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봉, 한글패션쇼 아이디어 가로채기 의혹

한글로 먹고 사는 디자이너 이상봉 선생님의 출세작인 프랑스 파리 '한글 패션쇼'가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가로챈 것이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팟캐스트 그것은 알기 싫다는 패션노조의 말을 인용, 오늘날의 이상봉을 있게 한 2006년 Who's Next 패션쇼의 한글 패션은 사실은 다른 사람의 기획이었다고 보도했다.

주한 프랑스 대사관 직원이 한불 수교 기념으로 반대를 무릅쓰고 한글 패션쇼를 기획했는데 이상봉이 이 아이디어를 지 패션쇼에서 먼저 써 먹어 대박이 났다는 것이다.

우리 이상봉 센세의 한글 패션쇼가 유명해진 이유가 그의 간지나는 디자인 때문이 아니라 패션에 한글을 접목시킨 참신함인데 이 참신함이 대사관 직원의 머리에서 나온 거라면 우리 이상봉 센세에게 남은 거라곤 열정페이 밖에 없기 때문에 보도가 사실일 경우 파장이 예상된다.

내막은 이렇다. 한불 수교 120주년을 일 년 앞둔 2005년, 주한 프랑스 대사관은 수교 기념 행사로 패션쇼를 기획한다.

당시 프랑스 대사관에 근무하던 한국인 A 상무관은 프랑스 유학 시절, 프랑스인들이 한글을 예찬하는 것을 보고 오래 전부터 한글을 주제로 한 행사를 꿈꿨었는데, 마침 이 패션쇼의 기획에 참여하게 되고 한글을 주제로 한 패션쇼를 제안한다.

프랑스에서 한국을 주제로 한 패션쇼는 양국의 문화 교류라는 면에서 한불 수교 기념이라는 행사의 취지와도 잘 들어맞는다. 하지만 프랑스 정부가 반대했고(...) 이때부터 A 상무관은 한글 패션쇼를 성사시키기 위해 회의 때 장판파를 시전하고,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한글 글꼴을 출력해 프랑스 정부에 보내 설득에 나선다.

A 상무관이 난리를 치니까 프랑스 본국에서 패션쇼 기획자가 뭔 일이래?하고 한국까지 오게 되고, 인사동 현장 답사까지 한 끝에 A 상무관의 제안을 받아들여 2006년 9월에 한글 패션쇼를 열기로 결정한다.

프랑스 대사관이 원단에 한글을 인쇄해 프랑스에 보내면 현지 디자이너들이 이 원단으로 의상을 제작하는 것이다. 하지만 재정이 넉넉치 않았기 때문에 프랑스 대사관이 실비로 원단을 인쇄할 곳을 찾는 도중, 마침 수 백 미터 떨어진 곳에 디자인실을 발견하고 도움을 청하러 들어갔는데 여기가 바로 이상봉 센세의 작업실이었다. 산 속에서 길을 잃고 도움을 청하러 외딴 집에 들어가니 귀신이 나옴

대사관 측이 사정을 얘기하니 이상봉 선생님은 친절하게 업자를 소개해 줬을 뿐 아니라, 본인도 한글 패션쇼에 참여하기를 희망했다. 밥상이 보이면 잽싸게 숟가락을 얹어라 프랑스 대사관은 본국 담당자와 상의 끝에 예외적으로 이상봉을 합류시킨다.

일은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했으나 패션쇼를 6개월 앞둔 3월 일이 터졌다. 프레타포르테 파리 컬렉션에서 이상봉이 난데없이 한글 패션쇼를 연 것이다. 지금껏 한 번도 시도되지 않았던 한글 패션쇼는 프랑스 유력 신문인 '르 파리지앵'의 1면을 장식했고 이상봉은 현지 언론과 패션계로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해외 언론에서 인정받으면 국내에서는 자동으로 인정받는 업계 관행에 따라(...) 이상봉은 이를 계기로 한국을 대표하는 톱디자이너 반열에 오른다. 한글 패션쇼의 대성공으로 이상봉은 이듬해 무한도전에도 출연하면서 일반인에게도 친숙한 이름이 된다.

정작 한불 수교 120주년 한글 패션쇼에서는 이상봉의 선점 효과로 행사 목적인 한불 수교는 뒷전으로 밀렸고, 패션쇼를 주도한 44명의 프랑스 디자이너들은 이상봉의 들러리 취급을 받는다. 한불 수교를 기념해야 할 자리가 이상봉 선생님의 패션쇼가 돼 버리니 주최측과 대사관은 멘붕에 빠졌다.

이게 얼마나 얌체 짓인지 예를 들어 설명하겠다. 44명의 가수들이 모여 참신한 주제로 공동 음반을 내기로 했는데 뒤늦게 합류한 한 명이 음반 나오기 6개월 전에 같은 주제로 개인 음반을 내서 떼돈을 벌고 이 때문에 공동 음반이 발매 됐을 때에도 그 사람만 주목받은 것이다.

참고로 이때만 해도 우리 이상봉 센세의 해외 패션쇼에 따라가는 직원들은 240만 원 가량의 프랑스 비행기표 값을 자비로 부담해야 했는데 개중에는 월급 30만원 짜리 인턴도 있었다고 한다.(...)

출처: MBC

몸에 밴 근검절약으로 이상봉 센세는 청담사거리에 추정가 153억 원의 토지를 마누라와 공동 소유하고 있어 후배 디자이너들에게도 귀감이 되고 있다.

물론 여기까지는 패션노조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 우리 이상봉 센세의 입장도 들어 봐야 한다. 그것은 알기 싫다 기동취재반이 (주)이상봉 측에 사실 확인을 위해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오래 전 일이라 당시 상황을 아는 사람들이 회사에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한다. 했네 했어

이 사건이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보도됐다면 인터넷 신문에서 받아먹고 커뮤니티에 퍼지면서 큰 이슈가 됐겠지만, 보도 매체가 '그것은 알기 싫다'(...)였다 보니 본 블로그에서나 줏어 먹을 뿐 아무런 관심을 끌지 못 하고 묻혀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