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 14000원 토마토, 양파 창렬 요리.jpg

슬라이스드 점보 토마토와 어니언

짤방은 슬라이스드 점보 토마토와 어니언이라는 음식으로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울프강 스테이크하우스라는 식당에서 판매 중이다.

<슬라이스드 점보 토마토와 어니언>은 '썰은 왕토마토와 양파'란 뜻이지만 <울프강 스테이크하우스>는 미국 프랜차이즈고 조선말은 가오가 떨어지기 때문에 모든 메뉴가 영어로 표기돼 있다. 양념이 돼 있는 것도, 요리사가 구워 주는 것도 아니고 이대로 먹는다. ^오^

이 음식이 화제가 된 이유는 한 접시에 무려 14000원이기 때문이다. 코스 가격이 아니라 단품 가격이다. 토마토와 양파 쪼가리 세 개에 14000원이면 바가지라는 느낌이 들지만 <슬라이스드 점보 토마토와 어니언>이 14000원이면 왠지 뉴요커가 된 것 같지 않은가.

이미 촉이 왔겠지만 음식 가격은 전체적으로 센 편이다. 가령 뉴욕 스테이크는 92000원, 립아이 스테이크는 119000원이다. 제일 싼 게 공기밥인데 5500원이다. <울프강 스테이크하우스>에서는 공기밥을 라이스라고 하니 주의하자.

하지만 서울의 고급 스테이크집에 비하면 아주 비싼 것은 아니며 청담동이 강남 안에서도 땅값이 비싸고 10여명의 웨이터가 근무하기 때문에 인건비 뽑을라면 가격이 높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울프강 스테이크하우스>는 유명 스테이크집에서 40년 간 웨이터 총 책임자를 지낸 울프강 즈위너가 은퇴 후 2004년 미국 뉴욕의 파크에비뉴에 문을 열면서 시작됐다. 울프강(Wolfgang)은 독일 출신 이민자로 이름의 원발음은 '볼프강'이 맞지만 모든 지점은 영어식 발음인 '울프강'을 따른다.

이후 뉴욕에만 4개의 분점을 냈고 미국 전역에 총 9개의 지점을 운영 중이다. 일본에도 2개가 있고 한국은 청담점이 2015년 3월 오픈했다.

청담점 내부(출처: 울프강 스테이크하우스)

본점에서 파는 <슬라이스드 점보 토마토와 어니언>은 9.95달러, 여기에 8.47%의 세금과 팁 15%를 더하면 12.28달러(14473원)이니 한국이 더 싸긴 하다.

하지만 파크에비뉴는 청담동 이상으로 땅값이 비싸고 최저임금도 2015년 기준 8.75달러(10310원)로 85%가량 높은데 가격 차이가 거의 없다는 게 흠좀무. 양파, 토마토를 미국에서 공수해 오는 것도 아닐 텐데 말이다.

립아이 스테이크는 뉴욕 본점 가격이 53.95달러, 세금과 팁을 감안해도 한화로 약 78510원으로 한국보다 34% 싸다. 단, 미국 현지에서 건조 숙성시킨 고기를 진공포장해서 수입해 쓰기 때문에 운송비를 감안해야 한다.

청담점이 오픈한지 5개월만인 8월, 한 맛집 블로그에 올라온 <울프강 스테이크하우스> 후기를 누군가 커뮤니티에 퍼오면서 가격이 창렬하다고 까이는 중이다.

퍼올 때는 출처를 밝히는 것이 매너이기 때문에 출처를 표기했는데 이걸 본 인터넷 열사들이 문제의 블로그에 우르르 몰려가 깽판치는 바람에 해당 게시물은 비공개로 전환됐다(...). 근데 블로거 조차 <슬라이스드 점보 토마토와 어니언>이 비싸다고 실토했다.

하지만 대다수 고객들은 가격에 불만이 없는 것 같다. 청담점 오픈 직후 일주일간 예약이 꽉 찼으며, 오픈 소식을 알린 블로그의 댓글들도 <울프강 스테이크하우스>를 한국에서 맛 볼 수 있다면서 칭찬 일색이었다. 댓글알바였을 수도

어차피 이런 음식점은 필자 같이 냉동 돈까스 먹는 사람들 상대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가격이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다. 위블로 시계가 비싸다고 안 팔리는 게 아닌 것처럼 말이다.

...라고 쿨한 척 썼지만 배 아픈 건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