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아들 병역 논란 1: 공익 박주신 vs 강용석

글이 길어질 것 같으니 상큼한 한 줄 요약으로 시작하자.

애국보수 세모자 사건 + 애국보수 타진요

박주신 병역비리 의혹과 세모자 사건은 아래와 같은 공통점이 있다.

  • 증거는 없고 주장만 있다(세 모자 어머니 이정희 vs 양승오 박사)
  • 특정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유포(세모자카페 vs 일베)
  • 공권력과 언론을 장악한 세력이 사건을 은폐하고 있다고 주장(허목사 vs 박원순 시장)
  • 침묵하는 언론

그럼 시작하겠다.

박원순 아들은 공익

박원순 서울시장의 아들 박주신은 2004년 징병검사에서 2급 현역 판정을 받고 대학 졸업 후 2011년 8월 29일 공군에 입대한다. 하지만 고교시절 축구시합 중 입은 부상으로 입대 전부터 허리 통증과 하반신 마비 증상이 있었고 결국 훈련소에 입소한지 4일만에 허벅지 통증을 이유로 귀가 조치됐다.

12월 9일, 박주신은 군 지정 병원인 혜민병원에서 병사용 진단서를 발급 받아 12월 27일 재검에서 4급 공익근무 판정을 받았다. 2012년 1월 5일, 해당 사실이 언론에 보도됐고 좌파 정치인의 자식이 공익 판정을 받았다는 성토가 쏟아졌다. 아나운서 비하 발언으로 새누리당에서 출당(...)된 이후 박원순의 저격수를 자처하던 강용석 당시 무소속 의원에게는 좋은 떡밥이었다.

박원순 시장 아들 박주신

이때부터 애국보수 인터넷 신문인 뉴데일리가 4년 넘게(...) 보도하며 하드캐리했으며 일베를 중심으로 관련 의혹들이 인터넷 커뮤니티, 네이버 댓글, SNS에 유포됐다.

저격수 강용석 등판

2012년 1월 19일, 강용석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박주신이 4급 판정을 받는다면 의원직을 사퇴하겠다'며 공개 신체검사를 제의했다.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강용석 의원이 병역 비리 의혹을 제기한 근거는 다음과 같다. 첫째, 박주신에게 진단서를 발급한 의사 김 모 씨가 의병전역 판정을 대가로 뇌물을 받아 2000년 징역 1년의 선고유예 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다. 선고유예란 가벼운 범죄에 대해 선고를 보류하고 일정 기간 후 사면해 주는 것을 말한다.

둘째, 김 씨가 MRI를 직접 촬영하지 않고 박주신이 자생한방병원(이하 자생병원)에서 촬영한 사진을 토대로 진단서를 작성했다. 진단서를 발급한 혜민병원은 박주신의 CT 사진만 촬영했다.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하는 강용석(출처: 노컷뉴스)

강용석 의원은 박주신이 뛰거나 허리를 펴고 걷거나 계단을 오르내리는 동영상, 사진을 찍은 사람에게 현상금 100만 원을 걸었고 이후 500만 원으로 올렸다. 실제로 박주신이 점프하는 모습, 사랑의 교회에서 계단을 내려가는 모습, 허리를 굽혔다 펴는 영상들을 제보받아 공개했고 현상금도 지급했다고 한다. 근데 허리디스크 있어도 다 할 수 있는 행동들이다(...).

강용석 의원은 박주신에 대한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면서 혜민병원과 자생병원의 이사장과 원무과장을 고발하고 박주신의 병역 비리 의혹에 대해 감사원에 국민감사를 청구했다. 전부 무혐의 처리됐지만 말이다(...).

2월 14일, 강용석 의원은 박주신이 병무청에 제출했던 MRI 필름을 공개하고 '상당히 비만인 환자의 사진'이라는 신경외과 전문의의 말을 인용해 '박주신은 몸무게 70kg 정도에 지방이 거의 없다'면서 바꿔치기한 필름이라고 주장했다. 참고로 강용석 의원이 개인 사진을 동의 없이 공개한 것은 의료법 위반이다.

강용석 의원은 3일간 팬클럽(...) 회원 들과 함께 서울시청 앞에서 집회를 가졌고 어버이연합(?), 납북자가족모임(??), 남침용 땅굴을 찾는 사람들(???????)이 서울시청 앞에서 아들의 공개 신체검사에 응할 것을 박원순 시장에게 요구한다.

강용석 의원은 이틀 뒤, 트위터에 박주신의 여자친구의 실명을 언급하며 박주신이 공개신검을 받도록 설득해 줄 것을 부탁했다. 강용석도 도도맘과 스캔들로 사생활 털린 것이 억울하지는 않을 듯.

한석주 교수(출처: 연합뉴스)

강용석 의원이 칼춤을 추고 애국보수들은 매일 서울시 게시판에 해명을 요구하는 글을 수백 개씩 올리는 동안 박원순 시장 측은 '사실무근이다', '너무 잔인하다'라는 한가한 소리만 하고 있었다.

나영이 주치의 등판

2월 18일, 나영이 사건의 주치의 한석주 세브란스병원 소아외과 교수가 감사원 게시판에 글을 올리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그가 '박주신이 제출한 사진들은 지방층의 두께로 보아 상당한 비만체인데 박주신과 같은 체격에서는 나오기 불가능하다'면서 사진이 바꿔치기 됐음을 확신했고 감사원 측에 병역 비리 의혹에 대해 확실히 규명해 줄 것을 부탁한 것이다.

전국의사총연합(이하 전의총)의 노환규 대표도 강용석 의원의 요청으로 '문제의 MRI 사진의 주인은 날씬하고 마른 체형일 가능성이 거의 없고 20대일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전의총은 6000여명의 의사들로 구성된 협회로 지금은 새누리당과 통합된 자유선진당과 정책 연대를 맺고 있었다. 성범죄 확정판정을 받은 의료인에게 10년간 의료기관 개설 및 취업을 금지하는 도가니법에 반대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노환규 대표는 뉴라이트 성향으로 연세대 의대 시절인 1983년, 전두환에 반대하던 500여명의 시위대를 오토바이를 타고 돌진해 진열을 흐트려 놓은 일화는 유명하다.

식겁한 박원순 시장 측은 박주신의 MRI, CT 사진을 공개키로 결정하고 강용석 의원의 공개 신검 요구도 받아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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