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딸 암매장 사건 2: 광주 암매장, 고성 아빠

전편에서 계속.

방임 엄마 박 씨는 이 씨 자매, 친구 백 씨와 함께 김 양의 시신을 이 씨의 차 트렁크에 실은 채 이틀간 암매장할 곳을 찾아 다녔다.

그리고 10월 28일 밤, 이들은 경기도 광주시 초월읍에 있는 이 씨 시아버지 소유의 야산에 김 양의 옷을 모두 벗긴 뒤 암매장한다.

딸이 이 지경이 되도록 김 양 아빠는 뭐 하고 있었냐고? 재혼을 준비하고 있었다. ^오^

2013년 4월, 김 양 아버지는 서울 자신의 집으로 돼 있던 두 딸의 주소지를 어머니가 살고 있는 경남 고성군으로 옮긴 뒤 재혼했다. 새장가 가기 전에 등본 세탁은 필수다.

2013년 말, 방임 엄마의 작은딸이 초등학교에 입학할 시기가 다가오자 고성군 면사무소는 작은딸 친할머니 주소로 입학통지서를 보냈다. 하지만 친할머니는 '연락이 되지 않는다'며 취학 면제 신청을 내 입학 면제 대상자가 됐다.

2015년 봄, 방임 엄마는 작은딸과 함께 이 씨의 집을 나와 찜질방을 전전하면서 수천만 원의 빚을 지게 됐다.

김 양이 암매장된 야산(출처: 연합뉴스)

그해 말, 그녀는 충남 천안시의 한 막걸리 공장을 작은딸과 함께 찾아가 '가정폭력으로 두 달 전 가출했다'며 일자리를 부탁했다. 작은딸(9)의 나이도 7살로 속였다.

공장 측의 배려로 방임 엄마는 공장에서 일하며 작은딸과 함께 기숙사에서 생활했고 직장 동료들에게도 항상 밝게 대했다.

2015년 12월, 경찰이 <인천 아동학대 사건>을 계기로 장기 결석, 미취학아동들에 대한 전수 조사에 나섰다. 작은딸은 입학 면제 대상자라 조사 대상이 아니었지만 관할 초등학교가 실수로 입학 대상자로 분류해 조사 대상에 올랐다.(...)

동창 백 씨, 방임 엄마 박 씨, 집주인 이 씨(출처: 포커스뉴스)

경찰은 김 양 아버지로부터 '아내가 딸들을 데리고 가출했다'는 진술을 받아내 2016년 1월 28일, 방임 엄마를 막걸리 공장 기숙사에서 교육적 방임 혐의로 체포했다. 그녀는 동료들에게 '딸을 아동보호센터에 맡기면 다시 출근할 수 있다'며 안심시켰다.

경찰은 자폐 증상을 보이는 작은딸을 아동보호기관에 맡기고 방임 엄마를 아동복지법 위반혐의로 구속한다. 큰딸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경찰이 행방을 추궁하자 방임 엄마는 '놀이터에서 잃어버렸다', '기도원에 보냈다'고 구라를 치다 결국 살해 사실을 실토했다.

김 양의 시신은 이미 백골이 된 상태였다. 방임 엄마와 이 씨는 상해치사, 사체유기, 아동복지법위반 혐의로 구속됐고, 백 씨는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 이 씨 언니는 불구속, 백 씨 어머니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됐다.

이들은 현장검증에서 태연히 범행을 재현했지만 방임 엄마만이 암매장하는 장면에서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이들과 동거했던 이 씨의 남편은 아동학대 및 김 양 살해와 암매장 사실을 전혀 몰랐던 것으로 조사됐다. 즉, 학교 갈 나이가 지난 아이들이 집에만 있고 온몸에 멍자국이 있던 아이는 어느날 갑자기 사라졌는데 이상한 낌새를 못 느꼈다.

현장검증(출처: 연합뉴스)

아직 수사 중인 사건이라 의문점이 여전히 남아 있다.

  • 김 양이 방치된 상태에서 누군가에게 살해당한 것은 아닌가.
  • 이 씨는 방임 엄마와 백 씨로부터 투자받은 10억 6천만 원을 어디에 썼나. 방임 엄마와 백 씨는 왜 이 씨에게 법적대응을 하지 않았나.
  • 방임 엄마가 이 씨 집을 나온 계기는 뭔가.
  • 이 씨 남편은 한지붕 세가족이라는 괴랄한 동거에 어떤 문제도 못 느꼈나. 처형(이 씨의 언니)과 같이 사는 것도 안습인데 아내 지인(방임 엄마, 백 씨)들도 모자라 그 어머니(백 씨 어머니)까지 데리고 사는 건 막장 아닌가.

분명한 것은 사건에 등장한 어른들 중 사람 새끼는 단 한 명도 없었다는 것이다. 김 양의 명복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