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호텔 5만원짜리 창렬 도시락의 진실

롯데호텔 도시락(출처: 딴게)

짤방은 인터넷 커뮤니티에 '롯데호텔 5만원짜리 도시락'으로 알려진 사진이다.

사진들을 본 사람들은 '창렬이다', '편의점 도시락보다 못하다', '쉐프가 만들었냐', '역시 일본 기업'이라며 비판적인 반응이 주를 이뤘다.

사실 이 도시락은 한 딴게이(지일보 자유시판 용자)가 롯데호텔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먹은 '디너 도시락'이다.

통마늘구이, 브로콜리, 파프리카, 버섯, 장어구이, 생선구이, 계란말이, 이색전, 해산물 샐러드, 버섯불고기, 궁중잡채, 견과류 멸치볶음, 유기농 잡곡밥, 과일, 떡으로 구성돼 있으며 맛은 괜찮다고 한다. 파인애플과 떡이 붙어 있어서 떡에 파인애플 향이 듬뿍 배일 것 같다.

하지만 가격은 알려진 것처럼 5만 원이 아니라 73,000원이다. 호텔임을 감안해도 매우 창렬한 가격인데 일반 도시락이 아닌 세미나 도시락이기 때문이다.

세미나 도시락이란 호텔 컨퍼런스룸(회의실)이나 연회장을 대여해 세미나, 학회, 컨퍼런스 등의 행사를 열 때 참석자에게 제공하는 단체 도시락으로 학회 도시락, 컨퍼런스 도시락이라고도 한다.

6천원 짜리 혜자 도시락(출처: 에펨코리아)

식사 시간이 길지 않거나 학술대회, 강연회처럼 수백 명이 참석하는 행사는 식사할 장소가 마땅치 않아 세미나 도시락을 주문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도시락은 회의실을 대여할 때 참석 인원수만큼 미리 주문한다.

따라서 문제의 도시락은 금수저들이 먹는 도시락이 아니라 대기업 사원, 교수, 대학원생들이 행사에서 먹는 도시락이 되겠다. 대기업 총수들이 사무실에서 식사를 해야할 경우 수행비서 시켜서 사 먹을 때도 있다고 한다. 73,000원은 총수들에게 푼돈일 뿐더러 이마저 회삿돈으로 사 먹는다(...).

롯데호텔 도시락의 수준은 6천 원 짜리 혜자도시락 보다 살짝 나은 수준이지만 10배 이상 비싼 이유는 단체 도시락을 주문하면 대관료를 대폭 할인해 주거나 아예 면제해 주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대부분의 호텔은 다과류를 제외한 외부 음식 반입을 금지한다.

가격에 대관료가 포함된 셈인데 결혼식 뷔페 가격에 예식장 대여료가 포함된 것과 비슷하다. 세미나 도시락은 가격에서 원재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 맛 없는 것도 많다.

짤방의 도시락은 세미나 도시락 중에서도 비싸고 양도 적은 편이라는데 대관료가 그만큼 비싸다고 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