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땅콩회항, 여승무원 배신 논란 정리

2015년 1월 10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대한항공 여승무원들이 회유됐다는 의혹을 보도한 후 몇 가지 혼란이 있는 것 같아 정리해 보겠다.

조현아의 땅콩회항 사건 당시 현장에 있었던 대한항공 직원은 박창진 사무장, 여승무원 김도희, 그리고 또 다른 여승무원 조 모 씨, 이렇게 세 명이었다.

김도희 승무원이 조현아에게 마카다미아를 내놓자 술이 들어간 조현아가 마카다미아를 까 주지 않는다고 땡깡을 부렸다. 박창진 사무장이 규정대로 한 것임을 알려 주자 개쪽을 당한 조현아는 박창진 사무장과 김도희 승무원을 무릎 꿇리고 손등을 파일로 찍었다. 이때 조 승무원은 비행기 안의 주방인 갤리에서 이 광경을 모두 지켜보고 있었다.

사건 직후 임원들의 협박으로 박창진 사무장이 총대를 매기로 하고 국토교통부 조사에서 박창진 사무장, 여승무원들 모두 폭행은 없었고 박창진 사무장이 자발적으로 내렸다고 거짓 진술을 한다.

그러나 대한항공 직원의 일탈로 추정되는 박창진 사무장을 개쓰레기로 묘사한 찌라시가 유포되자 박창진 사무장은 자신의 명예 회복을 위해 양심선언을 한다. 하지만 여승무원 둘은 여전히 거짓 진술을 하고 있는데 처음부터 일관되게(...) 거짓 진술을 했기 때문에 엄밀히 말해서 배신은 아니다.(...)

대한항공 측이 김도희 승무원에게 모기업이 주주로 돼 있는 대학교에 교수 자리로 이동시켜 주겠다며 회유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문제의 대학교는 인하공업전문대학인 것으로 추정된다.

박창진 사무장(출처: SBS)

인하공업전문대학은 인천에 위치한 2년제 대학으로 보통 줄여서 인하공전이라고 부르고 대표적인 학과로 승무원을 양성시키는 항공운항과가 있다. 인하대학교로 추정하는 사람들도 있던데 인하대학교에는 항공운항과가 없는데 여승무원이 뭘 가르치나. 직업윤리교육

인하공전의 학교법인인 정석인하학원은 이사장이 조현아의 아버지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고 조현아의 동생인 조원태가 이사로 있다. 조현아도 이사지만 땅콩회항 사건 이후 여론이 안 좋아지자 2014년 12월 30일 물러났다. 이사회는 조양호 가족 모임이냐

겸임교수는 실무 경력이 우선시 되기 때문에 전문대 학위만으로도 임용될 수 있지만 대우 면에서 시간강사와 큰 차이가 없다. 따라서 김도희 승무원에게 제안한 교수직은 별 메리트가 없는 겸임교수 보다는 정식교수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교수 자리는 나가리 됐다고 보는 게 김도희를 교수로 임용하면 교수직으로 회유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김도희의 신상이 털려서(...) 임용되더라도 소문이 쭈와아악 퍼져 동료 교수들에게 낙하산이라고 무시받을 것이 뻔하다.

박창진 사무장도 초기에 거짓 진술을 했는데 왜 여승무원들의 거짓 진술만 비난하냐고? 거짓 진술로 박창진 사무장은 죄를 뒤집어 쓰고 여승무원들은 자리 보존이 되는데다 그 중 한 명은 교수까지 되는데 어떻게 같나.

조 승무원의 미소(출처: SBS)

최소한 김도희 승무원은 박창진 사무장이 양심 선언한 이후 사실대로 진술했어야 한다. 누구 때문에 박창진이 전국에 얼굴 팔리고 16년 넘게 다닌 직장을 그만 두게 생겼는데.

마지막으로 검찰에 출석해 엘리베이터 앞에서 환한 미소를 지은 승무원은 조 승무원이다.

미소의 임팩트 때문인지 '살인 미소', '조커'(...) 등으로 불리던데 이것은 기자들이 카메라를 들고 쫓아 오자 민망해서 웃음을 지은 것일 뿐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그 상황에서 웃음이 나오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승무원들은 미소짓는 교육을 따로 받을 정도로 기계적인 미소가 몸에 배어 있다.

문제의 핵심은 미소를 지은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인생이 걸린 사건에서 위증을 한 것이다. 물론 조현아의 인생도 걸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