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터파크 몰래카메라 범인.jpg 몰카 사건 정리

몰래카메라 범인 최 모 씨

2014년 말, 젊은 한국 여성들이 여자 샤워실과 탈의실에서 샤워를 하고 나체로 활보하는 모습이 담긴 몰-카 동영상이 토렌트로 유포됐다.

문제의 동영상은 9분 40여초 길이의 2개의 파일로 구성됐으며 에버랜드 캐리비안베이, 오션월드 등 3개의 워터파크와 1개의 야외수영장에서 촬영한 영상을 편집한 것이다. 몰카에 등장하는 여성들이 전부 젊고 외모도 평균 이상인 걸 보면 의도적으로 편집한 것 같다.

촬영 날짜가 2016년 8월 28일로 돼 있는데 추적을 어렵게 하기 위해 대부분의 몰카들은 카메라 날짜를 엉터리로 설정한다.

촬영자가 어떻게 카메라를 들키지 않고 반입했는지 의문인데 찍는 각도와 장소가 끊임 없이 변하기 때문에 내부에 설치한 것은 아니다. 동영상에서 카메라가 때때로 고정되기도 하는 걸 보면 안경 몰카 역시 아니다.

궁금증은 바로 풀렸는데 동영상 중에 거울 속에 비친 몰카 촬영자의 모습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예쁜 여성들만 편집했으면서 범행이 탄로날 수 있는데도 촬영자를 편집 안 한 것이 미스테리. 이런 스타일을 좋아하는 남자들을 위한 보너스 컷일 수도

몰래카메라 동영상(출처: YTN)

촬영자의 가슴팍에 선글라스가 매달려 있는데 만일 선글라스에 몰래카메라가 설치됐다면 사진에 수평으로 찍혀야 하지만 기울어져 있으므로 사실이 아니다. 그렇다면 촬영자가 들고 있는 휴대폰? 휴대폰 카메라는 앞면과 뒷면에 있지만 앞면, 뒷면 모두 거울을 향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불가능하다.

카메라는 바로 폰케이스의 윗면에 설치돼 있다. 사진에서 폰케이스의 윗면이 거울을 향하고 사진과 평행한 것을 알 수 있다. 폰을 들여다 보면 폰의 윗면이 앞을 향하기 때문에 몰카범들은 폰을 보는 척하면서 자연스럽게 촬영할 수 있다. 범행에 쓰인 몰래카메라는 대만 제품으로 가격은 49만 원이라고.

문제의 동영상은 중국과 대만에까지 퍼졌으나(...) 국내에서는 별 이슈가 되지 못 했다. 하지만 8월 중순, 해외에 서버를 둔 한 국내 성인 사이트가 해당 동영상을 유포하면서 국내 커뮤니티에도 알려지게 된다.

소식을 접한 여성들은 멘붕했고 최근 워터파크를 방문한 여성들은 동영상에 찍혔을까 봐 불안해 했다. 결국 캐리비안베이가 '장소가 명확하지 않은 국내 워터파크 우리 회사에서 촬영된 몰카가 유포됐다'며 경찰에 진정서를 접수하기에 이른다.

사실 2015년 1월, 이미 해당 몰-카 동영상의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했지만 반 년 넘게 미제로 남아 있던 사건이었다. 동영상에 범인이 떡하니 나오는데도 미제 사건인 걸 보면 경찰이 동영상을 안 봤나 보다(...).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자 경찰은 각 잡고 수사에 나서 동영상에 등장하는 4개의 장소 모두를 2014년 여름에 방문한 여성들을 추린 끝에 유흥업소 종업원 출신인 최 모 씨(27세)를 용의자로 지목했다.

최 씨는 경찰 수사 소식이 언론에 보도된 후 아버지가 살고 있는 전남 곡성으로 내려가 은신 중이었다. 관할인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곡성으로 내려가 최 씨 아버지 집 근처에서 잠복했다.

체포된 최 씨(출처: 뉴시스)

마침 최 씨 아버지는 친척으로부터 최 씨가 몰-카 동영상에 출연한다는 사실을 전해듣고 친척도 동영상 봤구나 격분해 최 씨에게 정의의 싸대기를 날린다. 하지만 최 씨는 폭력은 안 돼양이라며 112에 신고했고(...) 경찰서에서 피해자 진술을 한 뒤 당당히 나오던 중 용인동부경찰서 수사팀에 의해 체포됐다.

최 씨는 2014년 봄께 채팅을 통해 알게 된 공시생 강 모 씨(33세)에게 몰래카메라를 넘겨 받아 건당 100만 원을 받기로 하고 7월 16일부터 8월 7일까지 몰카를 찍었다. 하지만 실제로 최 씨가 받은 돈은 건당 30∼60만 원, 총 200만 원이었다. 임금 체납

이틀 후 체포된 주동자 강 씨는 소장용으로 몰카를 제작해 외장 하드에 저장했고, 하드를 버렸기 때문에 유포와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즉, 개백수가 소장하기 위해 200만 원을 들여 찍은 몰카를 하드 채로 쓰레기통에 버렸지만 기적적으로 유포됐다(...).

경찰이 확보한 원본 동영상은 총 185분 분량이며 200여명의 피해 여성이 등장한다. 최 씨는 외모가 좋은 여성은 따라다니면서 촬영하기까지 했다.

최 씨의 체포 사실이 알려지자 일부 상남자들은 최 씨가 여성이라는 이유로 '여자의 적은 여자'라고 일침했지만 주동자, 유포자, 시청자, 잠재 고객 모두 남자다(...). '같은 여자로서 어떻게 저럴수가 있냐'는 사람들도 있던데 범죄자가 여자, 남자 따지는 것 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