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한만화 태권더 박 '오무현' 노무현, 박근혜 비하

일본 혐한만화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망을 조롱하고 박근혜 대통령을 비하하는 내용이 담겨져 논란이 되고 있다.

<태권더 박>은 한 태권도 선수가 한국의 태권도 도장을 박살낸 일본인에 복수하기 위해 일본으로 건너가 벌어지는 일을 그린 것이지만 실상은 한국을 비하하려는 목적으로 제작된 혐한만화다. 문제는 혐한 정도가 아니라 일베충 드립까지 쳤다는 것이다.

극중에 오무현이라는 한국인 씨름 선수가 등장하는데 이름의 한자 표기가 노무현 전 대통령과 같고 생김새도 빼다 박았다.

오무현

문제는 이 캐릭터가 일본 제국주의자에게 암애투신살이란 기술로 두개골이 파열돼 죽는데, 누가 봐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투신 자살을 조롱한 고인 드립이다.

게다가 오무현은 호주머니에 손을 넣고 선 채로 죽는다는 황당한 설정인데, 자세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연설 사진과 똑같다.

오무현 사망 장면
노무현 전 대통령 연설 장면(출처: 연합뉴스)

이 만화는 노무현 전 대통령 뿐만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도 비하했는데, 한 악당이 박근혜 대통령으로 보이는 인물의 뺨을 때리는 장면이 등장한다.

박근혜 대통령 싸대기

국내 커뮤니티 중 가장 먼저 소식을 접한 일베는 '<태권더 박>의 작가가 일베를 하는 것 같다'며 관련 글에 3000개 가까운 추천을 하는 등 축제 분위기였다.

문제는 <태권더 박>이 혐한 만화라는 것. 일베는 겉으로는 '애국보수'를 표방한 반일 커뮤니티이기인데 혐한 만화에 동조하면 친일을 인정하는 셈이므로 일부 회원들은 표정 관리를 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싸대기를 맞는 장면은 애써 무시했다(...).

애국보수 커뮤니티인 일베가 일본 애국보수가 만든 혐한만화에 열광하는 모습은 일베의 뿌리가 일본 애국보수임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실제로 많은 일베충들이 일베의 할아버지가 일본의 애국보수 커뮤니티 2ch이라는 걸 인정한다. 일간베스트를 괜히 일베스트라 부르는 게 아니다.

<태권더 박>이란 만화에 대해 설명이 좀 필요한데, 제목이 태권도 박이 아니고 <태권 박>이다. 태권더는 복서, 레슬러처럼 '태권도 수련자'란 의미로 쓴 것 같다. '박'은 주인공이 박 씨이기 때문이다.

극중 한국인들은 민족주의와 자부심에 쩔어 있어 가라데, 유도, 검도, 스모 같은 일본 무술 뿐 아니라 무에타이, 불교, 한자의 기원도 한국이며 공자와 부처도 한국인이라 주장하는데, 한국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조롱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반면 악당들은 죄다 일본인이고 한국인들은 '뼈저리게 느끼거라, 일본의 죄의 깊이를. 그리고 우리 대한민국의 위대한 역사를', '우리 재일 한국인 또한 세계 최고 민족의 일원이라는 사실을'이라는 등 손발이 오그라드는 대사를 한다.

태권더 박 표지

표지에는 안중근, 이봉창 의사 뿐 아니라 김일성, 김정일, 공자(...)까지 등장하고 아래에는 '열등민족 쪽빠리는 반성해라! 세계최고민족 한국인을 존경해라!'라는 어그로 문구가 큼지막하게 써 있다.

주인공이 쓰는 태권도 기술들은 항일 독립운동가들을 비꼰 것이다. 가령 손가락을 모아 몸을 세 군데 찌르는 중근이란 기술은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에게 총알 세 발을 명중시킨 것을 희화화했다.

태권더 박의 '중근' 기술

봉창이란 기술 역시 이봉창 의사가 일왕 암살 시도 전 수류탄을 들고 찍은 선서 사진을 조롱한 것이다.

태권더 박의 '봉창' 기술
거사 전 이봉창 의사 선서

<태권더 박>의 글 작가는 Mr. Beck이라는 필명을 쓰는 일본인이다. 그는 이후 필명을 백정남으로 바꿨는데 북한 김정남을 패러디했다는 의견도 있다. 즉, 애국보수 일본인이 한국인 욕 먹게 하려고 국뽕 맞은 한국인 행세하며 어그로 끈 것이다.

일부 떡붕어들은 재일교포가 반일만화를 그리는 줄 알고 작가를 응원했다가(...) 갈수록 어그로가 심해지자 한국 망신이라며 안티가 됐다. 왜국보수에게 놀아난 셈.

<태권더 박>의 원 출판사였던 신유사는 혐한만화는 물론 혐일만화에 불법 공유 가이드까지 출간한 개막장 출판사로 결국 폐업했다(...). 이에 따라 <태권더 박>도 절판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출판사를 옮겨 7월 1일 새 단행본이 출간됐다.

문제는 이 책이 인터넷 서점인 알라딘에서 버젓이 판매되고 있다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능욕당하는 만화를 판다는 사실을 청와대가 알면 알라딘은 어떻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