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확산 이후 줄곧 청와대에만 처박혀 있던 박근혜 대통령이 잇달아 메르스 현장을 방문하며 지지율 회복 사태 해결에 나섰다.
첫 포문은 6월 5일에 있었던 국립중앙의료원 방문이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메르스 확진 환자가 치료를 받고 있는 곳으로, 박근혜 대통령은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 방진복을 입은 간호사들과 인증 사진을 찍었다. 박근혜 팬들은 방진복을 입어야 할 만큼 위험한 현장을 마스크도 쓰지 않고 방문했다며 감동했다.
근데 좀 이상한 것이 간호사들이 기계실에서 나왔다. 기계실에 간호사가 올 일이 없고 기계실에서 방호복을 입을 일은 더 더욱 없다. 담배 피러 왔을 수도. 게다가 시계를 보면 4시 36분 경인데 바로 1분 전에 아래와 같은 일이 있었다.
방호복은 커녕 아무도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다(...).
따라서 박근혜 대통령은 국립의료원에서 가장 안전한 기계실로 간 것이고 간호사들이 우리 여사님 사진빨 잘 받으시라고 이 더운 날 방호복 껴입고 코스프레한 것으로 추정된다. 시간 되면 위 사진에서 여사님이 한 말을 해석해 보는 것도 잔재미다.
14일에는 서울대병원 선별 진료소를 방문해 의료진을 격려하고 인증샷을 찍었다. 북한 노동신문에 나온 김정은이가 모니터 보면서 전화하는 사진을 오마쥬한 것으로 보인다. 벽에 진지한 궁서체로 살려야한다라고 적힌 문구가 붙어 있다. 이런 건 시뻘건 붓으로 큼지막하게 써야 북한 분위기가 제대로 나는데 청와대가 실수한 것 같다.
80년대의 정취가 느껴지는 머리 스타일, 알 굵은 안경, 노란색 작업복 등 북한의 분위기를 생생히 표현했다. 여기에다 훈장을 덕지덕지 붙히고 수첩에 메모를 하고 있는 군인만 넣으면 빼박 북조선이다.
영부인 직무 대행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오후에는 메르스 여파로 매출이 급감한 동대문의 패션 상가 밀리오레를 방문해 상인들을 위로했다. 박근혜 여사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상인들과 만나 신도들을 감동시켰다.
청와대는 서면브리핑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이 가는 곳마다 시민들이 몰려들어 사진을 찍는 탓에 경호에 애를 먹었다고 밝혔다. 상인들은 더운데 우리들을 도와주시려고 일요일인데도 나와 주셨네요. 대통령 최고!
, 다른 바쁜 일도 많으실 텐데 여기까지 와 주셔서 고맙다
고 말했고 외국인 쇼핑객들도 박근혜와 사진 촬영을 요청했다고 한다.
청와대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이 나오는 길에 도로 맞은편에 있던 시민들이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고 환호와 함께 손을 흔들자 차에 바로 타지 않고 길을 건너 시민들과 악수했다고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길을 건너는 도중 2층 카페에서 손을 흔드는 젊은 여성들을 보고 발길을 멈춰 웃는 얼굴로 손을 흔들어 준 사실도 덧붙였다.
박근혜 여사가 아이돌 수지, 육영수 여사, 북한 김정은 중에 누구를 벤치마킹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셋 다 메르스 사태 해결에는 별 도움이 안 되는 것 같다(...).
청와대는 박근혜 여사가 동대문시장에서 구입한 원피스, 머리핀, 머리끈과 상인에게 선물받은 네잎 클로버 브로치의 사진을 보도자료로 배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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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여사님은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을 할 줄 모르는 것 같다(...). 박근혜 대통령은 다음 날 회의에서 행운과 희망의 상징이라며 이 브로치를 하고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해 전국은 눈물바다가 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메르스를 조기 종식시킬 것이라 다짐했는데 당시 사망자 15명에 확진자 150명이었다.
16일에는 인근 삼성서울병원발 메르스 확산으로 12일까지 휴업했던 대모초등학교를 방문해 손씻기 실습 수업을 참관했다.
박근혜 여사는 학생들에게 '메르스는 중동식 독감'이라며 '독감은 연례행사처럼 퍼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근데 대구 공무원도 이거에 낚여서 같이 삼성서울병원을 방문했던 누나가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도 자진신고 안 하고 숨기고 있다가 메르스에 걸려 대구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박근혜 여사는 '학생 여러분이 음식을 골고루 먹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주변도 깨끗이 관리하는 습관을 가지면 이런 전염병은 얼씬할 수 없다'고 일갈했다. 청와대에 편식하고, 운동 안 하고, 드럽게 하고 다니는 년놈들이 얼마나 많길래 청와대가 열감지 카메라까지 설치했냐.
그녀는 이 자리에서 메르스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비법을 전격 공개했다. 한 학생이 손씻기 시범을 보이자 박근혜 여사는 눈에 안 보이는 바이러스가 우리를 괴롭히고 있는데 이렇게 하면 얼씬도 못할 것이라고 말해 초딩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박근혜 여사는 수업 참관 후 학부모, 교사들과 노가리를 까며 포토타임을 가졌다.
박근혜 여사는 그 다음 일정으로 역시 메르스 여파로 이틀간 휴업했던 서울여중을 방문해 바쁜 학생들 붙잡고 청와대 관저에 새가 둥지를 틀고 알 6개를 낳았다고 썰을 풀었다. 학생들에게는 대통령 잘못 뽑으면 좆된다는 것을 일깨워 준 소중한 체험 학습 시간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뛰어난 리더쉽과 명석한 두뇌, 냉철한 판단으로 메르스 사태는 더 더욱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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