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음종환 행정관 술자리 사건 정리

음종환 전 청와대 행정관이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에게 술자리에서 허세를 부리다 김무성 수첩 유출 파동까지 연결돼 모가지가 날라간 사건을 말한다. 김무성 수첩 유출 사건이 뭔지 궁금하면 여기를 클릭.

음종환이 누구냐면 2급 공무원인 청와대 홍보수석실 홍보기획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뿐 아니라 정윤회 문건에서 언급한 십상시 멤버로 친박근혜계의 핵심 인사다. 문고리 3인방인 정호성 비서관과 고려대 88학번 동기고, 대학원 시절부터 절친이다. 나중에 설명하겠지만 지금은 백수다.(...)

이준석은 한나라당이 새누리당으로 세탁할 때 영입한 박근혜 키즈 출신으로 현재는 방송인이다. 클라세스튜디오 대표지만 사업이 바쁘지 않은지 주로 시사프로에서 새누리 쉴드를 치거나 종편 예능 프로에서 노가리를 깐다.

사건의 발단은 음종환과 이준석이 손수조(...) 등 몇 명과 청와대 근처 단골 술집에서 술자리를 가지면서다.

음종환 행정관은 술이 들어가자 이상돈 교수는 상종 못 할 인사라며 이준석에게 이상돈의 지시를 받고 움직이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애국보수 인사로 뼛속까지 친박이었지만 박근혜와 결별 이후에는 이정희 못지 않게 박근혜를 대차게 까는 중이다.

음종환은 이준석이 방송에서 청와대를 비판하는 것을 두고 알지도 못하면서 방송에 나가 함부로 떠들지 마라. 자꾸 그러면 방송에 못 나가게 하겠다고 협박했다고 한다. 아마 이준석이 방송에서 박근혜를 씹으면서 이미지 관리하는 걸 문제 삼은 것 같다.

이준석(출처: 채널A)

음종환은 이준석의 여자관계와 이준석 회사의 내부 사정도 잘 알고 있었다고 하는데, 이준석은 뒷조사를 당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이게 사실이라면 이준석은 공직자가 아니므로 정부의 불법 사찰이 되겠지만 개인적 일탈이니 박근혜와는 상관 없다.

음종환은 이 자리에서 정윤회 문건 작성을 지시한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이 공천 받으러 김무성과 유승민에게 줄을 대려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김무성 수첩 사건을 촉발시킨 결정적 발언이 나오는데 여기서 주장이 엇갈린다. 이준석에 따르면 음종환이 정윤회 문건의 배후가 김무성, 유승민이라고 했다고 하고, 음종환은 극구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술자리에 참석한 사람들 중 이준석만이 술을 마시지 않았기 때문에 그의 주장에 힘이 더 실린다. 이준석은 술자리에서 있었던 얘기를 김무성에게 고자질했고 김무성은 이걸 예쁜 손글씨로 수첩에 적어 기자가 잘 보이는 곳에서 읽으니 기자가 미안해서라도 찍을 수 밖에 없다.

이준석(출처: TV조선)

수첩의 내용이 언론에 연출유출되면서 정윤회 문건 배후 발언은 대서특필됐고 조현아의 눈부신 활약과 쌈지돈인 통진당까지 깨서 가까스로 묻은 정윤회 문건의 불씨가 살아났다. 와 씐난다!

언론 보도가 있던 날 밤, 음종환 행정관은 멘붕이 와 후배들과 똑같은 술집에서 술을 마시는데 또 분란꾼 이준석이 찾아온다.

프레시안 보도에 따르면 음종환은 이준석을 보자 너 여기 왜 왔어?, 누가 나 여기 있다고 너한테 알려준 거야?라고 따졌고 후배에게는 이 새끼야, 쟤 누가 불렀어?라고 물었다고 한다.

이준석은 '그냥 온 것'이라며 쿨하게 테이블에 합석했고, 음종환에게 선배가 하란 대로 팩트를 말한 거밖에 없다고 멕였다. 이준석 뒤끝보소

다음 날, 사건이 겉잡을 수 없이 커지자 음종환 행정관은 사표를 제출했고 청와대는 기다렸다는 듯 15일 면직 처리해 역시 개인적 일탈 사건으로 마무리됐다. 술자리 발언의 대상자인 김무성도 더 이상 문제 삼지 않겠다고 한다.

하지만 이준석이 술자리 대화 내용을 언론에 전부 까발리고 졸지에 백수가 된 음종환이 이를 반박하면서 개싸움 양상으로 번졌다.

음종환은 이준석에게 내 카카오톡에 네가 청탁한 게 있더라, 공개할까?라는 카톡을 보내며 결사 항전의 뜻을 밝혔고 이준석 역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본인이 정계를 떠날 생각이 아니라면 전체 내용을 공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싸워라! 싸워라!

기자들도 옆에서 싸움을 붙이면서 언론의 역할을 다했으나 윗선에서 수습에 들어갔는지 이준석, 음종환 둘 다 급 얌전해진다.

이준석은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 음종환의 방송 하차 발언에 대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사이'라며 협박은 아니었다고 한 발 물러섰고 자신의 페이스북에도 '음종환이 자신의 여자관계나 회사 얘기를 한 적이 없다'며 언론 보도를 부인했다. 결국 페북에 반성문을 올렸다.(...)

음종환 역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나는 언론플레이 하고 싶지 않다'고 밝혀 일전을 기대했던 수많은 정치팬들은 아쉬운 발길을 돌려야 했다.

하지만 이준석의 뒤통수로 십상시 멤버가 날라가고 정윤회 문건 사건이 재점화됐기 때문에 이준석은 친박계의 공공의 적이 됐다. 이준석 아빠 친구가 유승민 의원이고, 이번에 김무성에게 눈도장을 단단히 찍어 당장은 어쩌지 못 하겠지만, 혹시라도 김무성이 몰락하면 이준석은 방송 하차가 아니라 세무조사를 걱정해야 할 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