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검찰수사 받겠다', 김무성 '야당 대선자금 조사해야'

고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불법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검찰 수사 받을 일이 있다면 받겠다'고 밝혔다.

홍준표 지사는 2011년 한나라당 대표 경선에 출마했고 당시 그의 캠프에서 일했던 윤 모 씨가 성완종 회장에게 현금 1억 원을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홍준표 지사는 윤 씨의 주장에 대해 '그 분이 어떤 입장인지 알길도 없고 사정이 있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 분은 홍준표 본인인가

윤 씨는 2011년 경선 당시 한나라당 소속은 아니었지만 홍준표 후보를 위해 선거운동을 했었고 2010년에도 경선 때에도 홍준표 후보의 공보 특보를 맡았다.

질문에 답변하는 홍준표 지사 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니야(출처: 연합뉴스)

홍준표 지사는 '구체적인 사실에 대해선 수사와 재판으로 해야지 언론 재판을 하면 모양이 안 좋다'고 일침했다. 근데 홍준표 지사는 대표적인 언론 재판인 노무현 전 대통령 비리 수사 당시 한 방송에 출연해 노무현 전 대통령은 사익이나 가족의 이익을 위해 뇌물을 받은 것이다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보다 더 나쁘다고 비난한 바 있다.

그는 이어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말이 길어지면 들통날 수 있기 때문에 '입장은 첫 날 말씀드린 것과 똑같다'고 대답했다.

한편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대선자금 의혹으로 번진 성완종 리스트 사건과 관련, '대선자금 조사는 얼마든지 하라'며 '대선자금은 여야가 있는 것이 아니니 야당도 같이 조사받아야 한다'고 일갈했다. 성완종 리스트에 나온 8명 전원이 새누리당 소속인데 조사는 새정연도 받아라(...).

김무성 대표(출처: 뉴시스)

김무성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자신이 아는 한 어떠한 불법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근데 원래 오른손이 하는 일은 왼손이 모르게 하는 것이다. 그는 또 대선자금 조사에 응하겠다고 호통쳤는데 검찰 요직을 우병우 민정비서관 라인들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소리다.

김무성 대표는 검찰 수사를 먼저 하되, 국민이 결과를 납득할 수 없다면 나오면 특검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여기서 국민은 새누리당 콘크리트를 뜻하는 것일 테니 당연히 특검은 없다. 게다가 특검 많이 구경해 봐서 알겠지만 새누리당이 질질질질 시간만 끌면 기간이 만료돼 종결된다.

그는 또 성완종 리스트의 발단이 된 검찰의 해외 자원개발 비리 수사는 성완종 리스트와 별개이고, 중단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친이계 때려 잡으러 시작한 것이 자원개발 비리 수사인데 자기가 비박계 대가리면서 수사가 중단되서는 안 된다니 이건 허세인듯.

김무성 대표는 성완종 리스트에 없기 때문에 사건 당사자가 아니지만 당대표로서 정국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해 한 발언으로 보인다.

하지만 홍준표 지사는 웃을 일이 아닌 게, 성완종 리스트에 오른 정도가 아니라 경선 당시 측근이 돈을 받았다고 시인하지 않았나. 홍준표 지사가 무상급식으로 칼춤을 쳐서 새누리당 지지율도 타격을 입었는데다가, 검찰도 한두 명 쯤은 예의상 집어 넣어야 하기 때문에 홍준표가 그 행운의 주인공이 되지 않을까 예측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