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사태 정리 1: 김자연 메갈 티셔츠 인증, 넥슨 성우 교체

장편이므로 상큼한 세 줄 요약으로 시작한다.

1. 한 성우가 메갈 티셔츠를 인증했다가 퇴출.

2. 작가들이 미쳐 날뛰고 있어요.

3. 웹툰 시장 붕괴 위기

뭔 놈의 사건이 개연성이 하나도 없어

2016년 7월 18일, 성우 김자연이 'Girls do not need a prince(여자는 왕자가 필요하지 않다)'란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찍은 사진을 트위터에 올린다.

김자연은 2012년 KBS 공채로 데뷔한 신인 성우로 외화, 애니매이션, 게임 등에 출연했으며 게임 <클로저스>에서 새로 선보일 캐릭터의 목소리를 맡았다.

하지만 트위터 인증 직후, <클로저스> 홈페이지는 쑥대밭이 됐다. 티셔츠를 제작한 곳이 바로 남성혐오 커뮤니티인 메갈리아에서 분리된 메갈리아4이기 때문이다.

메갈리아4는 메갈리아(이하 메갈)의 글들을 공유하는 동명의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시작했다.

김자연이 인증한 티셔츠(출처: 트위터)

메갈리아 페이지는 로고부터 '한국 남성 성기가 작다(...)'는 뜻이고 성적 비하, 패드립은 물론, 아동성애 글까지 공유했기 때문에 곧 차단됐고 이후 메갈리아 2, 3가 차례로 개설됐으나 같은 이유로 차단됐다.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메갈리아4다. 이전과 달리 메갈의 글들을 공유하지 않고 비하적 표현과 욕설도 배제했다. 하지만 미스코리아의 군 위문공연이 위안부(...)라는 등 대화가 안 통하는 건 여전하다.

메갈리아4 측은 메갈과 별개의 커뮤니티라고 주장한다. 그럼 일베충이 <일베저장소4>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면 일베와 상관 없는 거냐(...).

메갈리아4는 2015년까지 메갈과 같은 로고를 사용한데다 결정적으로 관리자가 '저희 목표는 씹치남 번식 탈락'이라고 실토했다. 또, 메갈리아에서 파생된 남혐 커뮤니티 끝판왕인 워마드와도 공조한다.

메갈리아4 측은 여성혐오 페이스북 페이지인 김치녀를 편파적 발언을 이유로 신고했다.

김자연 복장이 묘하다(출처: 트위터)

하지만 페이스북으로부터 '규정 위반이 아니다'는 답변이 돌아오자 이들은 성차별이라며 2015년 소송을 제기했다. 근데 남성혐오 페이스북 페이지인 김치남도 별 탈 없이 운영되고 있는 걸 보면 패소할 것 같다(...).

메갈리아4 측은 소송비 150만 원을 충당하기 위해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를 통해 해당 티셔츠를 판매했고 예상 외로 대박이 나면서 4100여 명이 구입했는데 김자연도 그 중 하나였다.

티셔츠를 디자인한 사람은 워마드 회원이고 초과 수익금 중 일부는 메갈에서 악플을 달다가 고소당한 회원들에게 사용된다.

메갈은 '미러링'이랍시고 일베의 이성혐오를 그대로 따라한다. <클로저스>는 남성향 덕후 게임인데 남자들에게 메갈이란 여자들에게 일베와 다를 바 없기 때문에 이용자들은 김자연에게 해명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김자연은 '제 선택이 잘못됐다면 그에 따른 책임을 지면 될 일'이라고 일침했다.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그녀는 '메갈 회원은 아니지만 메갈에 올라온 글들을 보았다'면서 '여성혐오에 대응하는 사이트라 생각한다. 딱히 나쁜 인상을 갖고 있진 않다'고 덧붙였다. 메오후

클로저스(출처: 나딕게임즈)

이어 '왜 다들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드는지 모르겠네'라고 황당해했다.

하지만 <클로저스>의 유통사인 넥슨은 하루 만에 <클로저스> 뿐만 아니라 <최강의 군단>에서도 김자연의 목소리를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출연료는 이미 지불했으므로 단지 결과물을 쓰지 않는 것이다.

<클로저스>, <최강의 군단>처럼 연령층이 낮은 게임은 여름방학 시즌이 대목인데 이용자들이 보이콧하면 매출에 심각한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특히 넥슨은 야심작인 <서든어택2>가 오버워치 때문에 폭망해 한 푼이 아쉬운 상황이었다. 또, 김정주 대표가 진경준 검사장의 비리 의혹에 연루돼 넥슨이 연일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데 또 다시 구설수에 오르는 건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그러자 이번에는 트위터 페미들이 '페미니즘을 지지했다는 이유로 부당해고 당했다'며 빼애애애액하면서 퍼거슨이 옳다는 것이 증명됐다 사건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