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축구선수 김병지 아들 학교 폭력 사건 정리

전남 드래곤즈의 골키퍼 김병지의 막내 아들이 학교 폭력의 가해자란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2015년 10월 25일, 야구 커뮤니티 엠팍에는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이 전 국가대표 선수의 아들에게 폭행을 당해 전치 2주의 진단을 받았다는 글이 올라왔다.

전 국가대표 선수는 김병지, 가해자는 김병지의 막내 아들 김태산 군을 말하지만 글쓴이는 김병지의 이름은 물론 축구선수란 사실도 공개하지 않았다. 편의를 위해 이글에서는 실명을 까기로 한다.

글쓴이는 '10월 15일에 있었던 체험학습에서 김태산 군이 볼풀공(고무로 된 장난감 공)을 계속 던지길래 아들도 같이 던졌더니 몸무게가 42킬로(...)인 김태산 군이 23킬로인 아들의 가슴을 깔고 앉아 얼굴을 할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해자의 엄마, 즉 김병지의 아내 김수연이 사건 당일 병원에서 사과했지만 '김태산 군도 공에 맞아 가슴에 멍이 들었다', '피해자를 보호하다가 생긴 일이다', '나도 할 말이 많다' 등 책임을 회피했다고 전했다.

김태산 군은 다음날에도 수업 도중 같은 반 학생의 머리채를 잡아 끌고 가다 목을 할퀴는(...) 바람에 담임이 김병지 아내에게 해당 사실을 알렸지만 김태산 군이 집에 가서 '담임이 뒤집어 씌웠다'고 말해 김병지 부부와 김태산 군의 외삼촌(...)이 교장실을 찾아가 항의했다고 한다.

피해자의 상처(출처: 네이트판)

그는 '김태산 군이 이후에도 아들의 머리를 실로폰으로 때리는 등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며 분통을 터트렸으나 새벽 시간에 올라온 글이라 그대로 묻혔다(...). 열흘 후, 이번에는 피해자의 엄마가 네이트판에 사건 당일 찍은 아들의 사진과 함께 호소문을 올렸다.

그녀 역시 해당 선수가 누구인지 밝히지 않아 고소각을 피했으나 '전국민이 다 아는 축구선수', '가해자가 아빠를 닮아 덩치가 크다', '회사 직원들이 사는 소도시의 사립학교'라며 대놓고 힌트를 줬다. 김병지는 방송에서 막내 아들의 체격이 크다고 자랑한 바 있으며 자식 모두가 전남 광양시에 위치한 사립 초등학교인 광양제철남초등학교를 다녔다.

호소문은 '유명 축구선수 아들 폭행 사건'으로 인터넷에 퍼졌고 논란이 커지자 김병지는 자수 국민일보와 MBN에 카톡 문자를 공개하며 해명에 나섰다.

우선 '갑자기 폭행을 당했다'는 피해자 측 주장과는 달리 담임 교사는 '장난이 과열되면서 피해자가 먼저 주먹을 날려 김태산 군이 할퀸 것'이라고 증언했다.

김병지(출처: KBS)

김병지 역시 김태산 군의 행위는 정당방위라며 가해자와 피해자를 명확히 밝혀야 된다고 일침했다. 근데 공을 먼저 던져 싸움의 원인을 제공한 것도 김병지 주니어고 저렇게 무식하게 패면 정당방위가 인정되지 않는다(...).

김병지 아내가 사건 초기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한 사실도 확인됐다. 다음은 그녀가 병원에서 헤어진 직후 피해자 엄마에게 보낸 카톡 문자다.

잘 들어갔어? 아이 얼굴에 난 상처가 너무 맘에 걸려서... 아이한테도 미안하고 많이 놀랐을 엄마에게도 면목이 없어... 아이 얼굴에 상처가 남지 않길 바라는데... 상처 치료 잘 받고, 얼굴도 마음에도 아픔이 가시길 바랄게. 많이 놀라게 해서 미안해. 아이가 아파하면 연락 다시 주고. 많이 미안해. 예쁜 얼굴을

김병지 아내는 몇 시간 후 카톡으로 피해자 집을 직접 찾아갈 뜻을 밝혔으나 거절 당했다. 그녀는 다음날에도 '아침에 드레싱(치료)하러 다녀 왔는지 궁금해서 문자해...번거로웠지? 아이 학교도 늦게 갔을 테고... 오늘은 행복하고 기분 좋은 일만 있길 바래...란 문자를 보냈다.

피해자 엄마는 김태산 군이 1학년 때부터 아들을 때려왔지만 전학간다는 말에 여태 참았다고 주장했다.

김태산 군은 평소 동급생들 뿐만 아니라 1학년, 3학년(...), 5학년(!) 학생들까지 괴롭혀 다른 엄마들이 전화로 항의했지만 김병지 아내는 '우리 애가 곰처럼 순하고 수줍음이 많다(...)', '왜 이상한 애 취급하느냐'고 반발했다고 한다.

김병지 아내 김수연이 학폭위 직후 올린 사진(출처: 페이스북)

실제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에서 김태산 군에 대한 폭행 관련 제보가 54건이 나왔다. 이 중에는 동급생의 얼굴과 몸에 침을 뱉고, 1학년, 3학년 학생을 발로 찼다는 주장도 있었다.

하지만 김병지의 아내는 학폭위가 열린 뒤 이틀 후 페이스북에 김태산 군의 사진과 함께 날마다 밝은 모습과 마음의 안정을 찾아가는 우리 늦둥이... 이제 울지 말고 억울해 하지도 말고 자다가 꿈꾸지도 말고... 사랑한다.란 글을 올렸다. 내 새끼 기죽지마 우쭈쭈쭈

피해자 부모들은 89명의 학부모들로부터 서명을 받아 김태산 군에 대한 강제 전학을 요구했으나 11월 2일 반 교체 처분을 받는 것으로 끝났다.

반 교체 징계면 싸게 막은 건데도 김병지는 '초등학생을 경고 조치도 없이 채벌을 준다'며 강력 반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아들의 억울함을 증명하겠다면서 광양시청에 재심을 신청했다(...).

광양제철남초등학교 관계자는 '김군이 유치원부터 괴롭힘이 심해 훈계를 했었는데 이번에는 도가 지나쳐 채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4월부터 김태산 군을 관리했다는 학교 관계자는 'ADHD 성향의 학생들은 성질을 주체하지 못 한다'면서 담임이 혼을 내도 사정을 해도 지도가 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광양제철남초등학교에는 2학년 반이 세 개인데 나머지 두 반의 담임들도 김태산 군을 받는 것을 꺼린다고 한다(...).

김병지가 '평소 장난꾸러기인 것은 맞지만 장점이 있다'며 항변하고 아내는 억울하다면서 질질 짜는 걸 보면 아직도 상황 파악이 안 된 것 같다. 늦둥이라고 감싸기만 하지 말고 상담을 받게 하는 것이 김태산 군에게도, 나머지 학생들에게도 최선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