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비스트 린다김 갑질 논란, 카지노 꽁지 폭행?

린다김의 본명은 김귀옥(63)으로 김영삼 정부 시절 활동한 무기 로비스트다. 로비스트란 정부 관계자를 접대해 정보를 캐내거나 청탁하는 사람을 말한다.

린다김은 고등학생 시절인 1970년 화장품 모델로 데뷔해 배우와 가수로 활동했지만 모두 실패하고(...) 1979년 미국 이민과 함께 연예계에서 은퇴했다. 이후 재미교포와 결혼해 나이트클럽을 운영했으나 이혼 후 귀국했다.

1996년, 미국의 한 군수 업체가 2000억 원대의 백두사업(대북 정찰기 사업)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린다김을 로비스트로 고용한다.

2000년 당시 린다김 기자회견(출처: 연합뉴스)

보통 로비스트들은 아저씨들에게 봉투 찔러 주고 룸쌀롱 데리고가 아가씨들을 붙여 주지만 린다김은 42세의 노구를 이끌고 직접 이양호 국방장관을 비롯한 고위 군 관계자들에게 몸로비를 하는 노익장을 과시한다.

린다김의 맹활약으로 사업권을 따냈지만 2년 후, 전현직 군 고위 인사들이 군사기밀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된다. 그리고 2000년, 이양호 국방장관이 '두 번 했다(...)'고 시인하고 '사랑하는 린다(...)'로 시작되는 애절한 연애 편지가 공개되면서 <린다김 사건>이 터졌다.

린다김은 군사비밀을 빼내고 뇌물을 건넨 혐의로 구속됐으나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아 풀려났다.

린다김 근황(출처: TV조선)

세월은 흘러 2015년 12월 15일, 카지노 관광 가이드인 정 모(32) 씨는 지인 A씨로부터 '린다김이 이틀 동안 이자 500만 원에 5천만 원을 빌리기를 원한다'는 얘기를 듣고 린다김이 투숙한 인천 영종도의 한 카지노 호텔을 찾았다.

정 씨가 호텔 방에 들어 갔을 때 린다김은 전화를 하고 있었다. 정 씨에 따르면 린다김이 '어이, 권 장관. 양아치 짓 하면 안 돼. 이번 무기는 말이야'라며 화난 듯했지만 다소 어눌한 말투로 말했다고 한다.

린다김은 스캔들이 터진 2000년 당시 방송에 출연해 유창한 ㄹ혜체를 구사한 바 있다. 반면 린다김은 '권 장관이 아니라 권 장군과 통화 중이었다'고 반박했다.

정 씨는 통화 내용을 듣고 위압갑을 느껴 호텔방을 나갔다고 한다. 즉, 어눌한 말투의 할머니에게 위압감을 느꼈다. 하지만 A씨가 12억 원대의 땅 계약서를 보여 주며 보증을 서자 같이 호텔방으로 돌아갔다.

린다김은 정 씨에게 '내가 누군지 몰라. 이 시계가 1억 8천만 원짜리고 반지는 15캐럿이다. 미국에서 그랜드 호텔도 운영한다. 너 이런 식이면 한국에 못 산다. 좋게좋게 돈 주고 가'라고 꾸짖었다.

그녀는 '17일 오후 1시까지 갚는다'는 자필 차용증에 지장을 찍고 정 씨에게 선이자를 지불했다.

16일 자정, 린다김이 '카지노에서 1억 5천만 원을 날렸다(...). 5천만 원만 더 빌려 주면 10억 원을 주겠다'고 제안했지만 정 씨는 거절했다.

17일 오후 1시, 정 씨는 린다김의 호텔방을 찾아가 약속대로 돈을 갚을 것을 요구했다. 그러자 린다김이 정 씨를 한 차례 밀치고 뺨을 때렸다고 한다.

정 씨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지만 A씨가 '린다김이 갚겠다고 말했다'며 경찰을 돌려 보낼 것을 요구해 정 씨는 신고를 취소한다(...).

린다김의 차용증, 왼쪽이 린다김의 영주권 카드(출처: 연합뉴스)

정 씨에 따르면 린다김이 '자신을 갖고 놀았다'며 '싸가지 없는 놈. 무릎 꿇고 빌면 돈 돌려줄게. 꿇어'라고 명령해 이모님. 제발 돈 좀 돌려주세요. 제가 죄송해요. 저한테는 정말 큰 돈입니다.라면서 무릎을 꿇고 사정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린다김은 '어깨를 한 차례 때린 적은 있지만 무릎 꿇린 사실은 없다'고 반박했다.

린다김은 지인 2명이 돈을 대신 갚을 것이라며 연락처를 줬지만 이들 역시 '정 씨가 사채업자'라며 갚지 않았다.

꽁지란 도박꾼들을 상대로 선이자를 받고 고리로 단기 대출을 하는 사채업자를 말한다. 실제로 정 씨는 카지노 관광 가이드로 카지노 호텔에 묵고 있던 린다김을 상대로 연리 1825%선이자를 떼고 이틀 동안 대출해 줬다.

정 씨는 린다김의 욕설이 포함된 녹취록과 전치 2주 진단서(...)를 증거로 린다김을 사기 및 폭행 혐의로 고소했다. 즉, 할머니의 싸대기를 맞아 2주 동안 치료가 필요하다.

이에 대해 린다 김은 '돈을 빌린 것은 맞지만 감정이 나빠져 돌려주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원래 꽁지 돈 안 갚으면 양복 입은 형들이 제네시스 타고 출동하는데 그래도 정 씨가 대인배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