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맥도날드가 한인 노인들을 쫓아낸 사건의 전말

문제의 맥도날드 매장

올초 미국의 한인 밀집 지역인 플러싱의 한 맥도날드점에서 교포 노인들이 경찰에 쫓겨 나는 일이 발생했다. 자리 당 20분 시간 제한이 있는데 한인 노인들은 2시간 동안 앉아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이 벌써 세 번째.

언뜻 보기에 너무 매정한 처사같지만 사실 이 매장은 수 개월 동안 한인 노인들과 갈등을 빚어 왔다.

매장에 좌석이 30개라 손님 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데, 한인 노인들은 5년 동안 매일같이 커피 한 잔 시키고 몇 시간을 앉아 있기 때문이다. 개중에는 새벽 5시에 와서 저녁에 가는 손님들도 있었다.

앉을 자리가 없는 다른 손님들의 항의로 몇 개월 전부터 매장이 이를 문제 삼기 시작했다. 노인들은 당연히 들은 체도 안 했고 손님은 왕이니까 결국은 경찰까지 부른 것이다. 경찰이 나갈 것을 명령하자 노인들은 동네를 한 바퀴 돌아 다시 돌아왔다고 기자에게 자랑스럽게 밝혔다. 의지의 한국인

20분 시간 제한이 너무 짧은 건 사실이다. 성인 남자도 세트 메뉴 먹는데 20분 이상 걸리는 사람도 많으니까. 하지만, 시간 제한은 노숙자나 청소년들이 죽치고 앉아 있을 수 있어 만든 거지 실제로 이 규칙을 적용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다시 말해, 매장의 '최후의 방어 수단'이지 손님들을 빨리 내 보내려는 취지가 아니라는 소리다.

인근 던킨도너츠와 버거킹 매장, 다른 맥도날드 매장에서는 이런 일이 없다고 하지만, 문제의 맥도날드점은 좌석수가 절반 수준인 소규모 매장이다. 더군다나 가맹점이라 직영점처럼 회사 이미지를 위해 약간의 손해를 감수할 만한 입장도 아니었다.

상원, 하원, 주의원까지 총출동한 협상 타결 기자회견장

주위에 시민 회관과 경로당도 여러 개고, 다른 패스트푸드점도 많은데, 왜 기를 쓰고 이 매장에 가려 하는가? 노인들은 맥도날드에서 커피 밖에 안 시키는데 커피를 맥도날드에서만 파는 게 아니지 않나. 게다가 많은 노인들은 근처 경로당에서 무료 식사를 하고 맥도날드에 간다고 한다.(...)

소식을 들은 인근 한인 경로당에서 지하실을 개조해 커피숍을 만들었다고 한다. 커피 값은 맥도날드의 4분의 1수준으로 거의 공짜. 하지만 아무도 안 온다고 한다.(...) 공공 시설인 경로당을 놔 두고 왜 개인 소유인 맥도날드를 경로당처럼 쓰나?

이건 민폐를 넘은 똥고집이다. 인종차별과 아무 상관없다. 우리나라에서도 카페 주인들이 가장 꺼리는 손님들이 커피 하나 시키고 하루 종일 있는 사람들이다고 한다. 다른 손님들이 앉을 자리가 없어 지기 때문이다.

일이 커지자 회사 이미지를 우려한 맥도날드 본사, 그리고 한인 표를 의식한 지역 정치인들의 중재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는 노인들이 다른 손님들이 앉을 자리가 없을 경우 자리를 양보(!)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나는 맥도날드를 떠나지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