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시' 여성시대, SLR클럽 소모임 '탑씨' 사건 정리

여성 커뮤니티 여성시대가 디지털 카메라 커뮤니티 SLR클럽에 음란 소모임을 개설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여성시대는 20대 여성만 가입할 수 있는 다음 카페로, 여시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회원 수가 62만 명이 넘는 초대형 커뮤니티지만 회원 글을 읽을 수 있는 폐쇄형 카페다.

SLR클럽은 회원의 95%가 남성인 마초 남초 커뮤니티로 주 이용자 층은 3, 40대다. 인터넷에서 SLR클럽은 보통 스르륵이란 애칭으로 불리며 SLR클럽 회원은 자게이(시판 용자)로 불린다.

여성시대와 SLR클럽은 성별, 나이대, 관심사도 달라 소 닭 보듯 하는 사이였기 때문에 오유-여시 전쟁으로 인터넷이 시끄러웠을 때에도 자게이들은 소 닭 보듯 했다(...). 그러나 SLR클럽 내에 여시의 비밀 커뮤니티가 있다는 사실을 전 여시 회원이 오유에 폭로하면서 SLR클럽이 뒤집어진다.

이 비밀 커뮤니티에는 43개의 게시판이 있고 회원 수가 여성시대 본진의 약 7.8%인 47000명으로 사실상 여시 멀티 또는 벙커다. 여시 벙커의 정식 명칙은 소모임이지만 스르륵 안에 있는 다른 소모임과는 달리 비공개였기 때문에 스르륵 회원 누구도 그 존재를 몰랐다.

탑씨의 음란 게시물(출처: SLR클럽)

여시 벙커 중 가장 문제가 되는 게시판이 바로 탑시인데, 탑시란 탑 시크릿(Top Secret)의 준말로 탑씨라고 부르기도 한다.

탑씨에는 음담패설은 물론, 야한 사이트 정보, 동영상, 사진, 경험담 등이 공유되는데 그 수위가 소라net 수준이다. 동성 섹슈 파트너를 구하는 글이나 성인용품 인증 샷이 올라올 정도다. 탑시는 일정 등급 이상의 회원만 이용 가능하며 주말 심야 시간대에만 열리는 게릴라 게시판이다.

이게 왜 문제냐고? 스르륵에도 성인게시판이 있는데 우수회원만 이용할 수 있고 허용되는 수위가 매우 낮아 19금 사진 올리면 최소 1주일 간 이용정지다(...).

자게이들에게는 이렇게 엄격하면서 외부 회원들인 여성시대에게는 성인게시판도 아니고 음란 사이트를 열어줬으니 자게이들이 빡칠 만하지 않나.

게다가 SLR클럽의 모든 게시판은 본문 이미지는 최대 2MB까지, 댓글은 6글자 이상이어야 하며, 댓글에는 이미지를 달 수 없다. 자게이들이 댓글마다 ㄷㄷㄷㄷㄷㄷ한 것도 사실 6글자를 채우기 위해 아무 글자나 입력한 것이 유래다(...).

탑씨 등업 신청(출처: 오늘의유머)

반면 탑씨는 본문에 최대 15MB의 이미지를 30개(!)나 올릴 수 있으며 댓글은 3글자 이상이면 되고, 이미지 첨부도 가능할 뿐 아니라 전용 에디터까지 제공한다.

자게이들은 사진 덕후라 고용량 사진을 올리는 게 낙이기 때문에 이미지 크기 제한을 늘려 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청해왔다. 운영진은 서버 사정을 이유로 불가 방침을 밝혔는데, 알고 보니 여시에게는 아낌없이 퍼 준 것이다(...).

스르륵이 자금난을 겪을 때 십시일반 기부까지 해 줬더니, 먹고 살 만하다고 자기들은 호구 취급하고 무임승차한 여시들에게만 특혜를 준 사실에 자게이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스르륵에 자신의 누드 사진을 꾸준히 올려 왔던 한 아저씨(...)는 이미지 크기 제한 때문에 못 올린 사진이 한둘이 아니라며 울분을 토했다. 이건 운영진이 잘한 것 같은데

또 다른 문제점은 여시 벙커의 글을 읽으려면 주민등록증 스캔 이미지를 첨부해 등업 신청을 해야 하는데 이건 빼박캔트 정보통신법 위반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신고 인증 샷

피꺼솟한 자게이들은 운영진에 대한 항의 표시로 쌍욕과 음담패설(...)로 스르륵 자유게시판을 초토화시켰다. 일부 자게이들은 SLR클럽을 개인정보 불법수집 및 음란사이트 운영 혐의로 한국인터넷진흥원, 방송통신위원회, 국민신문고 할 것 없이 닥치는 대로 신고했다(...).

SLR클럽 측은 식겁해서 사과문을 올리는 한편, 여성시대 회원들의 주민증 인증글을 비롯, 여시 벙커 전체를 폭파시켜 증거 인멸 의혹이 제기됐다. 근데 DB 삭제 작업하다가 실수로 다른 게시판 글까지 지워 버렸다(...).

그럼 여시 벙커는 어떻게 탄생한 걸까? 여시 벙커의 핵심인 탑시는 원래 2012년까지 본진인 여시 안에 있던 성인게시판이었으나 다음 측에 발각돼 여시 운영진이 폐쇄시켰다. 그리고 2년 후인 2014년 6월, SLR클럽이 SLR소모임 베타테스터를 단 1팀만 모집하는데 관련 공지를 구석탱이에 올리는 바람에 대부분의 자게이들은 이 사실을 몰랐다.

하지만 탑씨의 재건을 꾀하던 여성시대의 한 게시판지기가 공지를 용케 보고 동료 회원들을 모아 스르륵 운영진에 2000개의 신청 메일을 보낸다. 여성시대 회원들은 무혈입성해 베타테스터로 선정됐고 그 해 8월, 여시 소모임이 만들어졌는데 SLR클럽 측은 이 사실을 공지하지 않는다.

여시들의 소모임 신청 목적은 어디까지나 탑씨였다. SLR클럽은 여시 벙커의 주 목적이 성인게시판이어서는 안 된다는 조건하에 탑씨 개설을 허락했기 때문에 여시 회원들은 여시 벙커가 일반 커뮤니티인 것처럼 속이기 위해 위장 게시판을 41개를 만들어 의미 없는 글로 도배한다.

이처럼 40개가 넘는 게시판 중 실제 이용한 것은 탑씨 하나였기 때문에 여시벙커=탑씨다.

베타테스트 기간은 11월에 끝났으나 여시 벙커는 2015년 5월까지 계속 유지된다. SLR클럽 측은 여시 회원들의 빗발치는 요청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문제는 베타테스트가 끝난지 반 년이나 지났는데도 SLR클럽의 기존 게시판에는 베타서비스의 기능을 적용하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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