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매니아 비닐치킨 사건 녹취록 정리

2015년 12월 15일, 패션 커뮤니티인 디젤매니아(디매)의 회원 A씨는 여자친구 집에 놀러 가 새벽 1시께 <치킨매니아> 은평구산점에서 새우치킨을 배달시켰다.

하지만 치킨에서 가운뎃손가락만한 크기의 비닐이 나왔고 여자친구는 새벽 1시 30분, 매장에 전화를 걸어 이 사실을 알렸다. 음식에서 이물질이 발견되면 새 음식으로 교환이나 환불해 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여자친구의 환불 요구에 사장(점주)은 사과를 하면서도 그 정도 가지고 환불은 곤란하다며 '사람이 실수할 수도 있는 건데 티끌만한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건 노블리스 오블리제 정신이 약한 것 같다'고 일침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노블리스 오블리제)란 '부와 권력에는 그에 맞는 책임과 의무가 따른다'는 뜻인데 요즘 치킨 값이 많이 오르기는 했다.

사장은 '일부러 비닐을 넣은 것도 아니지 않나. 사과했는데 그 이상 어떻게 하나'며 답답해 했다. 이어 '잘못한 건 맞는데 큰 하자가 있는 것도 아니니 그 정도는 이해해 달라'고 주문했다. 녹음 중이란 사실을 알리자 괜찮다고 답한 걸로 보아 악의는 없는 것 같다(...).

치킨매니아 은평구산점 사장과 녹취록

사장이 '음식을 만든 정성이 있다. 막무가내로 환불해달라는 건 너무한 것 같다'라며 친절하게 어그로를 끌자 여자친구는 말문이 막혀 불쾌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사장은 '반대로 생각해 보라. 이렇게 따지면 기분 좋겠나'라며 그녀의 무례함을 지적했다.

멘탈이 나간 여자친구를 대신해 A씨가 전화를 받았으나 사장은 '기분 나쁜 건 알지만 언성 높이면 우리라고 기분 좋겠나'라며 '사람 간의 일인데 어느 정도의 실수는 이해해 줄 수 있는 일'이라고 가르쳤다.

A씨가 '치킨 껍질 보다 두꺼운 비닐이다. 사진 찍어서 보내 줄까'라고 묻자 사장은 '그 정도는 이해해 달라. 비닐 조금 들어간 것은 정말로 죄송스럽지만 환불을 요구하면 우리도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A씨가 교환이나 환불해 주는 게 맞다고 설명하는 과정에서 '수거해 가고 다시 해 드리겠습니다'가 원래 맞는 것 아니냐고요.라고 하자 사장은 왜 반말을 하느냐고 항의했다. 치킨이 아니라 항암제를 먹어야겠다

새우치킨에 발견된 비닐(출처: 디젤매니아)

사장은 A씨에게 따지다가(...) 제 분에 못 이겨 환불을 약속했으나 '사람이 그러면 안 된다. 일부러 비닐을 넣은 것도 아니고 열심히 만들었는데 큰 하자라고 생각하면 환불해 주겠다'고 꾸짖었다. 옛다 환불

그는 너무 하시네라고 반말을 하며(...) '그렇게 하면 안 된다. 전화 붙잡고 싸우는 것도 의미 없다. 환불하는 것은 별 것 아니다'라고 일침했다. 이어 '예의 없게 행동하면 안 된다(...). 사람이 그러면 안 된다. 몇 번이나 사과하고 이해를 구했다'고 A씨를 나무랐다.

사장은 '원하는 게 환불이면 환불해 주겠다'고 말했고 A씨가 반박하려 하자 '가까우니까 금방 간다'며 말을 가로 막았다. 그는 '사람이라 실수할 수도 있는 건데 물고 뜯는다(...)'며 '카드 결제했지만 현금으로 환불해 주겠다'라고 한 뒤 전화를 끊었다. 소통왕

사장이 환불해 주기 위해 여자친구 집을 방문했으나 여자친구가 씹었다(...). A씨는 치킨매니아 본사에 연락해 사과를 받았지만 해당 매장에 대한 별다른 조치가 없자 소비자고발센터, 불량식품고발, 소비자원 등에도 신고했다.

12월 21일, A씨가 해당 사건을 <디젤매니아>에 올리면서 외부에 알려졌고 은평구산점에는 시간당 50건의 항의전화가 쇄도해 매장이 마비됐다(...).

출처: 치킨매니아

치킨매니아가 인터넷에서 가루가 되게 까이자 본사는 다음날 사과문을 올리고 은평구산점에 경고 및 영업정지 조치를 내렸다. 또, '본사 직원이 통화 중 의도치 않게(...) 고객의 기분을 상하게 한 점도 사과한다'며 '고객이 오해해(...) 해당 직원도 깊이 반성 중이다'라는 알 수 없는 말을 했다.

회사 측은 은평구산점 사장과 매장 직원 전원, 그리고 본사 직원에게 고강도 정신 교육을 실시할 것이라 밝혔다.

점주도 디젤매니아에 가입해(...)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부모님과 같이 떡볶이 노점을 해서 번 돈으로 어렵게 마련한 가게'라며 탈세 인증 '정말 잘되는 가게지만 더 키우기 위해 최저임금도 못 받고 일한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제 잘못으로 뜨거운 기름솥 앞에서 일하는 주방 직원, 추운 날에도 묵묵히 배달하는 배달사원, 학교 공부를 병행하는 알바생, 배달대행회사까지 피해를 입고 있다'고 호소했다. 근데 사장은 이 모양이다

그는 회원님들의 노여움을 푸시고 저의 큰 잘못을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 주세요.라며 음성지원이 된다 당사자이신 고객님께 다시 한 번 사죄드립니다고 글을 맺었다.

그래도 비난이 수그러들지 않자 치킨매니아는 다음날 은평구산점과 가맹 계약을 해지하고 본사 직원은 대기발령시켰다. 또한 본사 책임자, 담당자, 전(...) 점주가 직접A씨를 찾아가 사과할 것도 약속했다.

매우 오버스럽지만 치킨업계가 포화상태라 회사 이미지를 고려해 특단의 조치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

사장이 나쁜 사람 같지는 않지만 통곡의 벽이란 것 빼고 위생 안 따지고 절대 손해 안 보려는 노점상 마인드를 아직 못 버린 것 같다. 덕분에 새우치킨 가격 17000원 아끼려다 수천만 원의 손해를 보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