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일 시의원, 안상수 창원시장에 계란 투척 이유

계란 세례 받는 안상수 시장(출처: 중앙일보)

안상수 창원시장이 정례회 도중 김성일 시의원에게 계란 세례를 받는 봉변을 당했다. 막장 소리 듣는 우리나라 정치권에서도 유례가 없는 임팩트 있는 일인데 이 사건의 배경이 좀 복잡하다.

우선 안상수 창원시장이 누구인지부터 설명해야 한다. 정치권에는 두 명의 안상수가 있다. 한 명은 인천에 빚더미를 안긴 전 인천시장 안상수, 또 한 명은 전 한나라당 대표이자 현 새누리당 상임고문인 안상수. 둘을 구분하기 쉽게 안상수 전 한나라당 대표는 보온 상수, 포탄 상수, 행불 상수, 낙지왕(...) 등의 별명으로 부른다.

사건의 주인공은 보온 상수다. 안상수 전 한나라당 대표는 한 때 차기 대통령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이명박 정권의 실세였지만 2012년 총선에서 공천도 못 받고(...) 2년 동안 놀다가 2014년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 창원시장 후보로 출마해 당선되는 쾌거를 이뤘다.

창원은 알다시피 창원시, 마산시, 진해시가 하나로 합쳐진 통합시다. 창원에는 NC 다이노스라는 프로야구팀이 있는데, 통합 이전에는 마산, 통합 이후는 창원을 연고로 한다.

NC 다이노스는 프로야구 성지(...)인 마산 야구장을 리모델링해 홈구장으로 쓰고 있지만 낙후된 구장이라 인근 마산종합운동장 부지에 새 홈구장을 지을 계획이었다. NC 다이노스의 창단 전제 조건이기도 하다.

하지만 마산이 통합창원시로 흡수되면서 일이 꼬였다. 시청은 창원, 야구장은 진해가 나눠 먹기로 한 것이다. 문제는 진해의 새 야구장 부지가 교통편이 헬이고 통합창원시의 야구 팬들은 죄다 마산에 몰려있다는 점이다. NC는 당연히 강력 반발했지만 통합창원시는 "니들이 어쩔건데ㄲㄲ"이라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하지만 엔씨 본사가 있는 성남시와 같은 경남권인 울산시가 이 틈을 노리고 우리집으로 오라고 살살 꼬득이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여기에다 엔씨의 김택진 구단주가 원했던 부산으로 연고지 이전도 고려 중이라는 썰까지 솔솔 나오자 통합창원시의 태도는 돌변했다. 이렇게 된 이상 부산으로 간다!

안상수 창원시장은 NC 다이노스와 협상 끝에 진해 구장 이전을 백지화했지만 이번에는 진해주민들이 난리가 났다.(...) 안상수 시장이 그 짬에 설명회까지 열어서 진해주민들 달래기에 나섰지만 표를 의식한 진해지역 시의원, 국회의원들은 오히려 불을 지폈다.

급기야 김성일 시의원이 안상수 창원시장에게 계란까지 투척한 것이다. 김성일 시의원은 "안상수 마산시장, 통합시장이 앉는 자리에 왜 앉아있나. 당신이 안 나가면 내가 나가겠다. 강제로 통합시켜놓고 야구장을 뺏느냐"며 포효하며 면도날같은 제구력으로 안상수 창원시장의 오른쪽 어깨를 달걀로 명중시켰다. 계란을 두 개 던졌는데 하나는 빗나갔다고 한다.(...) 원 스트라이크 원 볼

안상수 시장은 마산 출신, 김성일 시의원은 진해 출신이다 보니 지역감정(...)으로 비쳐질 수 있지만 이건 안상수 시장이 지극히 상식적인 판단을 한 것이다.

원래 계약상 마산에 새 구장을 짓기로 돼 있었지만 창원통합시가 정치적 이유로 말바꾸기를 한 것이기 때문에 새 야구장은 마산에 돌려 주는 것이 당연하다. 애시당초 새 야구장 부지 결정에 진해는 안중에도 없었다.

다음 댓글을 제외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안상수 창원시장을 응원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것도 이 때문이다.

안상수 시장은 경찰 고발 등 강경 대응을 밝혔는데 그럴 만도 한 게 계란 투척 이유도 얼척없지만 안상수 시장이 비록 힘이 빠졌다 해도 명색이 새누리당 상임고문으로 시의원이 나댈 상대가 아니다.

아무래도 싹싹 빌어야 하지 않을까.-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