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부장판사가 다음과 네이버에서 수 년 간 베충이같은 댓글을 단 사건의 유출 경위를 놓고 애국보수들 사이에 의견이 분분하다.
네이버 열사들은 댓글판사의 인권이 유린당했다(...)며 유출자부터 색출할 것을 요구했고, 일부는 좌파들이 댓글판사를 검열했다며 좌파같은 주장을 했다.
같은 진영의 큰 별을 잃은 애국보수 언론들도 댓글판사의 신원 유출 경위에 의문을 표시하며 유출 과정에서 불법 행위가 있었는지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국정원 여직원 댓글 사건이 생각나는 건 기분 탓인가.
댓글판사 사건을 최초보도한 JTBC는 어떤 경로로 댓글판사의 신분이 털렸는지 공개하지 않았다. 대법원도 댓글판사의 개인적 일탈의 유출 경위를 조사했지만 실패했다고 한다.(...) JTBC에 압수수색 영장 때리면 되겠네. 따라서 유출 경로에 대해 몇 가지 설만 나돌고 있다.
첫째, 누가 키보드전사를 모욕죄로 고소했더니 검찰 조사에서 현직 부장판사라는 게 드러났고 검찰이 그걸 JTBC에 흘렸다. 하지만 고소 여부는 기자들이 간단히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인데 어떤 언론도 보도하지 않은 걸 보면 사실일 가능성은 낮다.
둘째, 애국보수인 댓글판사를 제거하기 위해 법조계 내부의 좌빨이 밀고했다. 물어 볼 것도 없이 일베가 제기한 썰이다.
하지만 가장 설득력이 있는 주장은 댓글판사와 키보드 배틀을 뜬 키보드전사가 피꺼솟해 구글로 댓글판사의 신상을 털었다는 설이다.
키보드전사들은 잘 알겠지만 키배의 패자가 쓰는 최후의 수단이 고소 아니면 신상털이다. 댓글판사는 다음에서 나름 네임드였는데 다음 댓글란 죽돌이들이 대부분 반새누리인데다가 정치병 환자들도 적지 않아 애국보수인 그와 끊임없이 충돌했다고 한다. 천생연분 그 중 한 명이 댓글판사와 키배를 떴다가 패배하고 분노의 신상털이를 했는데 월척이 걸렸다는 것이다.
댓글판사의 신상을 터는 법은 중앙일보가 친절히 설명해 줬다.(...)
다음 댓글란에서 작성자의 닉네임 오른쪽에 있는 다른 댓글 보기를 클릭하면 그 사람이 과거에 쓴 다른 댓글들이 쫘아악 나온다. 지금이야 글을 쓰면 닉네임이 나오지만 과거에는 이메일 주소가 나왔다.
문제는 옛날에 쓴 글들은 아직도 이메일 주소가 나오기 때문에(...) 댓글판사가 2009, 2010년께 작성한 댓글에는 그의 한메일 주소가 뙇! 나온다.
이 한메일 주소를 구글에 검색하면 댓글판사가 실명으로 만든 블로그가 나오고 그 밑에 하이텔(...) 주소도 나온다. 이 하이텔 주소로 다시 구글 검색을 해 보면 서울대학교 동창회 명부 엑셀 파일이 나오는데 거기에 댓글판사의 출신 고등학교, 근무처, 연락처까지 다 나온다. 필자도 중앙일보 기사 보고 따라해 보니 되더라. 민족정론지 중앙일보
댓글 유출 경위와는 별개로 키보드워리어의 기본 중의 기본인 익명성을 지키지 않았다는 것 만으로도 댓글판사는 키보드워리어가 될 자격이 없다고 할 수 있다.
중앙일보는 법원 관계자들의 말을 빌어 키보드전사가 댓글판사의 신상을 털었고 이 사실이 정치권을 거쳐 언론으로 흘러들어간 걸로 추측했다.
이 추측이 신빙성이 있는 게 이 사건을 최초 보도한 JTBC가 중앙일보 계열이어서 기자간 교류도 잦기 때문에 중앙일보가 JTBC 만큼이나 이 사건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두루뭉실하게 얘기한 걸로 보아 중간에 뭐가 더 있을 것 같기도.
애국보수들은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득남했다는 기쁜 소식을 알리기 위해 개인정보를 불법 유출했던 조이제 서초구청 행정지원국장이 구속된 것처럼 댓글판사의 신분을 유출한 언론사들도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댓글 검색과 구글 검색은 잉여짓일 뿐(...) 불법이 아니다.
댓글판사가 쓴 아이디는 총 다섯 개로 밝혀졌는데 일각에서는 구글링만으로 한 사람의 모든 아이디를 찾을 수 있느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하지만 하나는 중앙일보 기사에 나온 것 처럼 누구나 찾을 수 있고, 다른 하나는 트위터 계정과 연동됐었다(...)는 설이 나온다. 그럼 세 개가 남는데 커뮤니티마다 멀티 아이디를 귀신같이 찾는 잉여들이 하나씩 있는 걸 보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닌 것 같다.
게다가 댓글판사의 아이디가 밝혀진 것만 5개라는 소리지 그가 가진 모든 계정이 5개란 소리가 아니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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