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리스트: 금품메모 전문 공개, 뒷돈 의혹

자살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시신에서 그로부터 뒷돈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정치인들의 명단이 적힌 메모가 나와 파장이 예상된다.

금품메모로 불리는 이 메모에는 총 8명의 정치인들 명단과 뇌물로 추정되는 금액이 적혀 있고 이들 중 한명은 뇌물을 준 날짜까지 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자세한 메모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는데 민족정론방송 채널A가 용감하게 까 버렸다(...). 채널A가 공개한 금품메모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 김기춘(10만 달러)
  • 허태열(7억)
  • 홍준표(1억)
  • 부산시장(2억)
  • 홍문종(2억)
  • 유정복(3억)
  • 이병기
  • 이완구

김기춘허태열은 전 청와대 비서실장, 이병기는 현 청와대 비서실장, 홍준표는 경남 도지사, 부산시장은 서병수, 홍문종은 새누리당 의원, 유정복은 인천시장, 이완구는 국무총리를 말하며 소위 성완종 리스트로 불린다.

기자회견 당시 성완종 회장(출처: 이투데이)

성완종 리스트 전원이 새누리당인데 성완종 회장이 새누리당 의원이었기 때문이다. 성완종 회장은 2014년 공직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했다. 성완종 리스트는 홍준표 지사를 제외하면 모두 친박계 인사로 특히 김기춘, 허태열, 이병기는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이다. 친박 올스타

성완종 전 의원은 이명박 정권 시절 자원외교 비리의 핵심 인물로 지목돼 검찰의 집중 수사를 받아왔다. 성완종 전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자신은 결코 MB맨이 아니고 2007년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선 경선 후보를 위해 뛰었다며 친박임을 강조했는데 빈말이 아니었다(...).

경찰은 시신 발견 당시 금품메모를 찾았지만 브리핑에서는 이 사실을 숨겼다. 성완종 회장이 김기춘과 허태열 전 비서실장에게 뇌물을 전달했다고 주장한 경향신문 인터뷰가 공개되자 검찰이 어쩔 수 없이 금품메모를 공개한 것이다.

메모의 글씨는 성완종 회장의 필체와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검찰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메모의 필적감정을 의뢰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준표 경남지사(출처: 노컷뉴스)

명단에 등장한 새누리 전사들은 똥줄이 타서 진화에 나섰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TV조선과 인터뷰에서 성완종 회장을 개인적으로 만난 일이 없고 안부 전화나 한두 번 받은 적이 있을 뿐이라며 최근에는 통화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성완종 회장이 자신에게 금품을 줄 이유가 없다며 측근을 자처하는 사기꾼에게 돈을 전달했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새누리당이 자유선진당과 통합할 때 성완종 회장을 알게 됐다고 한다. 서병수 시장은 당시 새누리당 사무총장이었고 성완종 회장은 자유선진당 원내대표였다. 서병수 시장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였고 성완종 회장과 몇 번 통화하고 만났지만 금품을 건넬만한 일을 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현재 휴가 중이라 대변인을 통해 '1원 한푼 받은 적이 없다'고 전해 왔다. 유정복 시장은 2007년 경선 당시 박근혜 후보의 비서실장이었는데 성완종 회장은 자살 직전 가진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2007년 경선 때 박근혜 후보 캠프의 직능총괄본부장을 맡고 있던 허태열에게 7억 원을 줬다고 주장했다.

서병수 부산시장(출처: 연합뉴스)

홍문종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고 일갈했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그는 19대 국회 이전에는 성완종 회장을 만난 적도 없고 그 이후에도 개인적으로 만난 적이 없다고 항변했다. 홍문종 의원은 금품메모를 음모라고 주장했는데 음모론 좋아하는 건 좌파 아닌가(...).

이들의 입장을 정리하자면 하나같이 성완종 회장과 통화하는 사이지만 개인적으로 만나지는 않았고 금품을 받은 적도 없다.

정치팬들에게는 아쉽지만 경남기업 수사는 이 시간부로 종료됐고 경남기업 수사의 진짜 목적인 자원외교 비리 수사도 종결될 가능성도 매우 높다. 친이계를 쥐잡듯이 잡으러 자원외교를 턴 것인데 이렇다 친박계가 궤멸되게 생겼다.

이 와중에 박근혜 대통령은 해외 여행 순방 가신다니 상팔자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