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리턴 대한항공, 박창진사무장 뺑뺑이, 보복 의혹

땅콩리턴 후 병가를 내고 50여일 만에 복직한 박창진 사무장에 대해 대한항공의 보복이 시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박창진 사무장은 2월 2일 열린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결심공판에서 업무 복귀 후 이틀동안 새벽 4시에 일어나 비행을 하고 30시간 넘게 제대로 수면을 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실제로, 경향신문이 입수한 박창진 사무장의 2월 근무 스케줄은 인천-이탈리아 로마 딱 한 편만 빼고 죄다 국내선, 단거리 국제선으로 짜여 있다.

국내선, 단거리 국제노선은 대부분 체류비가 없고 비행 수당도 적을 뿐더러 현지 체류 없이 항공기에서 대기타다 바로 돌아오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힘들어 승무원들에게 기피 대상이다.

베테랑 승무원들은 주로 국제선에 배치되는데 18년 경력에, 불과 두 달 전에 국제선 1등석 VIP를 전담했던 사람이 신입들이나 하는 국내선 뺑뺑이를 도는 것은 이례적이다.

출처: YTN

박창진 사무장은 4일 아침 7시부터 새벽 1시까지 김포-여수 4편을 뺑뺑이 돌고, 9시간 후 인천-일본 삿뽀로 비행을 한다. 그런데 승무원은 비행기 출발 2시 30분 전에 출근하고 도착 1시간 후에 퇴근하는 게 관례다.

그럼 박창진 사무장은 4일 새벽 4시 30분에 출근해서 다음날 새벽 2시까지 일하고 다시 오전 7시 30분에 출근이틀 동안 3시간 밖에 못 잔다. 이건 하루 네 시간 자는 체력왕 이명박 전 대통령도 소화하기 힘든 일정이다.

13일에는 아침 8시부터 새벽 1시까지 김포-제주-원주-제주-부산-김포를 뺑뺑이 돈다. 국제선 일정도 단거리 국제선이 위주며 그 중 11일과 24일에 잡혀 있는 왕복 7시간 홍콩행은 최악의 난이도를 자랑한다.

박창진 사무장은 18년 근무하면서 이런 지옥의 스케줄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대한땅콩 측은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보복성 조치라는 의혹에 대해 '승무원 스케줄은 컴퓨터에 의해 자동편성되며 인위적으로 가혹한 스케줄 편성을 할 수 없다'라고 해명했다. 대한항공 임원 대가리가 컴퓨터일 수도.

재미있는 건 11일 홍콩 일정에는 땅콩회항 당시 모든 걸 목격했던 조 모 승무원(일명 살인 미소, 조커)도 같이 일한다.

조 승무원은 폭행, 회항은 없었다고 딱 잡아뗐기 때문에 박창진 사무장은 이 여자 면상보는 것도 부담이거니와 이제는 부하 직원에게 꼬투리 잡히지 않을까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과거 노조 활동에 적극적이던 직원들이 이와 비슷한 대우를 받았다고 알려졌다. 힘들고 수당 적은 노선에 배치해 제발로 나가게 하려는 의도라는 주장이 제기되지만 조양호 회장은 절대 그럴 분이 아니다.

조 모 승무원(출처: SBS)

조양호 회장은 1월 30일에 있었던 딸내미 조현아의 2차 공판에서 재판장이 '앞으로 대한항공의 직간접적 보복이 반드시 있을 것으로 본다'고 예언하자, 수시로 확인해서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직 확인을 안 한 듯

조양호 회장의 막내 딸인 조현민 진에어 전무는 조현아의 검찰 출석날 조현아에게 '반드시 복수하겠어!'라는 문자를 보냈다가 들켜서 급사과한 바 있다. 복선이었을 수도

박창진 사무장은 조현아의 결심공판에서 대한항공이 자신을 관심사원으로 관리할 시도가 여러 번 있었다고 주장했다.

업부 복귀후 첫 출근한 박창진 사무장(출처: 한겨레)

박창진은 조현아에 대한 심경을 말하라는 검사의 요청에 자신이 당한 사건과 같은 행위를 한 것에 대해 진실성 있게 반성해 보라며 직설을 날려 대한항공 로열패밀리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재판 기간 동안만이라도 최대한 납짝 엎드려 검찰에 이쁜 짓을 해야 조금이라도 조현아의 형량을 낮출 수 있는데 대놓고 패기를 부리는 거 보면 조현아의 수감 생활이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다 대한항공이 관심기업으로 분류될 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