가짜 계정이라는 주장에 힘을 실어 준다.

따라서 애슐리 매디슨은 불륜 사이트라 광고만 했을 뿐 실제로는 불륜 사례가 거의 없는 건전한 낚시 사이트라 할 수 있겠다. 오랫동안 비밀이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불순한 목적으로 가입한 것이라 공개적인 문제 제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회원 신상이 유출되자 목사를 비롯, 미국과 캐나다의 교회 관계자 400명이 사퇴했고(...) 캐나다에서는 두 명이 자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경찰도 권총 자살했다는 보도가 있었으나 유출된 회원 명단에 그의 이름이 없었고 오랜 기간 우울증을 겪고 있었던 것이 드러나 자살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2015년 8월 28일, CEO가 해킹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임했는데 애슐리 매디슨은 이대로 망할 공산이 크다. 정보 유출로 회원들이 개망신을 당했고 여성 회원들은 거의 없는 고추밭이란 게 드러난 이상 유료 회원들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남성들이 다시 찾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게이 회원들에게는 물 반 고기 반

유부남들이 바람 피우려다가 눈탱이 맞은 사건으로 엄연한 사기극의 피해자지만 지은 죄가 있어 하소연도 못 하고 있다(...). 애초에 비윤리적인 불륜을 당당히 권유하는 회사를 믿은 것부터가 에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