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웹툰 공포단편선X, 이토준지 표절 논란

공포단편선X 2화 중(출처: 올레마켓웹툰)

올레마켓웹툰에서 연재를 시작한 김대일 작가의 공포단편선X에 대해 이토준지 표절 의혹이 일고 있다.

이토준지는 토미에 시리즈, 소이치 시리즈, 지옥별 레미나 등 병맛 공포 만화로 잘 알려진 일본의 만화가로 대부분의 작품들이 국내에도 발매돼 많은 매니아 팬들을 보유하고 있다.

공포단편선X는 웹툰에서는 흔치 않은 공포물이란 점, 높은 작화 밀도, 몰입도 강한 전개로 첫 화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하지만 공포단편선X는 장르는 이토준지의 '공포 컬렉션'과 같고, 기괴한 등장 인물, 상황에 담담하게 반응하는 주인공, 전개 방식 등 여러모로 이토준지 만화와 흡사하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이토준지를 빼다 박은 그림체인데, 흑백 그림에 잔선을 많이 쓴 다소 지저분한 작화와 명암을 극대화시켜 분위기를 어둡게 하는 것 마저 똑같다. 하지만 캐릭터나 줄거리면 모를까 그림체에 대한 저작권은 규정이 불분명하기 때문에 설령 법적 대응을 하더라도 승소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이토준지의 만화 伊藤潤二©

김대일 작가는 이 점을 의식해서인지 첫 회 작가의 말에 아래의 글을 남겼다.

어릴적부터 롤 모델이였던 이토준지 스타일의 엽기적이고 어두운 공포만화를 만들고자 노력했는데, 역시 아직 실력이 부족 하네요. 아무쪼록 재밌게 봐주시길 바랍니다.

아무리 이토준지가 롤 모델이라도 그렇지 이건 모작 수준 아닌가. 과거 이현세, 허영만 화백이 만화 공장을 돌리던 시절 그들의 문하생들이 독립해 만든 작품이 그림체를 그대로 따라한 적은 있었지만 김대일은 이토준지의 문하생 출신이 아니다.

만일 이 만화가 네이버나 다음에 연재됐다면 댓글란이 폭발했겠지만 올레웹툰이 아직 마이너 연재처여서 인지는 몰라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고 있다.

이건 이토준지에 대한 오마쥬가 아니라 베낀 수준이라고 비판하는 댓글들은 비추를 먹어 묻히고 반대로 이토준지 만화와 비슷해서 좋다는 칭찬 글들은 추천을 받아 베댓까지 되고 있다.(...)

다른 만화가들이 원피스, 나루토, 헌터X헌터 모작을 못 해서 안 하는 것이 아니다. 유명 작품을 베끼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걸 알지만 불법이니까, 창작자의 자존심이 있기 때문에 안 하는 것이다.

남의 만화의 한 장면을 베껴 그리는 트레이싱만해도 난리가 나는 세상에 어떻게 한 작품에서 장르, 전개 방식, 그림체 모두를 따라할 생각을 했나.

김대일은 작화력, 연출력, 전개 능력 등 모든 면에서 신인 작가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뛰어나다. 창작할 실력을 충분히 갖췄음에도 왜 이런 꼼수를 부린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