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김일성 장군 만세!' 종북 호외 파문

한국전쟁 당시 발행된 조선일보 호외에서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만세! 김일성장군 만세!라며 북괴와 김일성을 찬양한 것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문제의 조선일보 호외는 북한군이 서울을 함락한 1950년 6월 28일자로 발행됐으며 같은 날 오후에 배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디어오늘이 입수한 호외 원본에는 인민군 입성, 미국대사관 등을 완전해방이라는 제목으로 북한의 침략과 김일성을 찬양, 고무하는 내용이 담겨 있는데 엑기스만 추려 보았다.

오늘 28일 오전 3시 30분부터 조선 인민군은 제 105군 부대를 선두로 하여 서울시에 입성하여 공화국 수도인 서울을 해방시켰다.

입성한 부대들은 서대문 마포 양 형무소에 구금된 애국자들을 석방하고 괴뢰집단의 소위 대한민국 중앙청 서울시청 검찰청 미국대사관 은행 소위 유·엔 위원단 및 중요한 도로 교량 체신 철도 및 각 신문사를 완전히 해방시켰다.

오래 갈망하여 맞이하던 조선인민군대를 서울시민들은 열열한 환호로서 환영하였다. 서울에 있던 만고역적 리승만 도당들과 미국대사관 및 유·엔위원단들은 이미 27일 오전 중에 서울에서 도망하였다.

또한 서울에 주둔하고 있던 국방군 부대들은 우리 인민군대의 ㅇ렬한 공격에 의하여 그 대부분이 섬멸되었으며 서울로부터 도주하였다.

6월 28일 자 조선일보 호외(출처: 미디어오늘)

이제 당신들은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의 공민으로서 공화국 깃빨 아래 살게 되었다. 반동의 소굴이었던 치욕의 도시는 이제 진정한 인민들의 거리로 되었다.

(중략)

하나,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만세!

하나, 우리민족의 경애하는 수령인 김일성장군 만세!

문제의 호외는 조선일보사사에도 나오지 않으며 세상에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제 조선일보사사에 집어 넣자

애국보수인 조선일보의 전향 종북 호외 발행 배경에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첫째는 북한 기자들이 조선일보를 장악해 조선일보 이름으로 호외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둘째는 조선일보 안에 있던 종북 기자들이 조선일보 경영진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호외를 제작했다는 설이다. 실제로, 조선일보에서 발행한 신문 그 이상의 미디어라는 책에 따르면 당시 조선일보 안에는 종북 기자들이 결성한 지하조직이 있었다고 한다. 조선일보 RO

그러다 한국전쟁 발발 이튿날에 이들이 커밍아웃했고 출근하는 방응모 조선일보 사장에게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 때도 모르고 나타나느냐고 일침까지 했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방응모 사장의 특유의 처세(...)가 아니냐는 주장을 하기도 하지만 우리 방응모 사장은 절대 그럴 분이 아니다.

애국보수 방응모 사장은 북괴 빨갱이들이 쳐들어 오는데도 뭔 배짱인지 피난을 안 가고 있다가 결국 7월 6일 납북됐다.(...) 1950년 9월에 트럭에 실려가다 미군의 공습으로 사망했다는 증언이 있지만 진실은 저 너머에.

방응모 사장이 피난을 가지 않은 이유에 대해 방일영문화재단(...)에서 발행한 방일영과 조선일보에는 다음과 같은 추측이 제기됐다. 방응모 사장이 서중회라는 장학회를 만들어 60명의 학생들을 도왔는데 그중 대부분이 좌빨이었고 일부는 월북까지 해서 방응모 사장이 그들을 믿었다는 것이다.

방일영문화재단에서 발행한 계초 방응모의 저자 이동욱도 방응모 사장이 후원한 계초장학회 학생들의 일부가 공산당에 가입한 빨갱이였는데, 방응모 사장이 그걸 기대했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정리하면 애국보수 방응모 사장이 뒤에서는 빨갱이들을 지원하고 믿었다는 소리니 자업자득이라 하겠다.

조선일보 경영기획실은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조선일보가 28일자로 발행한 신문은 따로 있고 28일에 호외가 발행됐다는 기록이 없다고 현실 부정했다.

조선일보는 당시 석간이었는데 석간신문은 다음 날짜로 발행하는 게 관행이었기 때문에 28일자 신문은 27일 오후에 발행됐다. 조선일보의 6월 28일자 신문 1면은 다음과 같다.

6월 28일 자 조선일보 1면(출처: 조선일보)

머릿기사 제목은 제공권 완전장악.. 국군, 의정부를 탈환, 장하다! 전면적으로 일대공세이고, 국군의 반격으로 북괴가 후퇴 중이고 국군이 맹추격 중이라는 내용이다.

즉, 6월 27일 밤까지 애국보수였다가 다음 날 오후에 종북 빨갱이가 된 것이다.(...) 낮져밤이

6월 28일자 신문 기사에는 국군이 제공권을 장악해 북괴가 후퇴했다는데 다음날 북괴가 서울을 함락한 것을 보니 조선일보 기사의 신빙성은 역시 명불허전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