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심 9월호 김병옥 표지, 정두리 과거·이중성 논란

성인남성잡지 맥심(MAXIM)이 납치, 살해 등 범죄를 컨셉으로 한 화보를 게제해 논란이 일고 있다.

8월 21일 맥심코리아 홈페이지에 공개된 맥심 9월호의 후면 표지에는 각그랜져의 반 쯤 열린 트렁크 밖으로 청테이프로 묶인 사람의 다리가 나와 있고 배우 김병옥이 담배를 빨며 가오를 잡고 있다. 사진 속의 발이 소 도둑놈이라 남자로 오해할 수 있는데 사실 맥심의 여성 에디터다(...).

맥심 편집부는 배우 김병옥을 주인공으로 납치, 살해, 사체유기, 출소 등을 연상시키는 장면을 연출한 화보라고 설명했다. 제목은 (진짜 나쁜 남자)로 여성들에게 인기 있는 '나쁜 남자'의 패러디다.

표지 사진은 범죄 영화의 수위를 넘지 않기 때문에 별 문제 없어 보인다. 하지만 50여명의 악당을 연기하다. 여자들이 '나쁜 남자' 캐릭터를 좋아한다고? 진짜 나쁜 남자는 바로 이런 거다. 좋아 죽겠지?라는 표지의 소제목은 대놓고 어그로다. 여성들이 좋아하는 나쁜남자와 범죄자는 엄연히 다른데다 범죄를 희화화시키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표지에 대한 설명 중 김병옥은 허공을 응시하며 카리스마 있는 표정으로 담배를 피우고 있다란 부분 역시 범죄에 대한 미화로 비춰질 수 있다.

맥심 9월호 후면 표지(출처: 맥심코리아)

성범죄를 암시하는 사진으로 성적 판타지를 자극시켰다는 주장도 있는데, 맥심이 여성의 성적 매력을 강조하는 아저씨 잡지인 건 사실이나 트렁크 안의 여성은 발이 소 도둑놈이고 다리도 두꺼워(...) 섹시함과 거리가 있어 이건 무리수 같다.

표지가 공개되자 트위터를 중심으로 인터넷 상에서 큰 논란이 일었고 맥심 편집장은 '김병옥을 악인으로 설정해 살인, 사체유기의 흉악범죄를 느와르 영화처럼 연출한 것'이라며 '성범죄 요소는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트렁크 속 여성이 입고 있는 옷이 보이지 않아 나체가 연상되는 것이 사실이다. 근데 성범죄보다 살인이 훨씬 더 심각하지 않나(...).

그러자 2014년 맥심걸 컨테스트에 우승해 미스 맥심으로 선정된 정두리가 자신의 트위터에 '맥심 커버를 보며 맥심이 가지고 있는 여성에 대한 시선에 유감이 깊어졌다'며 올해 예정된 맥심코리아 표지 사진의 촬영 거부를 선언하며 자폭했다 판을 키웠다.

정두리는 '많은 여성들이 남성에게 강간 살해를 당하고 있음에도 이번 화보를 통해 폭력을 미화시켜 매우 우려스럽다'면서 '여성에 대해 폭력적인 시선을 가진 잡지의 표지모델이 되는 것을 거부한다'고 덧붙였다. 그녀의 촬영 거부 선언은 키보드 페미니스트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얻었다.

정두리는 연예인도, 전문 모델도 아닌 프랑스에서 여성주의 미술을 공부하는 유학생이며 페미니스트 성향 도색 잡지(...)인 젖은잡지를 창간해 편집장을 맡고 있다.

연예계 진출 목적이 아니라 젖은잡지의 제작비를 충당하기 위해 미스 맥심에 출전했을 만큼 애착이 강하다. '젖은잡지'란 이름은 '여성의 성기가 젖었다(...)'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다음은 그녀가 발행하는 페미니즘이 충만한 젖은잡지에 수록된 화보다.

캬 여성에 대해 애정어린 시선 보소. 실제로 강간범들이 여성들을 결박하고 성폭행하는 사례가 있는 만큼 성범죄를 성적 판타지로 미화시킨 화보다.

여기에다 김장을 하던 동서지간의 두 여성이 '김치 다라이 본디-지'를 합니다. 가부장제의 가장 큰 비극인 시집살이 문화를 SM플레이 컨셉으로 (한을) 풀어보았습니다.라는 부연 설명으로 성폭행을 희화화하기까지 했다. 가부장제를 탓하며 가학성향 레즈비언을 합리화시키는 노련함이 돋보인다.

즉, 여자 다리를 청테이프로 묶은 것은 여성에 대한 폭력적인 시선이지만 여성을 재갈 물리고 밧줄로 꽁꽁 묶어 물건처럼 대야에 넣은 것은 페미니즘인 것이다.

정두리는 과거 주옥 같은 트윗글도 쓴 사실이 밝혀져 퍼거슨에게 1승을 헌납했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 당시 수많은 이라크 포로들이 손발이 묶인 채 나체 상태에서 성고문을 당했고, 우리나라에서도 군사 정권 시절 민주화운동을 했던 남성들이 성고문을 당했음에도 정두리는 이걸 꼭 구현해 보고 싶다고 한다.

즉, 여자가 차 트렁크 안에 다리가 묶인 것은 폭력을 미화 시킨 것이지만 남자가 감옥에서 벌거 벗긴 채로 팔이 묶인 것은 페미니즘이다.

우리 정두리 열사는 여성에 대한 폭력적인 시선을 경계하지만 남성이 짐승처럼 기어다닌 것에 신체적 매력을 느낀다.

지존파(출처: 정두리 트위터)

정두리가 남자에는 관심이 없기 때문에 트위터에 남자 사진은 가뭄에 콩 나듯 올리는데 위 사진이 그 중 하나다. 사진은 1994년 5명을 살해하고 암매장했을 뿐만 아니라 인육까지 먹어 결국 사형당한 지존파의 조직원들이다.

정두리가 이들을 옛날 남자로 지칭한 것이 미묘하다. 만일 국내 최초의 여성 연쇄살인범 김선자의 사진을 올려 놓고 '옛날 여자 관상'이라고 했다면 정두리는 뭐라고 했을까? 빼애애액

역습을 당한 정두리는 잽싸게 트위터 청소기로 최신 글들을 대량 삭제한 뒤 '과거 순으로 지워지는 줄 알았다'고 해명하는 꼼꼼함을 보였다. 정치해야긋네

정두리 열사의 과거 시네21와 가진 인터뷰도 재조명을 받고 있다. 그녀는 메르스 정보 공유를 취지로 개설된 메르스 갤러리를 꼴페미들이 점령해 남성 혐오, 비하 발언을 하는 것이 기쁜 일이라고 밝혀 메충이들을 열광시켰다. 그녀는 메르스 갤러리가 남성혐오라고 생각하는 것은 여성혐오를 자백하는 꼴이라고 일침했다.

범죄 컨셉의 화보는 유례가 없는데다 어그로성 문구까지 넣어 맥심의 표지는 충분히 불쾌하게 생각할 여지가 있다. 논란을 노린 맥심의 노이즈 마케팅이라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정두리의 자폭으로 비난의 대상이 맥심에서 꼴페미의 이중잣대로 옮겨지면서 여성들을 팀킬시키는 웃픈 상황이 돼 버렸다. 물론 메충이들 사이에서 정두리가 일약 롤모델로 떠올랐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