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흑인유학생 연탄색', 외신기자 '트럼프같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아프리카계 유학생의 얼굴색을 연탄색에 비유하며 반기문 대세론에 힘을 실어 줬다.

2015년 12월 18일 오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영남대학교 박정희정책새마을대학원(...)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 40여명, 새누리당 청년위원 50여명과 함께 밥상공동체복지재단 서울연탄은행이 주관한 연탄 배달 봉사활동에 참가했다.

이들은 산타클로스 모자를 쓰고 서울 관악구 삼성동 일대의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독거노인 등 불우이웃 15가구에 연탄 200장씩을 전달했다.

김무성 대표는 달랑 30분만 참여했지만 사고를 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나이지리아 출신 흑인 유학생에게 웃으며 니는 연탄 색깔하고 얼굴 색깔하고 똑같네라고 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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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유학생이 웃으며 넘어갔지만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 명백한 인종비하 발언이다. 처음 보는 학생에게 반말한 건 그냥 넘어가자.

김무성 대표, 원 안은 아프리카계 유학생(출처: 연합뉴스)

김무성 대표는 지가 뭔 소리를 했는지도 모르고 기자들 앞에서 '새마을운동을 배우러 온 외국인 학생들과 함께 이웃을 돕게 돼 뿌듯함을 느낀다'며 가오를 잡았다. 새마을운동 대신 인종차별을 배워갔다

그는 '고생하는 이웃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도록 돕는게 우리가 할 일'이라고 덧붙였는데 새누리당이 추진하는 노동개혁법이 통과되면 고생하는 이웃들이 늘어나겠지.

웃프게도 현장에서 김무성 대표의 인종차별 발언을 지적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하지만 해당 소식이 보도되면서 김무성 대표는 먼지나게 까였고 애국보수 단체들조차 네이버 댓글에서 철수했다.

영국 로이터 통신의 제임스 피어슨 서울 주재 기자도 해당 기사를 트윗하며 한글로 정말 어이가 없다라는 글을 남겨 김무성 대표는 일약 월드스타로 떠올랐다.

로이터 기자 제임스 피어슨의 트윗(출처: 트위터)

김무성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친근감을 표현한다는 게 상처가 될 수 있음을 고려하지 못한 잘못된 발언이었다'면서 '변명의 여지가 없는 저의 불찰이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사과했다. 그럼 일베는 친근한 커뮤니티냐

김무성 대표가 2013년 8월, 한 술자리에서 여기자에게 자신의 무릎 위에 앉을 것을 요구한 것 역시 친근감의 표현인 것으로 추정된다.

피어슨 기자는 영어로 '김무성 대표가 아프리카계 학생의 얼굴을 석탄에 비유한 것에 대해 즉시 사과한 걸로 전해졌다'라고 트윗했다. 이어 한글로 트럼프 같아란 트윗을 날렸다가 곧 삭제했다.

트럼프란 미국의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로 '멕시코 이민자들은 강간범이다', '이슬람 신자의 입국을 막겠다' 등 주옥같은 발언을 남겨 미국 애국보수들에게 인기가 높다.

김무성 대표와 도널드 트럼프는 닮은 점이 많다. 첫째, 김무성 대표는 한국 애국보수 정당인 새누리당,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 애국보수 정당인 공화당의 유력한 차기 대권 후보다. 둘 모두 지지율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것도 똑같다(...).

장애를 조롱하는 도널드 트럼프(출처: CNN)

둘째, 아버지 잘만난 금수저다. 김무성 대표는 친일파 아버지인 김용주로부터 막대한 유산을 물려 받아 재산이 총 137억 원에 이른다. 트럼프는 부동산 재벌 프레드 트럼프의 아들로 1970년대에 뉴욕 아파트 27000채를 물려 받아 추정 재산이 5조 원대다.

셋째, 기자들에게 거리낌이 없다. 김무성 대표는 처음 보는 기자들에게 말을 쿨하게 놓고 한 기자가 뇌물수수로 구속된 측근에 대해 묻자 '너는 뭐 쓸 데 없는 소리를 하고 앉아 있어'라고 면박을 주기도 했다. 트럼프 또한 곤란한 질문을 던진 기자의 신체 장애를 조롱한 적이 있다.

여기에 흑인 비하가 추가된 것이다. ^오^ 트럼프는 과거 '게으름은 흑인의 특징', '오바마 대통령이 너무 못 해서 수백 년동안 흑인 대통령을 못 볼 것 같다', '우리의 위대한 흑인 대통령이 볼티모어를 망가뜨리는 (흑인) 깡패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지 못 했다'라는 막말을 한 바 있다.

그래도 사과 따위는 하지 않는 도널드 트럼프에 비하면 김무성 대표는 인간미가 있다(...). 김무성 대표의 흑인 비하 발언이 국제망신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의 눈부신 활약으로 별 이슈는 안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