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박근혜에 사과 이유, 사퇴논란, 유승민 사태 정리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숙청될 위기에 놓였다.

사건의 발단은 유승민 원내대표가 국회법 개정안을 야당과 합의하고 국회가 이를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하면서부터다.

국회법 개정안이란 국회가 만든 법률을 정부가 시행령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법률에 위배되는 시행령에 대해 국회가 수정 요구를 할 수 있게 하는 걸 말한다.

정부의 행정권 남용을 견제하는 지극히 상식적인 요구에 박근혜 대통령은 격분했고,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했다. 게다가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이례적으로 유승민 원내대표를 저격했다. 평소의 병맛 화법이 아닌 격앙된 어조로 문법에 맞게 말을 했기 때문에 그 충격은 더 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여야가 정부를 압박하기 위해 서둘러 국회법 개정안에 합의했다'고 포문을 열었다. 솔까말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이 뭔지나 알겠나. 그냥 써 준대로 읽은 거지.

박근혜 대통령은 '여당의 원내사령탑이 정부, 여당의 경제 살리기에 어떤 협조를 구했는지 의문'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여당의 원내사령탑은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을 지칭한다.

그녀는 이어 '정치는 국민들의 대변자이지 자신의 정치철학과 정치적 논리에 이용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 일갈했다. 여야 합의에 의해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된 법안이지만 십상시들을 대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승민 원내대표 디스하는 박근혜 대통령(출처: YTN)

박근혜 대통령은 '선거를 정치 수단으로 삼아 당선된 후 신뢰를 어기는 것은 배신의 정치'라고 일침했다. 근데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 이행률이 42%다. 제가 이번에 대통령으로 되면 할 겁니다. 이것조차 비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어 '배신의 정치는 패권주의와 줄 세우기 정치를 양산할 것'이라며 반드시 선거에서 국민들께서 심판해 주셔야 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대통령이 자기 당 원내대표를 낙선운동한 것인데(...)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대통령이 특정인을 심판하라는 것은 공직선거법 위반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열린우리당 지지발언을 했다가 탄핵(...)됐던 것을 생각하면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은 탄핵 사유다.

하지만 박근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선거법 따위는 적용되지 않는다. 박근혜 대장동지는 2012년 총선에서도 선루프 밖으로 대가리를 내놓고 선거 유세를 했는데, 이동 중인 차량에서 선거운동을 하는 것은 명백한 선거법 위반이지만 역시 무혐의 처리됐다.

일벌 김태흠 의원(출처: MBC)

박근혜 대통령이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를 요구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는데 국회의 원 구성을 간섭하는 위헌적 행위인 건 둘째치고 그냥 막장이다(...).

여왕벌이 분노하자 벌통에서 이정현, 서청원, 김태호 최고위원과 김태흠 의원 등 친박들이 떼거지로 나와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를 요구했다.

비박계인 이인제 최고위원조차 자신의 트위터에 '사퇴가 정도다. 협상을 밀어붙여 파국을 가져왔는데 원내대표가 아니면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라며 쓴소리를 날렸다. 우리 이인제 위원이 성완종 전 새누리당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검찰 소환 통보를 받더니 군기가 바짝 들었다. 이 기회에 벌통에 들어갈 수도

다구리를 맞은 유승민 원내대표는 다음날 있던 새누리당 정책자문위원 위촉장 수여식에서 인사말 도중 뜬금 없이 손으로 쓴 반성문(...)을 꺼내 읽었다. 그는 사과문에서 '국민들께 참으로 송구스럽고 우리 박근혜 대통령께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께서 국정을 헌신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계시는데 충분히 뒷받침해 드리지 못해 송구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고 덧붙였다.

SUN, 유승민 허리 각도 좁혀야(사진출처: 세계일보)

그는 '진심으로 최선을 다할 테니 대통령께서도 마음을 푸시고 마음을 열어주시라'면서 박근혜 대장동지의 용서를 구했고, '박근혜 정부와 대통령의 성공을 누구보다 간절히 바란다'며 충성을 다짐했다. 자아비판을 끝낸 유승민 원내대표는 새누리당 동지들에게 90도 폴더 인사를 해 박수를 받았다(...).

하지만 친박계 의원들은 연일 언플을 벌이며 유승민 의원의 원내대표 사퇴를 요구했다. 서청원, 이정현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했고, 한 의원은 정계은퇴까지 요구했다(...). 북한 장성택처럼 총살시키지 그러냐. 유승민 원내대표가 지나치게 정상인에 가까워 당내에서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유승민 원내대표와 함께 비박계의 원투 펀치지만 이번 사태에 버러우 중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무섭다기 보다는 괜히 유승민 쉴드치다 친박 최고위원들이 줄사퇴하면 지도부가 해산되고 내년 총선 공천권이 날라가기 때문이다.

반전이 하나 있는데, 대다수 친박들은 국회법 개정안에 반대하지 않았다. 지난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박계 후보가 65표를 얻었으니 친박 의원이 최소한 60명은 된다는 소리인데, 국회법 개정안의 반대표는 고작 11개였다. 박근혜가 빼애애액하니까 유승민에게 뒤집어 씌운 것이다(...). 배신의 정치

거부권 행사로 박근혜 대통령은 내가 조선의 국모다는 걸 재확인했으니 내년 총선때까지는 정부 부채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월호 참사도 영구미제사건으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