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 신공항 정리 2: 백지화, 김해국제공항 확장

전편에서 계속.

가덕도는 이해할 수 없는 낮은 점수를 받아 편파 판정 의혹이 제기됐다.

산악 장애물이 없음에도 '고정장애물' 항목에서 61% 밖에 못 받았고 인근 주민이 한 명도 없지만 '소음' 항목에서도 낙제점인 44%를 받은 것이다.

부산 뿐만 아니라 밀양을 밀었던 정치팬들도 한나라당을 심판하겠다며 격분했다. 근데 2012년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경상도에서 압승했다(...).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가 영남권 신공항을 공약으로 재활용 내걸었고 집권 2년차인 2014년 타당성 검토에 착수해 <영남권 신공항 2편>이 시작된다.

2015년, 세계 3대 공항설계사인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이 입지 선정 용역을 맡았다. 하지만 가덕도의 장점이자 입지 선정에서 중요한 항목인 고정 장애물이 평가항목에서 제외돼 또 다시 편파 논란이 일었다.

10조 원 전후의 공사비가 논란이 되자 밀양은 깎아내야 하는 산봉우리의 수를 27개에서 4개로 줄여 4조 6000억 원으로, 가덕도는 활주로를 한 개로 줄여 국제선 전용으로 쓰는 방법으로 6조 원으로 낮췄다. ^오^

부산 신공항을 약속한 박근혜 후보 소년만화 주인공 손수조(출처: 팩트TV)

대구·경북은 K2 이전, 경남은 국비, 부산은 국비에 김해공항까지 걸려있기 때문에 정치인들 뿐만 아니라 지역 언론, 시민단체들까지 합세해 개싸움을 벌였다.

밀양 하남읍의 부동산 경기도 살아났다. 부동산중개업소 50여개가 들어섰고 계획관리지역은 평당 최대 55만 원, 농지는 2~30만 원으로 올랐다. ^오^ 신공항 부지의 60% 가량이 대구, 경북, 김해, 창원 출신의 외지인 소유인 것으로 전해졌다.

가덕신공항 부지에도 외지인들이 사람이 살지 않는 작은 조립식 주택을 집중적으로 지었다. 집이 있으면 땅만 가지고 있을 때보다 보상금이 두 배 많다. ^오^

상황은 5년 전보다 훨씬 심각해졌다. 신공항 유치를 염원하는 관제 집회가 열렸고 삭발식(...)도 가졌다. 부산에서는 '가덕신공항이 무산되면 민란(...)이 일 것'이라는 말이 돌았으며 서병수 시장은 시장직까지 걸었다.

신공항 갈등으로 부산과 경상도 나머지 지역이 원수지간이 됐고 새누리당이 2016년 총선에서 폭망했기 때문에 어느 한 쪽 편을 들면 1년 후 대선은 말아 먹을 게 뻔했다.

가덕신공항 유치 범시민궐기대회 삭발식 민주투사(출처: 오마이뉴스)

역시나 2016년 6월 21일, 사전타당성 검토 결과 김해국제공항 확장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해 2위 밀양과 3위 가덕도는 사이좋게 탈락했다. 서병수 아재요ㅜㅜ 김해공항 확장은 이미 두 번이나 부적합 판정을 받았지만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오^

김해공항 확장안은 활주로 1개와 여객·화물터미널, 관제탑을 신축을 골자로 한다.

새 활주로는 충돌 사고가 있었던 산악지대를 피해서 건설돼 이륙과 북쪽에서 착륙시에 이용하고 기존 활주로는 남쪽에서 착륙시에만 이용하므로 충돌 위험이 낮아진다. 총 공사비는 4조 4천억 원이며 2020년 착공해 2026년 개항할 계획이다.

하지만 새 활주로 또한 남풍이 불 때 착륙하면 안전성 문제가 우려되고 김해 시가지로 연결되기 때문에 소음에 노출되는 피해 가구수가 1.4배 증가한다.

또, 낙후된 시설과 포화 문제는 해결되겠지만 여전히 24시간 운영이 불가능해 허브공항이 될 수 없다.

1면이 백지로 발행된 매일신문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 파기라는 지적에 청와대는 '사실상 김해 신공항(...)'이라며 '약속을 지켰다'고 일침했다. 40년 된 아파트에 베란다 확장 공사와 리모델링을 하면 사실상 신축 아파트다. ^오^

영남권 신공항이 백지화되자 밀양에는 급매물이 쏟아졌고 하남읍의 한 다세대주택은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주식시장에서는 밀양 테마주가 폭락하면서 주갤럼들의 곡성이 구슬피 울렸다. 낙동강 정모

지역 이익단체 시민단체들은 항의 집회를 가졌고 정치인들도 강력 반발했다 사전 선거운동. 정의당만이 '영남권 신공항은 환경적, 재정적 재앙이 예상된다'며 김해공항 확장을 환영했다.

지역 언론은 일제히 백지화 방침을 비난했으며 특히 대구의 간판 신문사인 <매일신문>은 '신공항 백지화를 규탄한다'며 1면을 백지로 발행하기도 했다(...).

<영남권 신공항 3편>은 대선 2년 후인 2019년 여름방학에 개봉할 전망이다. 다음 대선에서 경상도 최대 떡밥인 영남권 신공항을 공약으로 걸지 않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스포일러: 백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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