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전주 김삿갓, 신시가지 외제차·아우디 난동

2015년 8월 26일 밤 11시 20분 경, 전주 신시가지 한신포차 도로에 불법주차된 외제차의 지붕 위로 상태가 안 좋아 보이는 한 아저씨가 올라가 양반다리로 앉는다.

고무신에 밀짚모자 차림의 남자는 원피스 루피냐 모여든 구경꾼들에게 젊은 사람들이 말이야. 가뜩이나 좁은 도로에 불법주차를 하면 되겠어? 나? 나, 전주 김삿갓이야!라고 일갈했다.

남자의 정체는 김 모 씨(52세, 무직)로 외제차만 골라서 깽판부리는 걸로 동네에서 유명하다고 한다.

그가 올라간 외제차는 아우디의 중형차인 A6 40 TDI 콰트로로 추정되는데 가격대는 6550~7440만 원이다. 5월에 출시된 모델이니 동영상 속의 차는 많아 봐야 3개월된 신차라는 얘기다.

아우디의 차주가 일행과 같이 나타나 내려올 것을 요구하자 김삿갓은 쌍욕을 하며 반말로 차를 뺄 것을 요구한다(...). 일행이 김삿갓을 포위한 뒤 경찰에 신고하자 김삿갓은 좁은 길에 불법주차하는 놈, 술을 먹고 그 차 타는 놈, 난 다 불만이야.라면서 지붕을 주먹, 고무신으로 치고 발로 밟았다.

사실 차주는 부하들과 같이 근처에서 회식 중이던 아우디 영업소 팀장으로 밤 11시까지 회식하는 꿈의 직장 그의 차는 영업소 소유 법인차량같다. 저게 개인 차량이라면 웬 미친놈이 몇 달 전에 뽑은 새 차 위에서 칼춤을 추는데 차주 일행이 저렇게 쿨할 수가 없다(...).

팀장 일행이 'A7(아우디의 준대형 세단) 가자', 'A8(아우디의 대형 세단) 가자'라고 소리치는데 김삿갓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해 차를 바꾸겠다는 드립같다. 하지만 손해배상은 돈 있는 사람에게 청구하는 것지 딱 봐도 거지새끼인 김삿갓에게 청구해 봤자 배째라하면 소송 비용도 못 건진다(...).

A6 40 TDI 콰트로(출처: 탑라이더)

법인차량이니 자기차량손해보험(본인 과실이나 원인 미상으로 자동차가 파손됐을 때 수리비를 청구할 수 있는 보험)은 가입했을 것이고 수리비는 보험 처리하면 된다. 하지만 자기부담금은 고스란히 영업소 몫이고 보험료도 올라가는데다 판금(찌그러진 차체를 복원) 작업을 받은 자동차는 기록에 남기 때문에 중고 가격이 확 떨어진다.

보험사 또한 수리비를 부담하고 나서 가해자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게 보통이나 가해자가 개털이니 독박 쓰는 거다. 보험사가 손해를 본다니 왠지 기분이 좋다. 따라서 팀장 일행은 김삿갓을 바로 끌어 내렸어야 하지만 회사차이니 같이 구경하고 있다(...).

혹자는 구경꾼들이 말리지 않고 촬영이나 한다고 비난하지만 말리다가 쌍방폭행으로 입건될 수 있기 때문에 끼지 않는 게 좋고 촬영된 동영상은 증거물로 사용할 수 있다. 반면 김삿갓에 호응해 준 양아치들은 노답인 게, 관심병자에게 맞장구 쳐 주니 신나서 더 지랄하는 것 아닌가.

김삿갓이 팀장에게 도발하자 일행이 말렸는데 이건 잘한 거다. 만일 때렸다면 재물손괴 피해자에서 졸지에 폭행 가해자로 둔갑해 개값 물어줘야 하고 재수 없으면 전과까지 생기기 때문이다. 김삿갓은 차 앞유리를 발로 밟아 박살을 냈고 선루프를 파손하는 과정에서 신고음까지 작동시켰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김삿갓을 확 잡아서 끌어 내리는 장면이 박력있다. 체포되는 와중에도 김삿갓 시발거리면서 허세부리는 것 보소. 아우디 직원들이 'A8로 바꾸게 돼 고맙다'는 드립을 날리자 김삿갓은 어리둥절.

김삿갓은 A6를 포함, A7, 벤츠, BMW 등 불법 주차한(...) 외제차 6대 위에 올라가 난동을 부렸는데 그 중 하나는 관광객의 차량이었다고 한다. 근데 저 동네는 뭔 외제차가 저래 많나(...).

김삿갓은 경찰 조사에서 '막걸리를 마신 상태에서 불법 주차한 차량을 보고 분노했다'면서 '열심히 일해서(...) 피해를 보상하겠다'고 밝혔고 감동한 경찰은 다음날 그를 풀어줬다.

하지만 그는 풀려난 지 이틀만에 전주 우아동에 주차된 외제차에서 4만원 상당의 모자를 훔치다가 현장에서 붙잡혔다. 밀짚모자가 마음에 안 들었나. 김삿갓은 검거 과정에서 경찰관을 폭행했고 결국 구속됐다.

경찰은 김삿갓이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정신감정을 의뢰했다고 밝혔는데 이틀 전에는 의사소통이 잘 돼서 풀어줬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