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네치킨 '일베치킨' 파문, 페이스북 노무현 비하

출처: 네네치킨 페이스북 페이지

2015년 7월 1일 오후 7시경, 네네치킨 경기서부지사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몸집만한 치킨을 뜯고 있는 합성 사진이 올라왔다.

네네치킨 홍보글이었는데 문제는 합성에 이용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진이 일베에서 조롱과 비하 목적으로 자주 쓰인다는 것이다. 인터넷에 떠도는 사진을 퍼온 것도 아니고 네네치킨 직원이 직접 합성한 이미지다.

이 소식은 커뮤니티에 퍼졌고 일베의 노무현 조롱에 학을 떼는 노무현 지지자들은 네네치킨에 대한 불매운동에 나섰다. 반면, 일베에서는 앞으로 네네치킨을 애용하겠다며(...) 불매운동은 일 주일도 안 갈 것이라 일침했다.

논란이 커지자 네네치킨 페북 관리자는 문제의 게시글을 2시간만에 삭튀했고 노무현 대통령도 맛있게 즐기시는 치킨이라는 의미에서 올린 건데 오해하셨다니 죄송합니다.라고 해명했다. 일베도 노무현 팬클럽인데 국민들이 오해하는 거라고 하지 그러냐.

일베 조차도 페북 관리자의 일밍아웃을 확신하며 네네치킨을 응원했지만(...), '해명을 저 따위로 하냐', '짤려도 할 말 없다'는 반응도 있었다. 이후 일베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치킨을 먹는 합성 사진들이 쏟아졌고 네네치킨 광고에 그가 등장하는 패러디까지 등장했다.

유재석 네네치킨 광고(출처: 네네치킨)

문제의 게시글은 지사에서 올렸지만 네네치킨 본사 페이스북에도 노출돼 회사 전체에 불똥이 튀었다. 네네치킨 본사는 경기서부지사의 페북 계정을 삭제하고 밤 9시 55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가족에게 사과와 함께 책임있는 조치를 약속했다. 본사 측이 사건 발생 3시간도 안 돼 밤 시간에 사과문을 올린 걸 보면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알 수 있다.

사과문을 접한 일베는 '표현의 자유가 없다', '웃고 넘어갈 일인데 오바다', '박근혜, 이명박은 희화해도 되고 노무현은 안 되냐'라는 쓴소리를 날렸다. 하지만 국내 어느 기업이 전현직 대통령을 비하했단 말인가? 이건 노무현 뿐만 아니라 박정희였어도 문제가 됐을 것이다. 박정희였다면 세무조사를 당했겠지.

게다가 일베는 치킨집 또래오래가 과거 '일베충을 튀겨달라는 주문이 들어오는데, 또래오래는 닭만 튀기며 벌레는 박멸합니다'라는 트윗을 날렸다고 아직도 극혐한다(...).

네네치킨이 유재석에게 고가의 모델료를 지급하면서 겨우 쌓아온 브랜드 이미지를 일베 열사가 한 방에 날려 버렸다. 인생은 한 방. 네네치킨 공식 페북 계정에 베충이 글이 올라와 일베와 엮이게 됐으니 말이다. 치킨 시장이 포화 상태라 널리고 널린 게 치킨집이기 때문에 대체상품은 많다.

다음날 오전 11시 30분, 네네치킨 대표이사가 직접 노무현재단을 방문해 사죄했다. 사건 발생 16시간 30분 만의 일이니 그야말로 똥줄이 탔던 모양이다(...). 이 자리에서 노무현재단은 유감을 표시했다.

해당 직원이 징계받는 건 당연하고, 회사 이미지 뿐만 아니라 매출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힐 수 있어 손해배상 소송까지 가능하다.

직원의 개인적 일탈이긴 하지만 네네치킨 공식 계정에서 일어난 일이라 궁극적인 책임은 네네치킨에게 있다. 그러나 본사가 LTE급으로 사과하고 적절히 대처한 것을 보면 불매운동까지는 오바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