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국정화 TF팀 비밀 운영 파문(feat 어버이연합)

박근혜 정권이 9월부터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위한 비밀 TF팀(태스크포스팀)을 만들어 운영해 온 사실이 드러났다.

새정치민주연합 도종환 의원은 교육부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 TF팀이 서울 종로구 혜화동에 위치한 국립국제교육원의 <정부 초청 외국인 장학생 회관>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활동 중이라는 제보를 받아 10월 25일 오후 8시, 의원 3명, 기자들과 함께 현장을 급습했다. 10.26 전야제

일요일 늦은 시간이었음에도 김관복 교육부 기획조정실장과 오석환 TF팀 단장 등 3~4명이 야근 중이었다. 당시 이들은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성명을 발표한 전국역사교사모임의 연수자료집을 분석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응답하라 1972

의원들이 신분을 밝히고 문을 열어 줄 것을 요구했으나 직원들은 문을 잠그고 불을 껐다. 야동보다 걸렸냐. 이들은 컴퓨터를 옮기고 문서를 파쇄했지만 사무실이 1층에 있어 기자들이 창문을 통해 전부 다 봤다(...).

TF팀은 커튼을 친 다음 파티션 뒤로 숨었고(...) 경찰 80여명이 긴급 출동해 건물 주위를 에워싸고 의원들과 취재진의 사무실 접근을 막았다.

의원들의 사실관계 확인 요청에 교육부가 밤 12시 30분 긴급 해명자료를 통해 '역사교육지원팀의 인력을 보강한 것'이라 밝힌 걸 보면 똥줄이 타긴 했나 보다.

하지만 사무실에 짱박혀 있던 TF팀이 면담을 거부해 의원들은 새벽 1시에 철수했다. 이후 취재진들은 뻗치기에 들어가 TF팀 사무실에 불이 켜질 때 마다 와아아아하고 달려가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불을 끄고 몸을 숨기는 국정화 TF 팀원(출처: 오마이뉴스)

TF팀은 본의 아니게 사무실 안에서 숙직(...)했는데 <정부 초청 외국인 장학생 회관>이 원래 유학생들 숙소라 가능한 일이다.

이튿날 아침, 야당 의원들이 현장을 다시 찾자 정통 애국보수단체 어버이연합 회원 50명이 출동해 지팡이를 휘두르며 저항했다. 할배들은 '국정 교과서를 강력히 지지한다'면서 오전부터 막걸리를 나눠 마시며 결의를 다졌다.

사회자가 '전교조가 6.25를 북침으로 가르친다'며 '6.25는 남침인가, 북침인가'라고 묻자 북침!이라고 당당히 외쳤다. 할배들은 야당 의원들의 기자회견장에 난입해 '빨갱이다!', '도종환 나와 봐 새끼야', '야! 니네 씨발, 맞장토론 하자는데 왜 안해?' 라며 격렬히 항의했다.

근데 당일에는 도종환 의원이 안 왔다(...). 기자가 도종환 의원이 없다고 알려주자 없어요?라고 당황해 하더니 지금 어느 놈 있어요? 새누리 연합인가...라고 쓸쓸히 되묻기도 했다.

연행되는 어버이연합 할배(출처: 팩트TV)

추선희 어버이연합 사무총장도 '도종환 이리 와 봐(...) 이 자식아, 왜 또 선동이야 이 새끼야'라고 꾸짖었다.

그는 국정화 교육을 시키겠다 해 갖고, 지금 교육부에서 TF팀을 만들어서 하고 있습니다. 안 하는 게 병신입니다. 그 상황을.. TF팀을 만들어 갖고 하는 건 당연한 것이고라고 설명했는데 박근혜 대통령 못지 않게 논리정연하다.

이 과정에서 분위기에 휩쓸린 할배 1명이 혜화경찰서장 정용근 총경을 폭행해 연행됐다. 경찰들 앞에서 경찰서 넘버 원을 때린 것인데(...) 그래도 즈그들 편이니 검찰이 봐 주지 않을까.

어버이연합은 동료 할배를 구하기 위해 혜화경찰서로 우루루 몰려가 '경찰서장이 어버이연합을 불법 단체로 지칭했다'며 면담을 요구했고 '우리들도 연행할 테면 해 보라'고 으름장을 놨다. 어르신들 부탁인데 연행시켜서 우리에 가두는 것도 좋을 듯.

TF팀은 오석환 충북대 사무국장을 단장으로 총 3개팀, 21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9월 말부터 운영 중이다.

교육부 대변인은 청와대에 보고한 사실을 인정하면서 '당연히 청와대에 보고해야 하는 사안'이라며 꾸짖었고 청와대 관계자도 'TF의 존재를 알고 있었는데 뭐가 비밀 TF냐'고 일침했다. 즉, 비밀 TF가 아닌데 남파 간첩들처럼 사무실에 숨어 있었다.

귀가 중인 TF 팀원(출처: 뉴시스)

TF팀은 9월 말부터 운영됐으므로 10월 8일 국정감사에서 '국정화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고 답한 황우여 교과부 장관은 위증을 한 셈이다. 게다가 교육부가 오석환 단장을 정식 발령한 적이 없고 팀원의 절반은 역사 교과서 업무와 관련이 없는 사람들이다.

TF팀의 임무에는 언론사 보도 주선과 시사 프로그램 패널 섭외도 포함돼 있어 여론 조작 의혹도 제기됐다. 실제로 한겨레가 TF팀이 파쇄한 문서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SNS 국정화 지지 활동, 어버이연합(...), ㅍㅍㅅㅅ, 좌편향, 한겨레(...) 같은 단어들이 발견됐다.

새누리당은 이번 사건을 '공무원 감금 행위'로 규정하고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하도록 황우여 장관에게 요구했다. 멍청멍청 열매를 먹었나, 지들이 문 걸어 잠그고 숨어 있는데 뭔 감금이여.

2012년 대선 때 국정원 여직원이 오유에서 여론 조작하다가 걸려 오피스텔 문 걸어 잠그고 증거 인멸했을 때와 똑같은 상황인데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불법 감금, 여성에 대한 인권 유린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남로당 빨갱이 출신 주제에 멀쩡한 사람 빨갱이로 몰아 사형시키고, 정부 비판한 사람들 고문시켜 병신 만들고 근무 시간에 딸 같은 여자 술 멕여 떡친 놈이 누구더라.

26일 저녁 6시, 사무실에 숨어 있던 TF팀 직원들이 마침내 경찰의 비호를 받으며 귀가하며 일단락됐다. 근데 떳떳하다면서 범죄자처럼 얼굴을 가렸다(...).

이런 병신들을 지지하는 국민이 46%나 되는 것은 국정 교과서로 역사를 배운 폐해라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