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경제원, 이승만 찬양시 우남찬가, 영시 세로드립 고소

자유경제원이 <제1회 대한민국 건국대통령 이승만, 시 공모전>에서 세로드립을 쳤던 입상자들을 고소했다.

자유경제원은 영문시 <To the Promised Land(약속의 땅으로)>를 최우수상에, <우남찬가>를 입선(4등)에 선정해 2016년 3월 15일 수상자들을 발표했었다.

하지만 4월 3일, <우남찬가> 저자 장 모 씨가 해당 시에 '한반도 분열', '친일 인사 고용 민족 반역자', '한강다리 폭파', '국민 버린 도망자', '망명정부 건국', '보도연맹학살'이란 세로드립이 포함된다는 사실을 덕후 커뮤니티 루리웹에 고백해 논란이 일었다.

<To the Promised Land> 또한 'NIGAGARA HAWAII(니가 가라 하와이)'란 세로드립이 포함됐다는 것이 드러났다.

자유경제원은 뒤늦게 두 작품에 대한 입상을 취소했지만 이미 인터넷에서 큰 웃음을 준 뒤였다. 자유경제원은 부들부들하며 5월 11일, 해당 작품의 저자들을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및 명예훼손,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자유경제원은 소장에서 '이승만 초대 대통령에 대한 공을 기리고자 공모전을 개최했었다'며 '그의 공과 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데 일조하기 위한 첫 단계'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해당 시는 역사적 사실과 다르거나 주관적인 의견에 기반했다'면서 '이승만 전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공모 취지에 위배되는 시로 응모하는 건 공모전을 방해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출처: 자유경제원

그럼 공모 취지에 위배되는 시를 왜 좋다고 뽑은 건가(...). 게다가 대상작인 <중앙청>에 나오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단단히 쓰던 석조 같은 우남(이승만 아호)'이란 문구도 주관적인 의견 아닌가? 민주주의 단단히 쓰신 양반이 부정투표하고 국민들에게 총 쏘셨쎄요?

자유경제원은 '장 씨의 시가 공모전의 취지에 부합한다고 오인하게 만들어 십사업무를 방해했고 이로 인해 입상을 취소해 업무방해를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출품작이 공모전의 취지에 부합한지 판단하는 건 주최측의 책임이다. 따라서, 이딴 시를 뽑아 준 심사위원 복거일 작가를 고소하면 되겠다.

자유경제원은 '장 씨가 업무를 방해하고 응모전을 모욕한 것을 루리웹에 자랑해 명예를 훼손시켰다'며 '루리웹은 파급 효과가 어마어마하다'고 덧붙였다. 자유경제원도 인정한 루리웹

장 씨가 루리웹에 인증한 입선 상장

응모전이 사람이냐 뭔 놈의 모욕이여. 또, 장 씨는 루리웹에 상장을 인증하고 수상 사실을 자랑했을 뿐인데 이게 왜 명예훼손이지? 루리웹의 이미지 때문일 수도

이어 '장 씨가 가명을 쓰고 명예를 훼손한 걸 보면 의도적으로 행사를 방해하기 위해 응모한 것이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그럼 익명 계정을 만들거나 필명으로 투고하는 것도 업무방해 행위인 건가.

자유경제원은 '이번 사건으로 명예와 위상이 추락했고 시 공모전을 매년 주최하여 균형적인 여론에 기여하고자 했던 의도가 물거품이 됐다'면서 '적대적인 언론의 비판적 보도로 인해 2차 피해까지 입게 됐다'며 행사 지출 비용 7백만 원을 포함, 5700만 원을 배상할 것을 요구했다.

피해 금액 5000만 원은 알파고가 계산했냐(...). 입상작 2개 잘못 선정했다고 공모전 개최 못 하나? 이승만의 공만 기릴 수 있는 시 공모전은 이승만 우상화지 뭔 놈의 균형적인 여론이여.

또, 비판적인 보도로 피해를 입었다면 해당 매체들을 고소해야지 왜 저자한테 땡깡부리나.

이에 대해 장 씨는 '제 시를 가로로 읽으면 이승만이란 인물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지만 세로로 읽으면 과오에 대해 비판이 된다'며 '세로드립이라는 문학적 장치의 미학을 살린 예술작품'이라고 반박했다. 드립력 보소

하와이로 망명 중인 이승만(출처: 경향신문)

그는 '해당 시에 이승만 선생과 자유경제원을 모욕하려는 의도가 드러나는 문장은 없다'면서 '세로획에 드러나는 단어에만 집착하는 분들은 다시 한 번 가로획을 읽어 볼 것'을 주문했다.

응모 의도에 대해서는 '이승만 선생에 대한 합당한 칭송과 건전한 비판을 동시에 담아내 이념을 떠나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화합의 장을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혹시라도 심사위원들이 시에 내재된 문학적 장치를 발견하지 못 할까 봐 의도적으로 이승만을 리승만으로, 인민군을 린민군으로 표기하는 문법적 오류를 저질렀다'면서 '전문가라면 누구나 알아챌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지만 자유경제원 측의 반응을 보니 신중하지 못 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사과했다.

장 씨는 변호셔틀 민변에 변호를 요청한 상태다.

세로드립과 관련한 대법원 판례가 없기 때문에 이번 사건은 대법원까지 가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재판 결과와 상관 없이 이승만을 조롱하는 시들이 영원히 판례에 남게 돼 법조인과 법학도들 모두가 해당 시들을 공부하게 된다(...). 자유경제원 팀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