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꾸라 무서운 이야기 '도계장 사건' 정리

<옹달샘과 꿈꾸는 라디오>(이하 옹꾸라)는 옹달샘이 진행했던 팟캐스트로 43회부터 시작된 무서운 이야기는 청취자들이 직접 출연해 무서운 일화를 들려 주는 코너였다.

<무서운 이야기>의 1편은 도계장 이야기로 2014년 6월 29일 방송됐다. 도계장이란 닭을 잡는 곳을 뜻한다. 도살장이 소와 돼지를 잡는 곳이니, 도계장은 닭을 위한 도살장이라 보면 된다. 첫 편인데다가 워낙 내용이 기괴해 많은 팬들이 기억하고 있다. 다음은 그 요약본이다.

주인공은 여름 동안 도계장에서 알바를 했다. 도계장은 산 꼭대기와 중턱 사이에 위치해 있어 인적이 뜸해 주변 민가와는 차로 3~40분 거리였다.

도계장에서 도보로 20분 정도 거리에 교회수련장이라고 쓰여진 컨테이너 박스 두세 개가 있었는데 주위에 사람 구경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였다. 일반적인 교회라는 느낌은 아니었으며 주민들에게는 이상한 곳으로 소문이 났었다. 교회수련장 근처에는 딸기 냄새가 많이 났다.

도계장 일은 육체 노동이다 보니 힘들고 피곤했다. 일이 적응될 무렵, 전날 급하게 주문이 들어와 새벽 2시에 작업이 끝났다. 팀장과 동료들은 닭을 탑차에 실어 배달을 갔고, 주인공 혼자 도계장에 남아 새벽 3시까지 정리 작업을 했다.

©옹꾸라

그는 차가 없었으므로 동료들이 새벽 4~5시에 돌아와 집에 데려다 주기로 했다. 도계장은 열기가 많은데다 닭을 처분하는 기계는 작업이 끝나도 계속 작동하기 때문에 답답해서 손전등만 들고 산책을 나갔다.

언덕 넘어 교회수련장 쪽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경전을 외우는 듯한, 웅얼웅얼하는 소리였다. 얼마 전, 밤에 시끄럽게 한다고 마을 이장이 교회수련장 측과 다퉜다는 기억이 났다.

호기심이 생긴 그는 손전등을 끄고 교회수련장 쪽으로 살금살금 걸었다. 주위에는 여름임에도 마치 안개가 낀 것 같았다.

소리가 나는 곳은 교회수련장에서 조금 떨어진 곳이었다. 멀리서 보니 주인 없는 무덤 근처에서 십수 명의 사람들이 엉켜있었다. 두 명은 뭔가를 중얼거리고, 다른 한 명은 뭔가를 태우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엉켜있는 사람들은 난교를 하는 남녀들이었다. 그는 욕이 나오는 것을 참고 발길을 돌렸는데 언덕을 넘어 내려 오는 순간 팀장에게 전화가 걸려 왔다. 전화를 받으면서 뒤돌아보니 꽤 먼거리였지만 사람들이 일제히 자신을 쳐다본다라는 느낌을 받았다.

하림 도계장(출처: 축산경제)

그는 속으로 '아, ㅅㅂ'했지만, 팀장과 통화하며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가던 길을 갔다. 약간 빠른 걸음으로 걷는데 타다닥하며 사람들이 뛰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그도 겁이 나 뛰기 시작했고, 도계장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도착했을 때 뒤돌아 보니 반라의 사람들이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한밤 중이었지만 정상이 아닌 듯한 눈빛이었다.

그는 겁에 질려 통화 중인 팀장에게 지금 밖에 나와서 교회수련장에 왔는데, 이 새끼들 이상한 놈들이다. 얘들이 존나 미친 것 같은데 나 따라오고 있다, 지금 숨어야 겠다.고 말하고 도계장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는 도계장 문을 걸어 잠그고 문 앞을 무거운 것들로 막은 후 등을 기대 앉았다. 팀장에게는 상황을 설명하고 전화를 끊었다. 몇 분 후, 사람들이 고함을 지르면 문을 두드렸다. 꼼짝 않고 있으니까 소리가 잦아들더니 주위가 고요해 졌다. 빠르게 뛰던 심장도 정상으로 돌아왔다.

그 때, 문 사이로 쾅 소리와 함께 도끼 날이 들어왔다. 산가에는 땔감을 구할 수 있게 도끼를 비치해 놓는데 그걸 가져온 것이다. 몸이 얼어붙었다.

©옹꾸라

도끼날이 빠지고 그 틈으로 사람이 눈이 보였다. 그리고 '쾅쾅쾅'하는 소리가 계속됐다. 그는 오줌을 지리고 그대로 기절한다.

누군가 때리는 느낌에 정신이 들었다. 팀장이 문을 열고 그를 깨운 것이다. 정신을 차리고 밖에 나가 보니 현관이 칼질과 도끼질로 난장판이 돼 있었다. 자초지종을 들은 팀장은 연장을 챙겨 마을 이장, 주민들과 함께 교회수련장에 쳐들어갔다.

교회수련장에는 짐만 있을 뿐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난교 현장이던 무덤가에는 환각제, 마약을 태운 듯한 흔적이 남아 있었다. 이장은 경찰에 신고했고 주인공은 충격으로 일을 그만 뒀다. 이후 교회수련장 뿐만 아니라 도계장도 사라졌다는 얘기를 듣는 걸로 이야기는 끝난다.

물론, 청취자 사연은 조작이 많아 <도계장 이야기>가 진실이라는 증거는 없다. 또한 청취자는 지역명을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의 도계장이 양평에 있었다는 주장 역시 사실이 아니다. 하지만 2009년, 광주에 위치한 한 사이비 종교에서 마약을 복용하고 혼음한 사례가 실제로 있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