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자 전 새누리당 의원이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10만달러, 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7억원의 뒷돈을 상납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성완종 회장은 자살한 당일 아침 6시에 가진 경향신문과 단독 인터뷰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2006년 9월, 당시 한나라당 의원이었던 박근혜 대통령은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만나기 위해 당시 백수였던 김기춘의 수행을 받아 독일을 방문할 예정이었다. 성완종 회장은 롯데호텔 헬스클럽에서 김기춘 의원에게 10만 달러, 한화 약 1억 원을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에는 허태열 당시 캠프 직능총괄본부장과 강남 리베라호텔에서 만나 현금 7억 원을 서너 차례 나눠서 줬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업 하는 사람이 권력의 중심에 있는 사람들이 말하면 무시할 수 없어 많이 (상납) 했다
고 털어놨다. 성완종 회장은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 허태열 의원의 소개로 박근혜 후보를 처음 만났다고 한다.
시신으로 발견된 성완종 회장의 바지 호주머니에서 김기춘, 허태열 비서실장을 포함 8명의 새누리당 인사와 뒷돈으로 추정되는 금액이 적힌 메모가 나와 그의 주장에 더욱 무게가 실린다. 그런데 경찰 브리핑에서는 메모가 발견됐다는 사실을 숨겼다.
이에 대해 김기춘 전 실장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전혀 사실이 아니고 아주 악의적이고 황당무계한 소설 같은 이야기
라고 반박했다. 그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는 맹세코 그런 일이 없고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다
고 주장했다. 저는 그러한 삶을 살아오지 않았습니다 여러분 하지만 2006년 당시 성완종 회장과 안면이 있었던 사실은 시인했다.
허태열 전 실장도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성완종 회장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김기춘, 허태열이 부인하는 건 당연하고, 문제는 이 둘을 성완종 회장의 진술을 토대로 엮을 수 있냐는 것인데 안타깝게도 성완종 회장의 인터뷰 내용은 수사기관에서 진술한 내용이 아니라 증거로 채택하기 어렵다. 검찰은 경향신문의 녹취파일 원본이 확보되면 수사 단서로 검토하겠다고 하는데 검토만 하고 끝날 것 같다(...).
시신에서 발견된 메모가 증거로 채택되더라도 공소시효가 간당간당하다. 성완종 회장의 주장의 사실일 경우 뇌물죄 또는 정치자금법 위반죄가 적용되는데 정치자금법 위반죄는 작년에 공소시효가 끝났다. 김기춘 옹이 이 글을 좋아합니다
뇌물죄의 공소시효는 10년이라 아직 3년 정도 남아 있긴 하지만, 설사 재판에 가더라도 판사가 뇌물죄가 아닌 정치자금법 위반죄를 적용시켜 공시시효 끝났으요할 가능성이 99프로다.
성완종 회장은 9500억 원의 분식회계와 공금 215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태였는데 그는 이것이 검찰의 무리한 수사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원외교 비리가 나오지 않자 검찰이 아내, 아들까지 털었고 그래도 나오는 게 없으니까 경남기업의 분식회계 혐의를 찾아낸 다음 이명박 정권의 자원외교와 딜(거래)을 할 것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성완종 회장의 주장을 정리하면 검찰이 이명박 정권의 핵심 인사들을 자원외교로 엮기 위해 성완종 회장의 분식회계와 공금횡령을 턴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엮기 위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개인 비리를 턴 것과 너무나 흡사하다. 검찰 종특
성완종 회장은 경향신문에게 나 하나가 희생됨으로 해서 다른 사람이 더 희생되지 않도록 하려고 말한다
고 밝혔는데 이때 이미 자살을 생각한 것으로 추정된다.
자원외교 비리 수사의 시발점인 경남기업 수사는 회장의 죽음으로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 피의자가 사망했을 뿐더러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기춘, 허태열까지 엮이게 생겼는데 이걸 어떻게 더 파나.
첫타인 경남기업 수사가 이렇게 마무리돼 시작도 하지 않은 자원외교 비리 수사의 앞날도 불투명해졌다. 친박계의 당 장악력이 갈수록 줄어들어 다음 총선전까지 친이계를 정리하려고 자원외교 비리 수사를 시작한 건데 이렇게 흐지부지되게 생겼으니 이명박 전 대통령의 명줄은 바퀴벌레 보다도 끈질기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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