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프라코어, 명퇴 거부자 화장실 이용 제한 파문

인력 구조조정 중인 두산인프라코어가 희망퇴직을 거부한 직원들을 화장실도 못 가게 하고 벽만 보게 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두산인프라코어는 11월 말 인천, 안산, 군산, 창원 공장의 생산직 480여명을 희망퇴직 처리했는데 증언에 따르면 희망퇴직을 하지 않으면 불이익이 가해질 것이라 협박해 대부분 견디지 못 하고 퇴직했다고 한다.

희망퇴직한 직원들이 다수 소속된 <두산인프라코어 전사노조>는 4년 연속 무쟁의로 2014년 노조 위원장이 금탑산업훈장까지 받을 만큼 기업친화적인 노조였다.

끝까지 거부한 23명은 '기업문화에 융화하지 못 하고 개인평가에서 낮은 등급을 받았다'는 이유로 노무대기됐다. 노무대기란 회사에서 멀리 떨어진 연수원에서 교육을 받으며 대기하는 것을 말한다.

노무대기자들은 회사 출입카드가 정지됐으며 매일 연수원에 출근해 핸드폰을 반납하고 사무실에 앉아 아래의 일정대로 교육을 받는다.

두산그룹 박용만 회장(출처: 헤럴드경제)

벽 보고 명상(2시간) - 회고록 작성(2시간) - 점심 시간(외부 지정 식당 이용) - 벽 보고 명상(2시간) - 회고록 작성(2시간) 영창 인프라코어

연수원에서는 조퇴, 년차, 월차가 없으며 다른 사람과 대화 및 자리 이탈이 금지될 뿐만 아니라 화장실 이용 횟수도 제한된다고 한다 송곳 현실판. 규칙을 어기면 이들을 감독하는 컨설팅사 직원이 경고장을 발부하는데 경고장을 3회 받으면 인사위원회에 회부된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노무대기자들의 희망퇴직 접수 시한을 1주일 연기한 상태다. 좋은 말할 때 나가라. 480명의 직원들이 좆같아서 희망해서 퇴직한 이유가 설명이 된다.

출처: 두산그룹

희망퇴직자들 중 170여명은 곧바로 두산인프라코어와 1개월짜리 기간제 계약을 맺어 12월 2일부터 근무 중이다. 정규직이 비정규직으로 됐으니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말처럼 노동시장이 유연화된 것이다. ^오^

사무직은 그래도 좀 낫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9월, 희망퇴직을 거부한 사무직 직원 26명을 대기발령하고 취업컨설팅업체에 의뢰해 10월부터 3개월 간 <변화관리역량향상교육>을 받게 했다.

대기발령자들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부터 교육장에 출근해 10, 11월에는 이력서 쓰는 법을, 12월부터는 공인중개사 등 자격증 관련 교육을 받았다. 또, 일 주일에 한 번씩 자기계발, 경영관련 서적을 읽고 독후감을 제출한다.

희망퇴직을 거부한 직원을 상대로 퇴사를 유도하는 교육을 시키는 것은 불법이다. 근데 다른 대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일부 직원들이 교육을 거부했지만 그러면 두산인프라코어는 합법적으로 해고할 수 있다. ^오^

두산그룹 박서원 전무(출처: 헤럴드경제)

두산인프라코어 측은 '대기발령자들은 저역량 평가를 받은 사람들로 직무역량을 향상시키기 위해 교육을 하고 있다'며 '새로운 기회치킨집를 찾는 교육이 될 수 있다'고 일침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교육생 1인당 300만 원 씩 컨설팅업체에 지불했다.

본사도 분위기 개판이라고 한다. 구매부서에서는 사원이 부장과 쌍욕을 하며 말다툼한 끝에 '시발 좆같은 회사, 부도가 미래다(...)'라고 외치고 그만 뒀다 카더라. 부장도 곧 나올 듯

경영이 어려우면 감원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정리해고를 희망퇴직으로 포장하니까 욕처먹는 것 아닌가.

12월 1일, 칼바람이 몰아친 두산그룹에 한 가지 희소식이 전해졌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의 장남 박서원이 36세의 나이에 알짜 계열사인 두산 면세점의 전무로 임명된 것이다. ^오^

박서원 전무는 2006년 미국 미대인 <스쿨오브비주얼아트> 재학 중 광고 회사 빅앤트를 설립해 2014년 두산그룹에 팔아 넘기고 계열사인 오리콤의 부사장으로 입사한 실력파다.

우리 아들이 미래다, 두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