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경준 사건 1: 주식왕 진경준 재산, 넥슨 재팬 주식 매입

2016년 3월, 공직자윤리위원회는 고위 공직자 2328명의 2015년 재산 현황을 공개했다.

재산 증가액 1위는 156억 5600만원을 신고해 전년도 대비 40억 원이 증가한 진경준(49)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검사장 급) 차지했다.

그는 서울대 법대 3학년 때 사법시험, 이듬해에 행정고시에 합격하고 동기들 중 최고 성적으로 검사 임관한 엘리트다. 이후 하버드대 로스쿨을 수료해 뉴욕주 변호사 시험에도 합격했다.

진경준 본부장의 재산 내역은 아파트 7억 원, 아파트 전세권 15억 원, 예금이 무려 138억 원이었는데 2015년 본부장으로 승진하면서 보유하고 있던 넥슨 주식 126억 원 어치를 처분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가 넥슨이 상장되기 전인 2005년에 주식을 매입했다는 것이다. 당시 넥슨은 연간 수백 억 원의 수익을 올리는 우량기업이었지만 창업주인 김정주 대표가 지분 관리에 엄격했기 때문에 직원들조차 주식을 구하기 어려웠다.

진경준 본부장(출처: YTN)

진경준 본부장은 2004년까지 금융거래 정보를 수집, 분석하는 금융정보분석원의 심사기획팀장으로 파견근무했고 주식 매입 후에는 재계의 저승사자로 불리는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 부장을 역임했다.

우연의 일치인지, 2011년 넥슨에서 서비스 중인 게임 <메이플스토리>의 이용자 1320여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을 때 경찰은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송치했지만 검찰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진경준 뇌물 스캔들은 이렇게 시작했다.

진경준 본부장은 의혹이 제기된 지 3일 후, '이민을 가게 돼 급하게 재산을 처분하려는 넥슨 주주를 대학친구로부터 소개 받아 자비로 주식을 매입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근데 2일 뒤 사표를 제출했다(...).

하지만 법무부는 사표를 수리하지 않고 그를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전보했다. 사실상 대기발령인 셈이다.

2011년 일본 증시 상장 당시 김정주 대표(출처: 한국경제매거진)

진경준 검사장은 2005년 넥슨 주식 1만 주를 주당 42500원에 매입해 다음해 넥슨에 주당 10만 원에 되팔아 곧바로 넥슨의 일본 법인인 넥슨재팬의 주식 80여만 주를 8억 5370만 원에 매입했다.

이게 얼마나 많은 양이나면 2011년 넥슨재팬이 일본 증시에 상장됐을 때 넥슨 전·현직 임직원, 자회사, 투자회사를 제외하면 진경준 검사장이 2번째 대주주였다(...).

그는 2015년 지분을 처분하며 시세차익 122억 원, 수익률 2960%를 기록했다. 반도의 워렌 버핏

사실 그는 평검사 시절이던 2000년, 사무실 컴퓨터에 HTS를 설치하고 업무 시간에 주식 거래를 했다가 들켜 감찰을 받았을 만큼 투자에 조예가 깊다. 주갤럼일 수도

2016년 4월, 시민단체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진경준 검사장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넥슨 김정주 대표는 뇌물공여 혐의로 고발했다.

출처: 넥슨

공직자윤리위 조사 결과, 진경준 검사장이 다른 사람의 돈으로 넥슨 주식을 구입한 사실이 확인됐다 진경준이 또. 그러자 그는 장모에게 돈을 빌려 구입한 것이라고 잽싸게 말을 바꿨다.

하지만 넥슨이 김정주 대표의 지시로 진경준 검사장 계좌에 4억 2500만 원을 송금했고, 진경준 검사장이 이 돈으로 주식을 구입한 사실이 드러났다 진경준이 또. 물론 김정주 대표가 그의 장모일 수도 있다(...).

넥슨은 '빠른 거래를 위해 일시적으로 빌려 준 것'이라면서 '같은 해 모두 돌려받았다'고 해명했지만 김정주 대표가 대신 갚은 것으로 밝혀졌다. 진경준이 126억 원을 거저먹은 것이다. ^오^

김정주 대표는 진경준 검사장과 서울대 동기로 대학 시절부터 절친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친구라도 126억 원을 퍼준 것은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

공료롭게도 2003년, 김정주 대표는 정부 사업비 2억 원을 횡령하고 병역특례 기간 동안 원 근무지가 아닌 넥슨에서 일한 혐의로 고소됐을 때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은 바 있다. 그런데, 담당 검사가 진경준 검사장의 대학 동기였다. ^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