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수첩 사건 정리, 정윤회 문건 대형 떡밥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정윤회 문건 사건과 관련, 초대형 떡밥을 던지면서 강력한 야권 주자(...)로 부상했다.

김무성 대표는 1월 13일 국회 본회의장 의원석에서 자신의 수첩을 읽고 있었는데 인터넷 언론사인 뉴스웨이의 한 기자가 잽싸게 수첩의 내용을 찍었다. 히익 도촬

다음은 김무성의 수첩에 적혀있던 내용의 전문이다.

이준석, 손수조, 음종환, 이동빈. 문건파동 배후는 K, Y. 내가 꼭 밝힌다. 두고봐라. 곧 발표가 있을 것

문건파동은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을 말하고 K는 김무성 대표, Y는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이다.

이준석은 TV조선에 나오는 새누리 전 비대위원, 손수조는 19대 총선에서 문재인과 붙었던 이대 나온 여자, 음종환이동빈은 청와대 행정관이다. 이들과 신용한 새누리당 청년위원장 이렇게 다섯이서 청와대 근처에서 술을 마셨는데 이 자리에서 음종환 행정관이 문건 파동의 배후에 김무성과 유승민이 있다고 썰을 푼다.

정윤회 문건 작성을 주도한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이 다음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공천을 원하는데 같은 대구 출신으로 절친인 유승민과 유승민의 측근인 김무성에게 줄을 대려 했다는 것이다. 음종환 행정관은 이 자리에서 문건파동의 배후는 내가 꼭 밝힌다. 두고봐라.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의 수첩(출처: 뉴스웨이)

재미있는 건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의원은 새누리당 비박계 서열 1, 2위다. 반면 음종환 행정관은 박근혜 후보 대선 캠프의 공보기획팀장 출신으로 문고리 3인방 정호성 비서관과 친하고, 이동빈 행정관도 문고리 3인방 안봉근 비서관의 직속이다. 문고리 3인방이 박근혜의 수족인 만큼, 친박계가 비박계의 오야를 디스한 셈이 된다.

이준석이 이 사실을 김무성에게 꼰질렀고 김무성은 야마가 돌아 손수조에게 전화해 사실이냐고 따지자 손수조는 어버버버한다. 김무성은 김기춘 비서실장에게 사실 확인을 위해 전화했지만 김기춘 옹이 잠수를 타버려 김무성은 폭발한다.

유승민 의원도 소식을 전해 듣고 빡이 돌아 이동빈 행정관의 상사인 안봉근 제2정무비서관에게 전화해 정윤회 문건은 자신과 상관 없으니 애들 관리 잘하라고 항의했다.

김무성은 수첩 내용의 사실 여부를 묻는 기자들에게 할 이야기 없습니다. 그리고 그런 것 사진 찍는 것 옳지 못합니다. 거기에 대해서 더 이상 할 이야기도 없고.라면서 5선 의원답게 노련하게 비켜갔다.

김무성(출처: JTBC)

음종환 행정관은 조응천이 공천받으러 김무성, 유승민에게 줄 대려 한다고 말했을 뿐 김무성, 유승민이 배후라는 얘기는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손수조 역시 김무성, 유승민 배후 얘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여기서 이상한 점이 있는데 박근혜 대통령과는 달리 김무성은 수첩을 이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측근 보좌관 조차 김무성이 수첩을 쓰는 건 처음 봤다고.

김무성 대표의 의원석은 맨 뒤에 있어 취재진 석 바로 밑이므로 취재기자들이 핸드폰, 수첩의 내용을 쉽게 볼 수 있는 거리다. 김무성은 2013년에도 의원석에서 김재원 의원에게 받은 휴대폰 메시지를 읽다가 이 메시지가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돼 구설수에 오른 전력이 있는데 과연 같은 실수를 반복했을지 의문이다.

게다가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정윤회 문건은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한 직후 수첩 내용이 유출된 거라 타이밍 또한 기가 막히다.

따라서, 여자 아이돌 빤스 노출 방송 사고처럼 김무성이 의도적으로 떡밥을 흘린 것이 아닌가하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새누리당 안에서 비박계와 친박계의 사이가 아주 좋지 않다. 작년 12월 19일 박근혜 대통령이 주최한 청와대 만찬에서 김무성만 쏙 빼 놨고, 12월 30일에 있었던 송년 오찬에서는 친박계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김무성을 디스하기도 했다.

또 다시 친박계에게, 그것도 새까만 행정관들에게 뒷담화로 까였으니 김무성이 쌓인 게 터져 우회적으로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는 것이다. 실제 수첩 유출 사건이 있었던 당일 '청와대 조무래기'라고 부르며 격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 조무래기가 2급 공무원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 떡밥을 덥썩 물어 정윤회 문건 사건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고,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의 불씨가 다시 살아났다. 야당도 못 한 걸 김무성 혼자 해냈다!

조현아가 슬슬 입원 치료를 받으려 밑밥을 까는 것 같은데 김무성이 정윤회 문건에 불을 거하게 지폈으니 좀 더 구치소에서 살아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