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해킹사건 정리 2: 갤럭시, 카톡 도청..민간인 사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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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출된 자료에 따르면 국정원의 감시 대상이었던 곳 중에는 KT, KBS, 서울대 같은 공공기관과 다음카카오 같은 기업이 포함돼 있었고 최소 138개의 국내 컴퓨터, 스마트폰을 감시한 것으로 나와 있다. KBS가 북한 방송인가, 방첩활동이라면서 왜 KBS를 감시하나. 김정은 뉴스가 많기는 하다

국정원은 또 삼성에서 스마트폰 신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해킹팀에 해킹이 가능한지 분석을 의뢰했다. 나나테크는 갤럭시 S3가 출시된지 7개월 뒤인 2013년 2월, 단말기를 해킹팀에 보내 음성 녹음이 가능한지 물었다.

갤럭시 S3는 이탈리아에서도 파는데 우리나라에서만 쓰는 내수용 갤럭시 S3를 분석 의뢰한 것은 감시 대상이 국내 사용자라는 분석이다. 2015년 6월에는 갤럭시 S6, 갤럭시 탭2 등에 대한 해킹을 문의했는데 해킹팀 직원들이 주고 받은 메일에 '국정원의 요구가 까다롭다'고 나와 있다. 어서 와 한국 고객은 처음이지?

북한 공작원들이 삼빠도 아닌데 국정원이 국내 점유율 1위인 삼성 폰에 대해 집중적으로 해킹을 문의할 이유가 없다. 삼성 망하면 대한민국 망한다니까 북괴 빨갱이들이라면 더 더욱 삼성 스마트폰을 안 써야 한다(...).

2014년 3월에 작성된 해킹팀의 출장 보고서에는 '한국 언론이 국정원 사찰 문제를 집중 보도해서 RCS를 민간인 감시에 사용했을 가능성이 알려질까 봐 국정원이 걱정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당시에는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에 대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재판이 진행 중이었다.

RCS 수입업체 나나테크 무슨 철물점이냐(출처: 뉴스1)

보고서는 또 한국이 RCS와 관련됐다는 사실이 들통나지 않기 위해 국정원이 해킹 본부를 국외로 재배치하는 것에 관심이 있다고 밝혔는데, 대북 방첩 활동이었다면 국정원이 한국 관련 사실을 숨길 이유가 없다.

보고서에는 국정원이 일전에 요청한 카카오톡 해킹 기능의 진행 상황에 대해 물었다는 내용도 있다. 국정원은 남파 공작원들이 카톡을 쓰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카톡 문자는 암호화되지 않는데다 카톡 서버에 저장되기 때문에 공작원들이 닭대가리가 아닌 이상 카톡을 쓰지 않는다.

설사 북한 공작원이 병신이라 카톡을 쓴다 해도 압수수색 영장을 받아 카톡 서버를 털면 그만이기 때문에 카톡을 해킹할 이유가 없다. 국정원이 거짓말을 하거나, 박근혜 급의 지능을 가졌거나 둘 중에 하나다.

국정원 직원은 2014년 1월, 감시 대상 PC에 카카오톡과 라인 메신저가 설치됐다며 해킹팀에 음성 녹음을 추출할 수 있는지 물었고, 2015년 2월에는 RCS가 국내 백신인 V3 모바일에 감지됐다며 대책을 논의했는데 북한 공작원이 라인과 V3 모바일까지 쓴다니 서울사람 다 돼삤네.

RCS 작동 화면(출처: 국정원)

국정원은 2012년 초부터 RCS를 운영한 것으로 보인다. 2013년 3월 나나테크 허손구 대표가 해킹팀에 보낸 이메일에서 '국정원이 1년 넘게 RCS를 운영해 잘 알고 있다'고 했고, 같은 달 서울 콘래드호텔의 호텔방에서 국정원 직원들을 대상으로 RCS 유지보수 교육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근데 성교육도 아니고 무슨 교육을 호텔방에서 하나. 엉덩이를 해킹하는 것일 수도

바꿔 말하면 국정원이 2012년 대선과 총선 기간에도 RCS를 운영했다는 소리다. 실제로 나나테크는 19대 총선을 한 달 앞둔 2012년 3월14일, RCS 35명 분을 추가 주문했다. 35명 분이란 35명을 동시에 감시할 수 있는 프로그램 라이센스를 말한다.

2012년 대선을 2주 앞둔 12월 6일에는 나나테크가 다급히 30명 분 라이센스를 한 달만 이용할 수 있는지 해킹팀에 문의했다. 이 때문에 정부가 선거 기간 동안 국내 주요 기관들을 도감청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이명박 정권은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므로 사실무근이다.

감청은 2014년에 있었던 6·4 지방선거 기간에도 이뤄졌다. 2014년 3월, 해킹팀은 국정원의 요청으로 TNI라는 스파이웨어를 석 달 간 무상으로 제공할 것을 약속한다. TNI란 와이파이에 접속한 컴퓨터에 악성코드를 심어 감시하는 프로그램이다. 국정원은 5월 초부터 석 달 간 TNI를 시험 가동했지만 휴대폰에서는 작동하지 않아(...) 구매를 포기했다.

출장 보고서에도 국정원 측이 2014년 6월에 안드로이드폰을 해킹해야한다고 말한 것으로 돼 있다. 일각에서는 선거 기간 동안 불법 사찰 목적이 아니었냐는 주장을 제기했지만 이는 박근혜 대통령의 애인이 정윤회 씨라는 것 만큼이나 허무맹랑한 괴담이다.

국정원(출처: 헤럴드경제)

국정원은 특정인을 표적해 감시하려 하기도 했다. 2013년 10월, 국정원은 과거 천안함 사고 의혹을 제기한 재미교포 과학자 안수명 박사로 추정되는 사람에게 여러 개의 미끼 파일을 보냈는데, 이 과정에서 천안함 의혹 보도를 지속적으로 보도한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를 사칭까지 했다. 하지만 유출된 메일에 따르면 실패로 끝났다고 한다(...). 도대체 잘하는 게 뭐여

국정원은 RCS를 총 20명 분을 구입해 18명 분만 실전 운용했다고 주장한다. 근데 2012년에만 65명 분을 주문했다(...). 국정원은 보도자료에서 '최대 20개의 휴대폰을 해킹할 수 있는데 어떻게 민간인 사찰이 가능하냐'며 '근거없는 의혹으로 매도하는 것은 우리 안보를 약화시키는 자해행위'라고 일침했다.

하지만 동시에 20명을 감시할 수 있다는 것이지 누적된 감시 대상자가 20명이란 말이 아니다. 게다가 감시 대상자가 언론사나 야당 고위 관계자라면 선거 관련 고급 정보도 입수할 수 있다.

2015년 7월 18일, 국정원 직원 임 모 씨가 '내국인사찰은 하지 않았다'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치연합이 조사위원회를 출범시키고 특검을 요구 중이지만 임 씨가 다 뒤집어 쓰고 수사 종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나마 다행인 건, 해킹팀이 망했기 때문에 다음 선거에서는 최소한 RCS로는 민간인 사찰을 못 한다는 것이다. 다른 제품도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