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시' 여성시대 마약, 대마 사건 정리

2015년 3월 5일 새벽 2시경, 여성 전용 커뮤니티 여성시대에 대마초 흡연 경험담이 올라왔다.

'오늘 첨으로 대마 펴 봄 ㅋㅋㅋ'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글쓴이는 해외 출장을 다녀온 친구로부터 대마초를 입수해 처음으로 피워 봤다며 친구가 추가로 밀반입할 것이란 말도 덧붙였다.

놀란 여시들이 댓글로 진위를 묻자 글쓴이(이하 대마녀)는 바로 출첵이었다고 해명했다. 여성시대에서 출첵이란 자극적인 제목으로 클릭을 유도해 회원들을 속이는 놀이다. 출첵이라 불리는 이유는 접속한 회원들 상당수가 댓글을 달아 출석체크가 되기 때문이다(...). 출첵은 일반 낚시글과 달리 본문에 '출첵'이라고 표기해 낚시임을 분명히 한다.

여성시대에 마약을 이용한 출첵은 예전부터 있었다. 본문에 나 지금도 대마 피구 있는뎅ㅎㅎ라고 쓰고 마지막에 ㅊㅊ(출첵)이라고 표시하는 식으로 말이다.

문제의 글은 세로드립으로 출첵임을 알렸다. 대마녀가 스마트폰으로 글을 작성해 스마트폰에서는 마지막 세 줄의 첫 글자들을 합치면 '출체ㅋ', 즉 출첵이 되지만 실수로 엔터키를 치지 않아(...) PC, 태블릿 등 화면 크기가 다른 기기에서는 세로드립이 없어진다.

위가 PC 출력 화면, 아래가 스마트폰 출력 화면(출처: 여성시대)

대마녀는 식겁해서 일일이 대댓글로 해명했고 여시들은 ㅋㅋㅋㅋㅋ하며 훈훈하게 마무리됐다. 여성시대가 막장이긴 하지만 마약 얘기를 대놓고 할 정도로 막장은 아니다.

물론 마약 얘기를 농담으로 하는 게 막장이긴 한데(...) 여성시대 뿐만 아니라 주식갤러리(주갤)에도 마약을 주제로 한 낚시들이 있기 때문에 여성시대만 비난할 일은 아니다. 비교 대상이 주갤이면 불리한 거 아니냐

근데 여성시대에 진짜 마약 중독이 의심되는 글이 있긴 하다. 과거 한 여시가 프로포플, 일명 우유주사를 맞기 위해 수술과 시술을 반복한다고 고백한 것이다(...).

2015년 5월, 여성시대의 저격으로 장동민이 무한도전에서 하차하고(...) 여성시대와의 전쟁이 선포된다. 여성시대의 비리를 추적 중이던 한 잉여는 대마녀의 글을 발견하고 축구 커뮤니티인 아이러브사커(알싸)로 퍼갔는데 댓글들을 보면 유머글이라는 걸 알 수 있는데도 댓글들은 쏙 빼고 본문만 퍼간 걸로 봐 다분히 고의적이다.

출처: 여성시대

이후 타 커뮤니티들에도 퍼져 맥락을 모르는 사람들은 여시들이 이제는 마약까지 한다고 깠다. 문제는 여성시대와 원수지간인 무한도전갤러리(무도갤)의 잉여들이 대마녀의 글에 대해 민원을 접수한 것이다. 불철주야 수고하십니다

논란이 커지자 대마녀는 해당 글을 삭제한 후 출첵이었음을 분명히 했고 마약을 한 사실이 없다면서 여성시대에 대한 마녀사냥을 중단할 것을 부탁했다. 글을 삭제해 오히려 의심스럽다는 주장도 있지만 글을 놔 두면 마약사범으로 몰아 세울 것 아닌가.

여시들은 웃자고 쓴 글에 죽자고 달려드는 키보드 열사들을 풍자하기 위해 6월 초부터 '마약 사러 홍콩왔다', '대마초 공동구매한다'라는 드립을 출첵 표시 없이 날리기 시작했다.

무도갤러들은 이때다!하고 민원을 넣었고 경찰이 7월 수사에 착수했다. 근데 정작 발단이 됐던 대마녀의 글은 수사 대상이 아닌 것 같다. 무도갤 시무룩

9월 30일, 10명의 여시들이 서울 관악경찰서로부터 출석을 요청받았다. 전주에 사는 여시는 인근 경찰서로 사건 이관을 요청했으나 서울중앙지검이 지휘하는 사건이라며 거절당했다.

경찰 출석 요청 문자(출처: 여성시대)

여시들이 고작 농담 가지고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며 분노한 반면 무도갤은 환호했다(...). 마약복용 여부를 가려내려면 모발검사를 해야 하는데 60~100개의 머리카락을 뽑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당 여시들은 용의자가 아니라 참고인이다. 모발검사, 소변검사는 법원의 영장이 필요하지만 경찰 관계자는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마약 투약에 대한 근거 자료가 없기 때문에 영장 발부가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따라서 참고인 조사만 받고 주의 받는 선에서 끝날 것 같다. 하지만 전주 여시는 서울 구경

무리한 수사라고 비난할 수도 없는 게 경찰은 전후사정을 알지 못 하기 때문이다. 물론 마약 드립을 한 여시들도 멍청하지만 뻔히 드립이란 걸 알면서 여성시대를 조지기 위해 악성 민원을 제기한 무도갤러들도 졸렬하다. 그렇게 신고정신이 투철하다면 왜 주갤의 마약 드립은 신고하지 않았나? 주갤럼들은 불쌍하잖아

여성시대, 무도갤이 서로 개싸움하는 건 알 바 아니나 국민신문고를 커뮤니티간 분쟁 도구로 쓰는 건 민폐다. 민원 하나 처리하려면 여러 명의 손을 거쳐야 하는데 왜 자기들 싸움에 공무원들까지 고생시키나.

한 가지 소득이라면 앞으로 여성시대 뿐만 아니라 주갤에서도 마약 등 범죄를 드립으로 치는 일은 없어질 것이란 점이다.