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광화문 경찰 물대포 직사, 농민 뇌진탕 위독

11월 14일 열린 민중총궐기대회에서 70대 농민이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아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정부 정책을 규탄하기 위해 열린 민중총궐기대회는 약 68000명이 서울광장, 서울역광장, 대학로 등에서 개별적으로 집회를 가진 후 오후 4시께 광화문 광장에 집결해 본집회를 열 계획이었다.

집시법 규정에 의하면 대사관이나 대사관저 주변은 대규모 집회로 확산될 우려가 없을 경우에만 집회가 허가되는데 광화문 광장 인근에 주한미대사관과 주한일본대사관이 있고 민중총궐기대회가 대규모 집회이기 때문에 경찰은 해당 집회를 불허했다.

물론 진짜 이유는 박근혜 정권의 안전을 위해서였겠지만 말이다(...).

경찰은 시위대가 광화문으로 이동하는 것을 막기 위해 차벽을 설치했다. 차벽은 2011년 위헌 판결이 나왔지만 박근혜 대통령을 위한 것이라면 검찰과 법원도 이해해 줄 것이다. 경찰은 지하철 광화문역의 일부 출구를 봉쇄했고 시위대가 탈 까봐 10분간 지하철을 무정차통과(...)시키기도 했다.

경찰은 민중총궐기대회가 불법 폭력 시위라며 강경대응 방침을 밝혔다. 시위대는 광화문 방향으로 행진을 시도했으나 차벽과 경찰에 막혔고 이후 곳곳에서 충돌이 발생했다.

최루액으로 바닥이 하얗게 된 집회 현장(출처: 한겨레)

7시 30분경, 전남 보성에서 올라온 전국농민회총연맹 소속 백남기 씨(70)는 종로구청 입구 쪽에서 경찰과 대치 중이었다.

백 씨가 기자들을 향해 '우리가 이렇게 살아야 합니까'라고 외친 순간 경찰이 3미터 앞에서 쏜 캡사이신이 함유된 물대포에 머리를 맞아 뒤로 쓰러졌고 아스팔트에 머리를 부딪혀 기절했다.

애국보수 경찰은 백 씨가 쓰러진 후에도 수초간 물대포를 직사해 확인사살했고 그를 안전한 곳으로 옮기려는 사람들에게도 물대포를 발사했다. 즉, 기절한 사람은 죽게 내버려 둬야지 인도로 피신시키는 것은 폭력적인 행동이다.

경찰청 훈령에 따르면 20미터 이내에 있는 시위대에 직접 물대포를 쏘아서는 안 된다. 백 씨의 눈은 뒤집혔고 입과 코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10여 분 뒤 구급차가 도착해 백 씨를 후송시키려 했으나 경찰은 구급차에도 물대포를 발사했고 차로를 막기까지했다. 애국보수 입장에서 환자를 병원으로 이송시키는 것은 불법 행위이고 구급대원은 폭도이기 때문이다.

백 씨는 서울대병원으로 후송됐고 뇌출혈 진단을 받아 4시간에 걸친 뇌수술을 받았으나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일부 매체에서 백 씨가 사망했다고 보도했지만 오보로 드러났다.

물대포를 맞는 영국 기자

경찰은 시위대 뿐만 아니라 영국 외신 기자에게도 물대포를 발사해 한국의 매운 맛을 보여 줬다. 경찰은 현장을 지휘하던 한 경찰 간부에게도 최루가루를 퍼부었고 우리의 주적은 간부 그는 고통스러워하며 꿀잼 '나 같은 편이야 병신 새끼야(...)'라고 소리쳤다.

시위대가 집회가 불허된 광화문 광장에서 민중총궐기대회를 강행하려 한 것은 유감이다. 참가자들이 노동단체, 농민단체, 정치단체, 일반 시민 등 각양각색이라 굳이 한 자리에 결집할 명분이 없었고 폭력 사태가 발생하면 애국보수 언론에게 좋은 먹잇감만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애국보수 언론들은 이번 대회의 불법성을 강조했고 댓글에는 애국보수단체 회원들이 개떼들처럼 기어 왔다.

게다가 부상자가 발생하면 경찰이든 시위대든 좋을 것 없다. 집회 현장에서 총알받이 역할을 하는 의경들은 애국보수가 아니라 대부분 전역일만 기다리는 대학생들일 뿐인데 말이다.

애국보수와 싸움은 단거리 달리기가 아닌 마라톤이다. 집회는 콘서트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참가하고 정치에 관심 없는 지인에게 투표를 독려하거나 주위 애국보수 어르신의 투표를 막는 것(...)이 정권 교체에 더 큰 도움이 된다.

백남기 씨의 쾌유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