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동 '요구르트' 국회의원, 비서관 월급 상납 의혹

새누리당 박대동 의원이 비서관들로부터 월급을 상납받아 온 사실이 밝혀져 다음 총선 공천에서 나가리될 위기에 처했다.

박대동 의원은 예금보험공사 사장을 거쳐 2012년 총선에서 울산 북구에 출마해 초선 의원에 당선됐다. 그는 국정감사에서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에게 '한국과 일본이 축구를 하면 한국을 응원하느냐'는 날카로운 질문을 던져 정치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2010년부터 박대동 의원을 보좌한 박 모 씨는 2013년, 박대동 국회의원사무실에 비서관으로 정식 채용됐다.

그런데 박대동 의원은 박 씨에게 다른 데도 써야 한다며 월급에서 120만 원을 내놓을 것을 요구했다. 보증금 3천만 원, 월세 20만 원 짜리 집에서 살고 있던 박 씨에게 120만 원은 큰 돈이었지만 박대동 의원은 '니 여기 돈 벌러 왔나?'라며 꾸짖었다고 한다. 열정페이

국회의원은 비서관의 고용주나 다름 없고 국회의원에게 밉보이면 정계 입문은 포기해야 하기 때문에 박 씨는 어쩔 수 없이 박대동 의원실의 인턴에게 매달 120만 원을 송금했다. 박대동 의원은 이 돈으로 아파트 관리비, 가스비 등을 납부했고 집에서 요구르트도 받아 먹었다(...).

국정감사 중 신동빈 회장과 박대동 의원(출처: 국회방송)

박 씨는 13개월간 총 1560만 원을 상납한 끝에 2014년 1월 사표를 냈는데 퇴직금 조로 2000만 원을 받았다. 박 씨 440만 원 이득

보도가 나가자 박대동 의원은 '지역구 사무실 운영이 녹록지 않아 박 씨로부터 월급을 돌려 받았다'면서 본인 의지가 없으면 가능하겠냐고 꼬집었다. 근데 지역구 사무실 운영이 녹록지 않아 돌려 받은 돈으로 요구르트 먹고 아파트 관리비냈다(...).

이에 대해 박대동 의원은 '자주 집에 가지 못 해 사무실 운영비로 대납한 뒤 나중에 아내가 정산했다'고 해명했다. 마누라에게 직접 송금하면 될 걸 왜 없는 사무실 운영비로 대납하나(...).

게다가 지역구 사무실 운영이 어렵다던 박대동 의원은 2015년, 1년 만에 재산이 1억 900만 원이 늘어났다. 비서관을 이용한 재테크

박 전 비서관의 통장 내역(출처: MBN)

박대동 의원은 결국 기자회견을 열어 '너무도 송구하고 죄스런 마음'이라며 '자신을 성찰하고 돌아보는 계기로 삼겠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월급을 내 놓으라 강요한 적이 없는데 '그렇게 파렴치한 사람은 아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어 '박 씨를 아꼈고 가 족같이 가족같이 생각했던 사람인데 퇴직 후 2년이나 지나 총선 공천을 앞두고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로 박대동 의원실의 비서관을 지낸 백 모 씨 역시 8개월 동안 매월 120만 원 씩, 총 960만 원을 상납했지만 박대동 의원 모르게 자발적으로 한 일이고 모두 당 운영비로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정리하면 박 씨는 박대동 의원의 강요로 매달 120만 원을 상납해 박대동 의원의 생활비로 썼고 백 씨는 자발적으로 박대동 의원 모르게 매달 120만 원을 상납해 당 운영비로 썼다. 대영교회 장로인 박대동 의원이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한 것 같다.

사과하는 박대동 의원(출처: 연합뉴스)

공교롭게도 백 씨는 2014년 지방선거에서 박대동 의원의 지역구에 기초의원으로 출마해 당선에 유리한 기호인 '가번'을 부여받아 당선됐다. 이에 대해 박대동 의원은 '혼자 출마했기 때문에 가번을 줬을 뿐 유착은 없었다'고 일침했다.

이 와중에 통합진보당(...) 출신들로 구성된 단체인 <민주와 노동>은 박대동 의원의 사퇴를 요구하며 영업을 뛰었다.

지금 MBN이 이번 사건에 대한 단독보도를 3개나 하면서 박대동 의원을 팀킬하고 있는데 사실 비서관 월급 갈취는 국회의원들의 악습 중 하나다.

일례로, 새정치민주연합 신학용 의원은 2007년부터 2014년까지 보좌진 4명으로부터 급여를 되돌려 받아 2억여 원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돼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새누리당 내에서 비서관 삥 뜯는 의원이 박대동만 있지는 않을 텐데 MBN이 극딜하는 게 이상하기는 하다. 어쨌건 검찰이 신학용 의원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으니 우리 박대동 의원도 통크게 징역 2년 부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