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동네 공원에서 흰색 강아지가 기둥에 목줄이 묶인 채 발견됐다.
강아지 앞에는 개사료, 뒤에는 강아지가 싼 것으로 보이는 똥 두 덩어리(...)가 있었다. 기둥 위에는 큼지막한 글씨로 쓴 안내문이 붙어있는데 아래는 그 전문이다.
안녕하세요!
너무 예쁜 강아지 무료 분양해요! 스피츠 견종 9개월 이구요. 이름은 쿠키입니다.
어제 이사한 주인집과 소통 부재로 절대 강아지 키울 수 없게 되어 (단 하루도...ㅠㅠ) 고심 끝에 이 방법을...
유기하는 것 아니구요. 이따가 와 볼 것입니다.
시끄럽지 않으며 짖지 않음. 너무 예쁜 강아지입니다. 잘 키우실 분 데려가세요!
위에 사료와 배변판 식기 있습니다.
(...)
어떤 개쌍놈이 강아지를 유기한 것이었다. 집주인과 소통 부재는 개구라인 게, 애완동물을 못 키우게 하는 집주인들은 세입자에게 애완동물이 있는지 묻기 때문이다. 개쌍놈이 '소통 부재'라며 은근히 집주인 책임도 있는 것처럼 말하는데 개주인은 집주인에게 개를 키우고 있다는 사실을 고지해야 한다.
집주인이 강아지를 단 하루도 데리고 있지 못 하게 했다면 동물보호센터에 임시로 맡겨 두고 인터넷으로 새 주인을 찾아야지 누가, 어떤 목적으로 데려갈 줄 알고 저런 병신같은 방법으로 분양한단 말인가. 저렇게 묶어 두면 개장수나 보신탕 집 주인이 올ㅋ하며 데려가도 막을 방법이 없다.
정말로 분양할 생각이었다면 강아지가 탈이 날 경우나 새 주인이 강아지에 대해 물어 볼 수 있도록 자신의 연락처를 적어야 한다. '잘 키워달라'는 쪽지 달랑 남긴 다음 아이 버리고 튀는 것과 뭐가 다른가. 유기가 아니라는 건 개쌍놈의 자기합리화일 뿐이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강아지의 견종이 스피츠이고 생후 9개월이란 것이다. 스피츠는 중형견이지만 어렸을 때에는 소형견인 포메라니안과 비슷하게 생겨서 정말 귀엽다. 스피츠를 포메라니안으로 속여 팔기도 할 정도다.
애기 때 예쁜 모습만 보고, 소형견인 줄 알고 스피츠를 덥썩 샀다가 덩치가 커지면 감당이 안 되기 시작한다. 스피츠는 활동량이 많은데다 잘 짖어서 집에서 키우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중형견이라 많이 먹기 때문에 사료값도 적잖이 들고 똥도 많이 싼다(...). 이런 이유로 많은 스피츠들이 1살 전후에 버려진다.
집주인이 반대했다는 것 자체가 구라였거나 어차피 버리고 싶었는데 집주인을 핑계로 버린 것이다. 지 자식 새끼였어도 집주인이 반대한다고 저렇게 버렸을까.
다행히 사진을 찍은 사람이 강아지를 집에 데려가 임시로 돌보면서 새 주인을 찾는 중이라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귀엽다는 이유로 애완동물을 원하지만 애완동물이 건강히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기는 의외로 어렵다.
개를 불행하게 만드는 것은 보신탕 애호가나 필자처럼 개를 싫어하는 사람이 아닌 저 개쌍놈처럼 개를 어설프게 좋아하면서 무책임한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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