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싸대기 사건 이후 어린이집 제도 개선책을 검토 중인 보건복지부는 중장기적으로 2살 이하 아동에 대한 가정양육수당을 늘리거나 전업주부의 어린이집 이용 시간을 제한하는 가정양육 유도 정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포털 댓글과 주요 커뮤니티에서는 전업주부가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는 것이 옳은가에 대한 토론이 벌어졌다. 하지만 한 쪽에서는 전업주부들은 쳐 놀고 있다고 하고, 다른 한 쪽에서는 내 자식은 정부가 키워 줘야 한다고 어그로를 끌어 결국 개싸움으로 번졌다.
전업주부들이 집에서 탱자탱자 노는 거라면 우리 어머니들은 죄다 개백수란 말인가.(...) 그렇다고 살림이 직장일보다 어렵다고 할 수도 없는 게 결혼 시장에서 전업주부 남자는 기피대상이다. 따라서, 살림이 힘들지만 직장일은 더 힘들다고 할 수 있다.
반면, 육아는 정부의 의무가 아니라 출산을 장려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그런데 이런 당근을 써도 한국의 출산율은 2014년 기준 1.25으로 조사 대상국들 가운데 꼴찌에서 5위를 차지했다.(...)
전업주부들은 육아로 인해 개인 시간은 커녕 화장실 가는 것 조차 어렵다고 호소한다. 반대론자들은 애들 서넛을 온수도 직접 끓이고, 손빨래하며 키운 7, 80년 대 전업주부들은 초인이냐며 반문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제 선진국에 진입했고, 시대적 상황이 다른 2, 30년 전과 직접적인 비교는 무리다.
따라서 생활 수준이 비슷한 선진국들과 비교해야 한다. OECD 국가들 가운데 2세 이하 영아들의 어린이집 평균 이용률은 32.6%인 반면 우리나라는 66.1%로 두 배가 넘고, 1세 미만 영아, 그야말로 갓난아기들의 이용률도 33%나 된다. 생후 4개월 핏덩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엄마들도 있다.(...)
우리나라는 육아휴직이 보장되는 직장 수가 적어 영아들을 어린이집에 맡기는 가정이 상대적으로 많은 걸 감안하더라도 세 명 중 두 명은 여전히 높은 수치이다.
물론 이들 중 전업주부 아이들의 비중은 알 수가 없지만, 중앙일보에 소개된 경기도의 한 가정어린이집에는 2세 이하 영아 18명 중 전업주부의 아이가 14명으로 77%가 넘었다. 이에 반해 Child Trends DataBank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내 4세 이하의 자식을 어린이집에 보내는 전업주부의 비율은 17%에 불과했다.
OECD는 2세 이하의 영아는 부모와 유대감 형성을 위해 가정에서 키울 것을 권장한다. 영아를 어린이집에 보내면 본인의 몸은 편할 수는 있어도, 아이에게 최선이 아니다.
그럼에도 전업주부들이 2세 미만의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이유는 몸이 편하고, 보육료가 가정양육수당보다 높아 어린이집에 안 보내면 손해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가령 집에서 1세 미만의 애를 키우면 가정양육수당으로 20만 원이 지급되지만 어린이집에 보내면 보육료로 777000원이 지급된다. 결국 정부가 어린이집 이용을 장려하는 셈이다.(...)
그렇다고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전업주부들을 탓할 수만은 없다. 100억 대 자산가 노인이 지하철 무임승차를 한다고 비난할 수 있나? 제도에 문제가 있으면 제도를 개선할 생각을 해야지 그 제도를 이용하는 사람을 비난한다고 뭐가 달라지나.
전업주부의 어린이집 이용 시간 제한은 입소 적체도 해소할 뿐더러, 2세 이하의 영아는 집에서 키우는 것이 모자간 교감과 아이의 정서 발달에 더 좋기 때문에 합리적인 결정이다. 전업주부들 입장에서는 줬다 뺏는 꼴이기 때문에 반발하는 것은 이해하나 애시당초 잘못된 정책이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전업맘(전업주부)와 직장맘(직장여성)을 싸움 붙인다고 주장하지만 이게 다 박근혜 때문이다 언젠가는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였다.
가정양육수당이 보육료보다 낮은 것이 차별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복지란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을 배려하는 것이다. 가령 아기와 노인은 지하철이 무료고, 장애인들은 전용 주차장이 있다. 직장여성은 가정양육이 불가능하니 어린이집을 이용해야 하는데, 어린이집 비용이 더 많이 들다 보니 보육료도 많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임산부와 자식이 많은 전업주부들은 육아 부담이 만만치 않으니 직장여성과 같은 대우를 해 주는 것이 맞다고 본다.
육아를 여성의 전유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남성만의 자식도, 여성만의 자식도 아닌 부부의 자식이다. 상대적으로 일감이 적은 전업주부가 육아를 주로 맡되, 남편이 보조를 하는 것이 가장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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