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배달원 사건 동영상, 폭행 논란

2016년 4월 23일, <코리아센터닷컴> 웹개발자인 김경훈(31) 씨는 맥도날드 쌍문DT점에서 맥딜리버리로 햄버거를 배달시켰다.

하지만 배달원이 예정 시간보다 30분 늦게 도착하면서 실랑이가 시작됐다. 배달원은 극도로 흥분해 쌍욕과 함께 신발을 신은 채로 집 안에 들어왔고 주방으로 다가가 싱크대 문을 열고 뭔가를 찾는다.

배달원이 '죽고 싶어? 불 질러 버릴 거야'라고 소리치자 김 씨가 그를 제지하면서 몸싸움이 일어났다.

배달원은 김 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연행돼 불안감 조성 혐의로 범칙금 5만원을 부과받았고 이 사건으로 인해 결국 퇴사했다. 여기까지는 이견이 없지만 사건 과정에 대해서는 양측의 주장이 엇갈린다.

김 씨에 따르면 늦은 이유를 묻는 그에게 배달원이 '매장 지시대로 배달한 거니 매장에 문의하라'고 답했다고 한다. 그러더니 대뜸 '아니, 내가 이거 하나 배달하는데 400원씩 받으면서 그런 것까지 신경 써야돼?'라고 화를 냈다는 것이다.

그러나 배달원이 '매장에 문의하라'해 놓고 갑자기 짜증을 부렸다는 김 씨의 주장을 곧이곧대로 믿기 어렵다. 김 씨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거나 중간에 오간 대화를 빼 놓았을 공산이 크다.

김 씨에 따르면 배달원의 나이를 고려해 특별히 막말은 하지 않았는데 배달원이 갑자기 헬맷을 벗어 던지고 '야, 이 새끼야. 너 몇 살이야?'라고 물었다고 한다. 김 씨는 '서른 살이다'고 답했고 위 동영상은 직후 상황이다.

반면 배달원은 '김 씨로부터 모욕적인 말을 들어 흥분했다'고 반박했다. 배달원의 딸도 '김 씨가 욕설과 함께 배달원의 가족까지 비하했다'고 주장했다.

동영상에서 배달원은 흥분한 목소리로 '니가 먼저 나한테 그랬잖아. 나이가 몇 살이냐고. 내가 50이 넘었어. 21살 차이가 나는데 참을 수 있냐고'라고 소리친다.

언쟁 도중 배달원이 없는 말을 지어냈을 것 같지는 않고 김 씨 또한 반박하지 못 한 걸로 봐 나이를 물은 건 배달원이 아닌 김 씨인 것으로 보인다.

실랑이 중에, 특히 연장자에게 나이를 묻는 것은 도발이다. 또, 배달원이 '참을 수 있냐고'라고 되물은 것은 김 씨가 배달원에게 참을 수 없는 말을 했다는 소리다. 따라서, 김 씨가 배달원의 나이를 들먹이며 조롱했을 공산이 크다.

김 씨는 '배달원이 싱크대에서 칼을 찾는 행동을 보여 큰일 나겠다는 생각에 필살적으로 그의 두팔을 끌어 안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 씨는 내내 장난하는듯한 목소리고 몸싸움 와중에도 배달원이 신발을 신고 있다며 짜증을 내고 있다(...). 반면 배달원은 분노를 넘어 말미에는 아예 울부짖는데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볼 수 있는 반응이다.

이에 대해 김 씨는 '나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사람에게 다짜고짜 막말을 했을까'라면서 '내가 어떤 막말을 해서 그렇게 흥분한 건지 나도 궁금하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나이가 훨씬 많은 사람에게 반말은 잘만 하던데.

몸싸움 후 김 씨가 '신고할 거야'라고 말하자 배달원은 '신고해'라며 현관문을 박차고 나갔다.

김 씨는 '이후 경찰에 신고했고 그가 도망가지 못 하도록 신발장에 벗어둔 그의 헬멧을 가져왔다'며 '헬멧을 달라고 거칠게 요구해 뺏기지 않으려 베란다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배달원의 딸에 따르면 김 씨가 '너도 2시간 동안 당해 봐라'면서 헬멧을 베란다로 던지고 돌려 주지 않아 집 안으로 들어가게 됐다고 한다. 김 씨는 사건 당시 배달원에게 '거의 2시간 만에 배달이 왔다'고 항의했었다.

실제로 동영상에는 신발장 위에 헬멧이 보이지 않는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 또한 '김 씨가 배달원이 쓰고 있던 헬멧을 벗겨 집 안으로 들어간 것 같다'고 증언했다.

이후 배달원과 김 씨가 몸싸움을 하던 중 경찰이 도착해 둘을 떼어 놓았고 배달원만 연행했다고 한다.

김 씨는 '배달원이 수 차례 폭행해 손과 발을 치료 받았다'고 주장했고 배달원의 딸은 '김 씨가 아버지의 배를 폭행했다'고 반박했으나 서로 처벌을 원치 않은 걸 보면 경미한 수준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후 배달원은 여러 차례 사과했으나 김 씨가 사과를 거부하고 MBN(...)에 제보하면서 사건이 외부에 알려졌다. 배달원의 딸은 '아버지가 직장을 잃고 배달일을 시작한 건데 김 씨가 인터넷에 사건을 알리겠다고 협박해 혼자 끙끙 앓으셨다'고 주장했다.

보도 직후 김 씨는 위 동영상들과 함께 해당 사건을 정리해 블로그에 올렸는데 여론이 호의적이지 않자 내렸다(...).

하지만 <코리아센터닷컴>은 문제의 동영상을 공개해 배달원의 인격을 모독했다는 이유로 김 씨를 퇴사 조치시켰다 퍼거슨 1승. 결국 사건 당사자들 모두가 퇴사한 것이다.

배달원이 김 씨에게 쌍욕을 하고 신발도 벗지 않고 남의 집에 들어가 불을 지르겠다고 협박한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김 씨 역시 피해자라 보기에는 증언이 일관되지 않고 미심쩍은 부분이 많다.

배달원의 절규에서 분노가 아닌 서러움이 느껴지는 건 왜일까.

한 가지 충고하건데 모욕죄로 고소할 수 있으니 절대 김 씨에 대한 악플을 달지 마라. 과거 선릉역 짬뽕집 케찹 사건 때 악플을 달았던 수많은 열사들이 무더기로 고소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