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박근혜가 독재자의 딸이란 근거대라' 파문

출처: 한겨레

짤방은 서울 마포구에서 가구공방을 운영하는 황 모(44) 씨가 2015년 11월 14일 자신의 공방 창문에 붙인 <민중총궐기 대회> 포스터다. 포스터를 운동권 할배가 만들었냐

그로부터 2주일 뒤인 28일, 황 씨의 가구공방에 마포경찰서 소속 경찰 5명이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북한에는 5개 가구가 서로를 감시하는 5호담당제라는 것이 있어 체제를 비판하는 불평분자는 인민보안부에 신고한다. 남한의 애국보수들 또한 자발적으로 국민을 감시하고 정부를 비판하면 경찰에 신고한 뒤 일베에 '좌좀 신고한 썰'을 올린다.

인민보안부 경찰은 '포스터를 왜 붙였냐' 물었고 불평분자 황 씨는 '의사 표현인데 문제가 있냐'고 반문했다. 그러자 경찰은 '독재자의 딸이라는 사실이 아닌 내용으로 타인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포스터를 뗄 것을 요구했다.

우선 명예훼손죄는 친고죄가 아니므로 당사자가 아닌 제3자가 고발할 수 있다.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은 경찰이 씹는 게 보통이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금오혈통이고 대한민국이 입헌공주제 국가임을 감안하면 경찰의 대처는 적절하다 하겠다.

경찰은 황 씨에게 박근혜 대통령이 독재자의 딸이라는 근거를 대라고 요구했는데 그 배경을 두고 네 가지 설이 나오고 있다.

타임 아시아판 표지 '강한 지도자 독재자의 딸'

첫째, 경찰이 역사를 국정교과서로 배웠다.

둘째, 박근혜 대통령은 남자다. 박근혜 대통령이 화장지우고 보톡스 그만 맞고 머리를 스포츠로 깎으면 박정희 전 대통령으로 변신하기 때문에 남자로 오해할 수도 있긴 하다.

셋째, 박근혜 대통령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자가 아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외모 뿐만 아니라 성격까지도 박정희 전 대통령을 ctrl+c, ctrl+v했기 때문에 설득력이 낮다.

넷째, 박정희 전대통령은 독재자가 아니다. 사실 국내에서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민족중흥의 지도자와 룸돌이 독재자로 극명히 나뉘기 때문에 제3자라 할 수 있는 해외 언론의 평가를 참고해야 한다.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미국 유력 일간지인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미국 보도채널 CNN은 박근혜 대통령을 독재자의 딸이라 지칭했다. 네 이노오옴 좌좀쉐리들

영국 공영방송 BBC역시 그녀를 '군사독재자 박정희의 딸'로 소개했으며 세계적 주간지 <타임> 아시아판은 표지에'독재자의 딸(strongman's daughter)'이라는 제목으로 박근혜의 사진을 실었다. 오오 커버걸 오오

새누리당이 strongman을 '강력한 지도자'로 초월번역하자 <타임> 측은 오해가 없도록 strongman을 dictator(독재자)로 수정했다(...).

결국 경찰은 물러갔지만 10분 뒤 사복경찰 4~5명이 찾아와 포스터 문구를 수첩에 메모해갔다. 무슨 박근혜도 아니고 휴대폰에 카메라 안 달렸냐(...).

'가자, 청와대로'라는 문구로 엮었으면 청와대에서는 집회가 금지돼 있으니 수긍이라도 가지, 독재자 보고 독재자라는데 왜 지랄들이여.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근데 정작 황 씨는 집회에 참석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