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연합 집회 후 위안부 소녀상 상황.jpg

소녀상을 닦고 있는 시민단체 회원(출처: 미디어몽구)

애국보수단체들의 불쇼로 일제시대 종군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이 엉망이 됐다.

광복 70주년을 맞은 8월 15일 오후 2시, 애국보수단체인 대한민국어버이연합, 보수국민연합, 한겨레청년단 한겨레신문과는 다르다! 한겨레신문과는!은 평화의 소녀상이 위치한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집회를 가졌다.

애국보수 열사들은 일본 아베 총리의 담화를 강력 규탄하며 일본의 역사 왜곡과 군국주의 부활에 우려를 표했다. 일본 왜국보수들과 뉴라이트 애국보수들의 역사관이 비슷하던데 팀킬한 건가.

이들은 일제 전범 행위에 대한 아베 총리의 사죄와 독일 수준의 배상을 촉구했다. 하지만 애국예수 박정희 전 대통령이 한일협정을 개판으로 해 배상청구권을 똥값에 날렸기 때문에 독일 수준의 배상은 쉽지 않아 보인다.

애국보수 열사들은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사죄와 배상도 요구했는데 그럼 위안부 문제로 일본만 타박해 죄송스럽다고 사과한 박근혜 대통령의 친동생 박근령 입장은 뭐가 되나.

우리 박근령 영애가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을 가늠해 내가 대신 얘기한다고 했으면 알아들어야 할 것 아닌가. 박근령은 박근혜 대통령의 강경한 대일 정책이 친북인사들을 의식한 것이라 분석했던데 애국보수단체들도 빨갱이들을 의식한 건가.

애국보수단체들도 먹고 살아야 하니까 반일 코스프레하는 건 이해하지만 문제는 소녀상 바로 옆에서 아베 총리의 얼굴과 전범기가 그려진 현수막을 태우는 퍼포먼스를 벌인 것이다. 경찰이 신속히 소화기를 뿌려 진화했지만 애국보수 열사들은 이에 굴하지 않고 또 다시 불을 질러 이러기를 대여섯 번 반복했다.

소화기 분말에 뒤덮인 소녀상 비석(출처: 미디어몽구)

이로 인해 소녀상과 비석은 소화기 분말로 뒤덮였고 주변 바닥에는 검은 재가 묻었다. 뿐만 아니라 집회가 끝난 후 애국보수 열사들이 소녀상 앞에 쓰레기를 버리고 도망갔다. 무도가요제냐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대한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는 집회에서 위안부 피해자들을 상징하는 소녀상을 난장판으로 만들다니 이 무슨 미개한 짓인가.

애국보수단체가 3팀이나 왔음에도 단 한 놈도 뒷정리를 하지 않았다는 게 유우머. 청소는 일당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옆에서 1인시위를 하던 한 시민단체의 여성 회원이 소녀상에 묻은 소화기 분말을 물티슈로 닦아냈다. 고추들 1패

해당 사건은 '어버이연합 집회 후 모습'으로 인터넷에 알려졌으나 보수국민연합, 한겨레청년단과 함께 한 것이기 때문에 독박 쓰기에는 좀 억울하다. 어버이연합이 가장 네임드(...)라서 치른 유명세다.

어버이연합의 평균 연령은 77세고, 보수국민연합도 죄다 할배들이다. 이 때문에 또 노인혐오로 몰아갈 수 있는데 늙어서 추해진 것이 아니라 일베충이 늙어서 할베충이 된 것이다. 할베충들이 노인들을 대변하지도, 그럴 자격도 없다.

박근혜 정부는 앞으로 애국보수단체들과 계약할 때 집회 끝나고 청소하는 것까지 계약서에 포함시켜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