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 아프리카들개 8마리 vs 숫사자

아프리카들개(출처: Derek Keats)

남초 커뮤니티에서 늑대 또는 개 여러 마리와 숫사자 한 마리가 붙으면 누가 이기냐는 쓸 데 없는 글을 한 번 쯤은 본 적이 있을 텐데 실제로 아프리카들개 8마리와 숫사자가 야생에서 싸운 일이 있다.

아프리카들개는 평균 체중이 18에서 36킬로 사이로 작은 건 진돗개만하고 큰 건 말라뮤트 보다 좀 작다. 수컷 사자의 평균 체중은 120에서 191킬로 사이.

치악력, 즉 무는 힘은 사자가 691PSI, 들개는 비슷한 체급의 셰퍼드가 238PSI이니 사자가 세 배 가량 세다. 하지만 사자의 어금니와 주둥이가 들개보다 압도적으로 크기 때문에 파괴력은 그 보다 훨씬 크다. 게다가 개과 동물은 발톱 공격을 할 수 없지만 사자가 발톱으로 할퀴면 들개보다 덩치가 크고 맷집도 좋은 하이에나의 척추가 부러진다.

하이에나가 체격, 체력, 공격력이 아프리카들개보다 우위에 있기 때문에 아프리카들개는 하이에나를 일대 일로 못 이긴다. 숫사자와 하이에나의 힘의 균형은 약 1:12, 즉 숫사자 한 마리가 하이에나 12마리를 상대할 수 있으므로 하이에나보다 약한 아프리카들개는 수컷 사자를 상대하려면 이보다 훨씬 많은 수가 필요하다.

1972년에 발간된 세렝게티의 사자라는 책에 의하면 성체 숫사자 한 마리가 아프리카들개 무리의 영역을 침범한 일이 있었다.

들개 무리는 총 8마리였는데, 사자가 쉽게 쫓아 버리지만 들개 무리는 영역을 지키기 위해 다시 돌아온다. 이러기를 몇 차례, 결국 전면전으로 번졌고 밤새 싸우는 소리가 들렸다. 이튿날 사람들이 찾아갔을 때에는 아프리카들개들이 사자를 죽이고 먹은 후였다.

아프리카들개의 팀워크가 아프리카 육식 동물 중 가장 뛰어난 건 사실이지만 이건 초딩 2학년 8명한테 100킬로 성인이 집단 폭행당한 꼴이기 때문에 매우 충격적인 사건이다. 성인이 불페너라면 가능할 지도

사자가 가장 작은 개체(최소 120킬로)였고 아프리카들개들이 모두 가장 큰 개체(최대 36킬로)였다면 36 * 8 = 288킬로로 수치상으로는 해 볼 만한 싸움인데 개연성은 낮아 보인다.

하지만 이건 극히 예외적인, 전무후무한 사건이다. 사자의 서식지에는 아프리카들개의 개체 수가 적은 것만 봐도 아프리카들개는 사자의 상대가 되지 못 한다. 아프리카들개는 사자는 커녕, 하이에나에게도 먹이 셔틀 노릇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