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탈당 사태 1: 문화예술위원회 메갈리아 논평, 트위터 자폭

2016년 7월 20일, 정의당 문화예술위원회는 게임회사 넥슨이 김자연 성우를 교체한 것과 관련해 '정치적 의견이 직업 활동을 제약하는 근거가 될 수 없으며 그것을 이유로 직업활동에서 배제되는 것은 부당하다'는 논평을 냈다.

김자연은 이틀 전, 페이스북 페이지 <메갈리아4>가 제작한 'Girls do not need a prince(여자는 왕자가 필요 없다)'란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구입해 트위터에 인증한 바 있다.

메갈리아4는 남성혐오 커뮤니티 <메갈리아>를 페이스북에 홍보하기 위해 만들어진 페이스북 페이지다. 메갈리아(이하 메갈)는 남성을 대상으로 일베의 말투, 성적 비하, 패드립, 고인드립을 흉내내 '여자 일베'로도 불린다.

메갈리아1, 2, 3이 메갈의 게시물을 공유하다 규정 위반으로 잇달아 삭제 당하자 메갈로부터 독립을 선언하고 만든 것이 메갈리아4다. 일베 말투와 남혐 요소를 배제하는 등 메갈과 별개임을 강조하지만 이름부터 메갈리아고 메갈에도 우호적이다.

메갈리아3은 '여혐 페이스북 페이지인 <김치녀>는 그대로 두고 메갈리아3만 삭제하는 건 편파적'이라며 페이스북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메갈리아4가 소송비를 지원하기 위해 문제의 셔츠를 제작해 판매했다.

김자연이 인증한 티셔츠(출처: 트위터)

수익 중 소송비를 제한 금액은 가정 폭력, 성폭력 피해 여성과 고소당한 메갈 회원들의 변호에 사용된다.

일베의 말투와 혐오 요소를 배제한 일베4가 고소당한 일베충들의 소송을 돕기 위해 티셔츠를 판 거라 생각하면 된다.

논란이 일자 김자연은 '간간히 리트윗된 메갈 글들을 보았고 여성혐오에 대응하는 사이트라 생각한다. 딱히 나쁜 인상을 갖고 있지 않다'며 '제 선택이 잘못됐다면 그에 따른 책임을 지면 될 일'이라고 일축했다.

마침 넥슨은 서비스 중인 게임 <클로저스>에 김자연이 녹음한 신규 캐릭터를 선보일 예정이었다. <클로저스> 이용자 대다수가 남자들이라 홈페이지는 쑥대밭이 됐고 성우 교체를 요구하는 글들이 빗발쳤다.

다음 날, 넥슨은 <클로저스>의 성우를 교체하기로 발표했다. 만일 신규 캐릭터에 대한 보이콧이라도 일면 홍보비, 제작비가 날라가는 건 물론, 담당자도 모가지 감이기 때문이다.

김자연이 녹음했던 신규 캐릭터 '티나'(출처: 클로저스)

넥슨은 이와 함께 과거 김자연이 녹음했던 <최강의 군단>도 성우를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수백 억을 투자한 <서든어택2>가 폭망한 상황에 다른 게임들까지 부진하면 끝장이었다.

넥슨은 임금을 지불하고 단순히 작업물을 쓰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김자연에게 어떤 피해도 주지 않았다.

따라서, 정의당 문화예술위 주장대로 정치적 의견 때문에 넥슨이 김자연을 교체한 것이 아니라 이용자들이 그녀를 보이콧한 것이다. 과거 걸그룹 <크레용팝>이 소속사 사장이 일베 회원이란 이유로, <시크릿>의 멤버 전효성이 방송 중 '민주화' 드립으로 행사가 줄줄이 취소된 것처럼 말이다.

개인적으로 일베를 하건, 메갈을 하건 신경 안 쓰지만 고객이 싫다는데 넥슨도 별 도리 없지 않나. 넥슨이 김자연 안고 가다 매출 떨어지면 정의당이 보상해 줄 것도 아니면서 왜 간섭이여.

논평이 오지랖인 건 둘째치고, 메갈 이용자가 교체된 것을 항의한 셈이기 때문에(...) 당원들은 '메갈을 지지하는 것이냐'며 강력 반발했다. 평소 유령 마을인 정의당 게시판에는 미친듯한 스피드로 글이 올라왔고 일부는 탈당을 선언했다.

출처: 정의당

김자연 성우 교체 사건의 불똥이 탈 것도 없는 정의당까지 튄 것이다.

7월 21일, 문화예술위는 '어렵게 트는 싹을 소비자들이 발로 짓밟으면 참 컨텐츠 사업이 크겠죠? 자기와 다른 생각이 수만 가지가 있다는 걸 이해하지 못하고 관용도 못하면서 무슨 컨텐츠냐'란 글을 리트윗하며 언플했다.

문제는 해당 글을 쓴 사람이 위안부를 주제로 에로 만화를 그린 고고체리 작가란 것이다. 메갈을 페미니즘이라고 쉴드치려다 패륜 여혐 작가의 글을 인용해 버렸다(...).

다음날, 권혁빈 문화예술위 부위원장은 '한국의 진보정당에는 반여성주의적 색채가 많이 남아 있다'며 '이를 계기로 여성들이 정의당에 많이 입당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메갈이 입당할 수도

이어 중앙당과 조율 없이 논평을 낼 수 없다면서 '논평 철회는 없다'고 못 박았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